산티아고 순례기 - 그가 순례를 떠난 해 - 용서의 길

in #kr6 years ago

안녕하세요. Terry입니다. 순례길 여행기를 계속 연재중에 있습니다. 현재까지 올린 여행기는 아래 링크에서 보실수 있어요.

팜플로냐에서 뿌엔떼 라 레이나까지 | 24km


순례길을 시작하고 첫 대도시 팜플로냐, 좋기는 좋았으나 도시를 빠져나가는데 시간이 너무 걸린다. 헤밍웨이가 즐겨 찾던 카페를 가려고 했는데 찾지를 못해 결국 못갔고, 시청앞 빵집이 맛있다는 이야기에 아침을 먹으러 가려고 했으나 시청이 어딘지 몰라서 가지 못한채 도시를 나왔다.

해가 뜨기전에 출발했는데 도시를 나오자 마자 해가 뜬다. 아무래도 대도시와 나는 잘 맞지 않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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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이 공존하는 이 시간. 해가 본격적으로 떠오르면 너무 덥기 때문에 이 시간에 많이 걸어놔야한다. 지금은 춥지만 어짜피 걸으면 덥기때문에 열심히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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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쉰 마을 Zarikiegi, 날씨가 점점 추워지려는지 5분정도 앉아있었는데 갑자기 추워졌다. 언덕위에 마을이 자리한 모양새가 참 예쁘다. 여기서 가볍게 아침을 먹고 다시 출발. 우리는 용서의 언덕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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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을 넘으며 용서의 언덕에서 내려가다 굴러떨어지기전에 다 용서하고, 용서받으라고 했다. 그래서 그냥 이제 도난당했을때 생각하며 도둑들을 용서한다고 생각했고, 그리고 용서 받을것들을 생각하다가 너무 많아서 그냥 다 용서받길 포기했다. 살면서 지은 죄가 너무나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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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를 생각하니까 떠오른건데 엄마나 아빠 아니면 할머니에게 용서를 좀 구하고 싶다. 추석때, 명절때 바쁘다는 핑계로 못내려간거 정말 죄송합니다. 왜 그렇게 바삐살았을까요. 뭐가 그리 급하다고. 조금 돌아가면 되는 것인데. 욕심이 과했나봐요

일이 있으면 일이 있다는 핑계로, 일이 없어도 바쁘다는 핑계로 어짜피 자주 보지 못하는 얼굴 추석때도, 설때도 안내려간건 내가 좀 잘못한거 같다. 이제 한국가면 엄마얼굴좀 자주 보고 살아야지. 어짜피 집에서 나와서 살면 자주 보지도 못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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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을 내려올때 경사가 급하다 보니 어쩌다가 앞 뒤 모두 사람이 안보이는 상황이 되어 혼자서 “브로콜리 너마저 - 할머니”를 혼자 열창하며 내려왔는데 진짜 할머니가 너무 보고싶어졌다. 이와중에 예수상이 보여서 잠깐 멈췄다. 할머니는 불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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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을 걷다보면 참 많은 마을을 만난다. 그래서 가이드북의 코스라던가, 어플의 코스대로 따라가지 않아도 다양한 마을을 경험할수 있어 좋은것 같다. 다음에 또 프랑스길을 걷게되면 하루에 10km씩만 걸어보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순례길의 일정을 35일정도로 생각하고 오지만 나는 묵시아, 피스테라까지 50일정도로 넉넉하게 생각하고 왔는데 생각보다 빨리 걷고있어 걱정이다. 천천히 걸어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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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가 발견한 조개모양의 돌. 길의 돌맹이 하나 마저 조개모양으로 보이다니. 나도 참 어이가 없어 한참을 웃었다. 좀 많이 걷더니 미친건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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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많이 걷는 거리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오후 한시가 넘어서야 목적지까지 4km남짓 남은곳에 도착했다. 스폐인의 태양은 마치 불을 내뿜는 것 같은 바삭하고 정열적이다. 정열의 나라 스페인이라더니 햇볕까지 그럴필요는 없잖아. 더워 죽을것 같으니 어서 빨리 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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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마을이 다와가는 사실에 흥분에 이상한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리고 푸엔테 라 레이나에 도착해 숙소에 체크인을 한뒤, 식료품을 사러 슈퍼에 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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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가 씨에스타 때문에 문을 닫았다. 오후 다섯시에나 연다고 한다. 처음겪어보는 스페인의 문화다. 아니 더운나라에서 낮잠자는 경우는 흔하기는 했는데 가게를 아예 닫아버릴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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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강제로 마을을 구경하게 됬다.. ^.^ 그래도 다행인건 지금도 초반이긴 하지만, 걷다가 지쳐 마을 한번 구경하기 힘들었던 지난날들에 비해 마을을 구경할 체력은 생겼다.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

그리고 저녁은 숙소에서 진행하는 13유로짜리 뷔페를 먹었는데 생각보다는 별로였다. 그냥 많은것을 먹어서 좋긴 했으나 유럽에서 뷔페는 아시안뷔페 아니면 안가야지 하는 생각만 들었다. 그래도 아래는 음식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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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인지 거위인지 오리인지 모를 다리조각. 너무 질겼다. 내가 묵은 숙소는. Albergue Jaukje 인데 숙소는 깨끗했으나 저녁은 먹지 말기를.

용서라는 단어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할수있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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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여행기는 너무 많아서 식상할만도 한데 또 보아도 좋네요 ^^

감사합니다~

달과 해가 공존하는걸 볼때 테리님 글 생각날것 같아요 ㅎㅎ

가끔가다 이런현상을 볼때면 항상 생각나더라구요. 순례길이 ㅎㅎㅎ

요가포스팅은 언제해주시나요? 기다리고 있습니다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기다리는 분이 있으셨다니 ㅋㅋㅋㅋ 적극적으로 포스팅 한번 해보겠습니다
(사실 요가하면서 사진찍는게 어려..ㅂ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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