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캐와 부캐-그 맛을 아시나요?

in #kr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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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본캐와 부캐는 무엇입니까?

본캐는 본 캐릭터, 부케는 부 캐릭터의 준말이랍니다. 재미난 조합이죠?

요즘 티브이에서 자주 나오는 표현입니다.

가령 직업은 엔지니어고 유튜버가 부업이라면 본캐는 엔지니어 부캐는 유튜버가 되겠죠.

겉으로 드러난 일이 본캐라면 드러나지 않은 취미나 관심사를 부캐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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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유행어나 그런 걸 좋아하지는 않는 편이지만 이 본캐 부캐는 상당히 매력적인 사유 거리여서 한번 붙잡아 제 머릿골 솥에 넣고 푹 삶아보고 싶어지네요.

세상에는 본캐 외에 부캐가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심지어 본캐 말고 부캐가 대여섯 가지가 되는 이도 있지요.

제 경우는 부캐가 꽤 많습니다. 딱 떠올려봐도 세 가지가 넘는군요.

제 이름에 이미 그런 성향이 나와 있습니다. 이건 좋다 나쁘다 할 수는 없지만 자칫하면 한 우물을 파지 못하는 우를 범하기 좋은 타입이죠. 잘 풀리면 종합적인 지혜를 장착하기 좋은 면이 있고요. 그래서 제가 제 이름을 풀고 나서는 가능하면 새로운 일에 관심을 덜 두려고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것에 늘 관심이 쏠리는 성향이니까요. 제 가족 중에 아내와 둘째 딸은 부캐가 없습니다. 오직 한 가지만 파고드는 타입이죠. 세상은 그렇게 다른 사람끼리 어울려 사는 게 맞나 봅니다. 그래서 서로 그런 다른 면을 보며 보완도 하고 발전도 하겠죠. 티격태격도 하고요 ㅎ

아! 그 사이에 사유가 익었나 봅니다. 솥뚜껑이 들썩들썩하네요. 이제 뜨겁게 우러난 사유의 국물 한번 퍼 올려 볼까요? 당신과 함께 말입니다.

어떠신가요?

당신의 본캐릭터는 무엇입니까?

…………………………………………

직장인인가요? 가정주부? 학생?

아…그런 건 모두 부캐릭터 중의 부 캐릭터입니다. 그런 것 가지고는 당신에 대해 전혀 냄새조차 느낄 수 없습니다. 이제 진정한 본 캐릭터를 떠올려보세요.

무엇이 당신인가요?

이름, 성별, 나이, 이력…그런 걸까요?

그것도 모두 부캐릭터입니다. 그래도 그냥 직장인이니 주부이니 하는 것보다는 좀 냄새가 진해졌네요. 그러면 이건 어떨까요? 각자의 성격, 취미, 종교, 식성, 좋아하는 칼라, 이상형.. 그런 걸 종합하면 자신의 본 캐릭터가 나올까요? 자…여기까지! 이쯤 되면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이라고 하는 그 본 캐릭터까지는 왔겠죠. 하지만 왠지 그 맛이 진하다는 생각은 안 드네요. 그냥 인스턴트 컵라면 맛 정도?

무엇이 빠졌을까요? 아직 진한 국물 맛이 안 난다는 말이죠.

이 국물의 냄새를 맡는 이가 누구입니까? 그 맛을 느끼는 그 주체!

그것을 예로부터 본래면목(本來面目)이라고 합니다. 그게 순수한 나며 당신이고 우리이지요.

아무 덧붙임 없이 그저 느끼는 그 의식-최초 의식사-그것이 본 캐릭터죠.

이런 본캐를 참나라 합니다. 우리 모두의 출발점이며 지금도 우리 자신의 중심이며 주체입니다.

이 우주의 유일근원자가 꿈을 꾸죠. 천만 가지 아니 헤아릴 수 없는 무량대수의 꿈을. 그 많은 꿈 중 하나를 붙들고 우리는 이게 나야! 라고 생각합니다. 그 꿈을 잘 포장하고 간판도 붙이고 시간별 타임라인까지 구분해서 전생 현생을 따지기도 합니다. 가족은 같은 꿈속에 있을까요?

그들도 각자의 꿈속에 삽니다. 한 집 안에 네 다섯 개의 꿈이 진행되고 있고 네다섯 개의 우주가 각기 천천히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게 다중우주죠. 그러면서 아주 작은 접점에서 서로를 희미하게 느끼며 정을 느끼고 가족애를 느끼지요. 그래서 그 연결점은 자주 막히고 끊어집니다. 그러면 서로를 이해할 수 없게 되어 서운해하고 싸우기도 하죠. 하물며 집 밖의 사람들 끼린 그 접점이 더욱 희미하겠죠?

그런데 그 접점이 커질수록 관계는 깊어집니다. 배경을 보지 말고 그 주인공을 보는 건 어떨까요?

그가 무슨 표정으로 무슨 말을 하든 그건 부캐릭터죠. 그 안으로 들어가 단번에 그 본체를 직시하는 건 어떻습니까? 직지인심(直指人心)이 바로 그 본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접기/펴기
신의 꿈이라니까요

그 본체를 봄을 자꾸 잊어먹곤 합니다. 본체를 가린 옷과 장신구가 너무도 시선을 빼앗거든요. 그래서 어느 나라 사람들은 이렇게 인사를 하곤 하죠.

“당신 안의 본 캐릭터에 경배 드립니다.” 들어보셨죠? 그게 나마스테입니다.

이 본체에 이르러서야 무슨 차별이 있겠습니까? 그 모든 면이 접점이죠. 동쪽 하늘과 서쪽하늘이 만난 것과 같습니다. 그 자리에는 남녀노소 인종차별은커녕 나와 남이라는 구분조차 아득해져 버립니다.

당신의 본래면목과 상대의 그것이 서로를 마주하니 거기엔 벽도 칸막이도 사라져 버리고 태초적 맑은 바람만 솔솔 불지요. 진흙소가 물 위를 걸어간다는 소식입니다.

물속에 들어간 진흙소는 다시는 나오지 않습니다. 녹아버렸으니까요.

그렇게 당신의 모든 번뇌 근심도 녹아내리길 바랍니다.

나마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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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고 생각해보니...부캐만 잔뜩이네요 ㅎㅎ 제 안을 들여다볼 시간이 필요할거 같네요~

일럭님 반가워요.^^ 부캐마저도 소중하네요.^^

좋은글입니다~~~
사유의 공간이 넉넉하셔서
진한국물이 우러나옵니다^^

라면사리 풀어서 같이 한사발씩 할까요?^^ 고맙습니다.

본캐와 부캐는 모두 본캐 하나만 있는
전업(?) 스티미언
존버~! ^^ ㅋ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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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행복한 💙 오늘 보내~! ^^
우리 스티미♨ 위로 가이원~! 힘차게~! 쭈욱~!

你好鸭,tat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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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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