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리뷰]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서른 즈음에 - 김광석)

in #kr6 years ago (edited)

몇 번이나 있었을까
노래를 들으며 울었던 적이

보통은 손에 꼽을 정도일 것이다.
나 역시 노래를 들으며 운 기억은 거의 없다.

그 노래중에 하나가 이 노래다.
서른 즈음에 - 김광석.

아니 사실은
서른 즈음에 - 무한도전이다.

??

뭔 소리냐고?
그래. 조금 창피하지만...

나는 무한도전을 보면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다...^^
무한상사 정리해고편. 아 좀 창피해...^^

내가 울었던 부분은 정과장이 정리해고를 당해 짐을 챙기고 쓸쓸히 집으로 걸어가던 장면...
정준하는 물론 맴버들의 슬픈 연기와 함께 서른즈음에가 흘러 나오는 그 몇 분. 그리고 방송이 끝나고 나서도 몇 분을

나는 미친 사람처럼 꺽꺽 소리를 내며 울었다.
평소에 하품할때 빼곤 눈물이 없는 사람인데...;;

이상하게도 그 날은 그렇게 눈물이 났다.

그렇게도 슬펐다.

내 소중했던 것들이 점점 잊혀져 가는 것이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것들이 멀어지는 것이
그것들을 붙잡을 수 없다는 사실이
모든 것이 변하도록 놔둘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그 수많은 복잡한 감정들이 바람이 되어 소용돌이 처럼 나를 휘감고
채찍처럼 내 가슴을 휘갈기는 것 같았다.

때마침 내가 서른 즈음이었던 탓일까

그 가사와 멜로디가
지금의 내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나도 공감되고
너무나도 아팠다.

그래서 좀 유치하지만;;;; 가슴을 부여잡고 울었다;;
눈물 콧물 다 빼면서 울고 있는데
정준하의 그 쓸쓸한 뒷모습이 왠지 내모습 처럼 느껴지는 거다;;;
갸아아악...ㅠㅠㅠㅠ!!
그렇게 나는 울었다... 광광우럭따...

11111.jpg

이런 에피소드처럼

내 20대의 장면장면에는 무한도전이 함께했었다.
그랬던 무한도전을 이제 못보게 되었다는 소식을 오늘에서야(뉴스좀 봐라..) 접하게 되었다. 30대가 되면서 예전처럼 자주 챙겨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간간히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 암튼

그 소식을 듣자마자 그 날의 기분이, 그리고 그 노래의 마지막 가사가 떠올랐다.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그리고 생각했다.
나는 오늘 또 하나의 이별을 했구나...

그래도 언젠가 다시 돌아와주기 바란다.
왜냐면 난
잊지 않을 거니까.

참 서툴렀던 나의 20대를 위로해주던 무한도전이여,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안녕.


*쓰고 보니 노래보다는 거의 무도 얘기네요;;
리뷰따위...냐하하
*그러고 보니 무한상사에서 노래를 부른 홍광호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안했네요;;
홍광호님의 노래실력이 없었다면 전 울지 않았을 겁니다... 뭐야 지금 들어도 눈물 나올것 같다...;;
홍광호 당신은 도덕책...ㅠㅠㅠㅠ쥬륵쥬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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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편 보고 눈물 흘릴뻔 했네요... ㅎ
보팅 팔로하고 갑니다 ^^

저도 참 재밌게 봤던 편이네요. 저도 무한도전을 참 좋아했었는데 어느 순간 멀리하게 되더라고요. 무한도전만큼은 평생 이어질 줄 알았더니만, 쉽지 않네요.

스팀아 4월을 멋지게 가보즈아!!!

무도 몇몇 화들은 충분히 감동적입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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