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는 가훈 하나 만들어 볼까요?

in #kr5 years ago

  • 흔한 가훈의 겉과 속-알고 쓰면 얼마나 유익하게요!

5월은 저의 달입니다.

정확히는 우리 가족의 달이죠.

우린 가족을 사랑하고 5월은 가정의 달이니까요.

바로 여러분의 달입니다. 축하드립니다!^^

그래서 가정을 위한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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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좋아좋아요!

우리는 예로부터 가훈을 가졌습니다.

가훈-하나쯤은 다들 있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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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훈...이 뭐죠?

하지만 없는 분도 계실 듯하니 오늘 그 감을 잡으시도록 도와드릴까 합니다.

가훈(家訓)이 뭘까요? 집 가 가르칠 훈,

가족에게 주는 가르침입니다. 가르칠 훈(訓)에서 내 천(川)이 나옵니다. 이건 지혜를 뜻합니다. 지혜는 물과 같아서 위에서 아래로 흐르며 퍼져가고 촉촉이 적셔주죠.

노자가 말씀하셨듯이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것이 바로 지혜를 상징하는 것이었죠? 아! 이거 콘텐츠로 올렸었네요.(유튜브- 타타오 캘리아트)

그런데 가르침이라고 하면 벌써 압박이 느껴지는 분도 있죠?

꼰대 냄새도 나는 것 같고요.

제가 예전에 가훈 써주기 행사를 해본 적이 있어요. 그때도 역시 상당수의 가훈은 답정너 식 가훈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이거 좋은 말이니 새기도록 해! 이런 가훈 말이죠.

그런데 정말 와닿는 좋은 가훈도 있습니다. 오늘 그중 딱 두 가지만 소개하겠습니다. 그 두 가지가 가장 좋은 가훈이어서는 아니고요.

가훈을 만들 적에 참고하시라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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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첫 번째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입니다. 너무 흔한가요?

가장 흔한 것 속에 가장 소중한 것이 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참으로 잘 만들어진 문장은 우려낼수록 진한 맛이 우러납니다.

그리고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고 명당의 뼈처럼 그 빛이 더욱 선명해지죠. 자, 이제 문자와 함께 그 뜻을 우려내 볼까요?

집 가(家)는 집 면(宀) 자 아래 돼지 시(豕)입니다. 사람 사는 집이 돼지우리도 아니고 이게 웬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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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면 宀

이게 집면입니다. 우리 옛날 주거형태라고 다른 콘텐츠에서 알려드렸죠?

돼지 시(豕)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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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시豕

귀엽죠? 이 돼지가 왜 집에 들어와 있느냐! 그게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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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가家

이 글자 가지고 중국 학자들이 논란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진태하 박사님이 이렇게 눈물을 써서 발표하여 논란을 종결 지었습니다.

우리 민족은 원래 집 안에 돼지를 키웠다! 원래! (쿠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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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똥돼지랍니다.^^

그 돼지는 변소 아래 두어 우리 똥을 먹고 토실토실 살이 쪄서 똥돼지라 불렀고 지금도 제주도에는 그렇게 돼지를 키운다. 그리고 그 돼지는 뱀을 막아주는 역할도 했다. 이런 이야깁니다.

그리고 포동포동한 도야지는 풍요의 상징이어서 아기를 보고 할아버지 할머니는 이렇게 예뻐했죠?

“아이구 우리 도야지들! 토실토실 도야지!”

네, 돼지는 아이들이며 풍요를 상징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집 가(家)는 고대 문자에서 이렇게도 씁니다.

집 가家

이건 또 우(又)가 두 개 들어간 겁니다. 또 우는 원래 손입니다. 즉 일손이죠. 가족의 수는 일손의 수라는 점에서 중요했습니다.

가화에서 화는 벼 화(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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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화禾

벼 화는 원래 이런 모양입니다. 벼가 익어서 고갤 숙인 형상이죠. 벼화가 들어가는 한자는 한마디로 곡식이며 쌀입니다.

그 옆에 입구(口)가 있으니 밥을 같이 먹는다는 뜻이 됩니다.

같이 밥을 먹으면 서로 친해지죠? 같은 것을 먹었으니까요. 그래서 공감대도 많아집니다. 물질이든 책이든 경험이든 같은 것을 많이 먹게 되면 그 존재가 공감되기 쉽죠.

또 한 배고프면 예민해지고 싸우지만 일단 배부르면 서로 이해심도 한없이 커집니다. 더구나 같이 잘 먹고 나면 사이가 그렇게 돈독해지지요.

웰컴 투 동막골에서 인민군과 국방군이 친해지는 장면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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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화(和)의 상태입니다.

가족은 음식만 같이 먹는 게 아니죠. 이야기도 나눠먹고 여행도 나눠먹고 온갖 좋은 일 싫은 일도 나눠 먹습니다. 그게 어떤 경험이든 없는 것보단 낫습니다.

거기서 진한 가족애가 생기니까요. 함께 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짐이 가화입니다.

가화가 되면 만사가 잘 풀립니다. 왜 그럴까요?

혼자서 도모하는 일은 하늘이 잘 쳐다보지 않습니다. 어떤 일을 이루기가 쉽지 않죠. 함께 도모하고 의논하면 생각보다 일이 쉬워집니다. 두 사람 머리 맞대면 혼자 머리의 세배가 나오죠. 하물며 온 가족이 한뜻으로 무언가를 이루려 한다면 어떨까요? 셋이 머릴 합치면 여섯 배가 나오고 넷이 합치면 열 배가 나옵니다.

그래서 가족이란 최소한의 사회죠. 이 사회를 제대로 가꿔가면 어떤 사회도 원만할 수 있는 기본 단위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화만사성입니다.

무엇인가 제대로 이루고 싶으세요? 가족과 소통하고 의논하세요. 그들이 가장 가까운 천사들입니다.

두 번째 가훈은 아주 독특한 유래가 있습니다.

원래 남송의 대유학자인 주희의 글에 나오는 문구입니다.

一勤天下無難事(일근천하무난사)

근면함 하나면 세상에 어려울 일이 없다.

고 박정희 대통령이 당시 현대 정주영 회장에게 준 휘호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정 회장은 자식들에게도 이것을 가훈으로 전했다고 하죠.

음 그러니까 재벌가의 가훈입니다. 이병철 회장의 가훈을 일전에 올렸던 것이 생각나는군요.

부지런할 근(勤)이 이 문장의 핵심입니다.

이 근자의 근원이 참 재미나고도 가슴 아픕니다.

근(菫)입니다. 원래 노란 진흙 근인데요. 예전에 사람들이 가난해서 먹을 게 없던 시절이 참 많았습니다. 그럴 때는 초근목피(草根木皮)라 하여 풀뿌리를 씹어먹고 소나무 껍질 안쪽을 먹기도 했던 모양인데요. 그도 마땅찮을 때는 고운 황토 진흙을 먹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황토를 우린 물을 마시기도 했고요. 이렇게 진흙 파먹고 사는 것을 근근(僅僅) 히 먹고산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도 서로 진흙을 퍼가다 보니 진흙도 남아나질 않아서 근심이었답니다. 근심(懃心)이란 단어도 그래서 나왔지요. 진흙조차도 부지런해야 먹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부지런할 근(勤)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고 보면 근면이란 것이 참 애쓰고 사는 단어죠?

그런데 사소한 그 진흙부터 거대한 부를 이루는 일까지 모두 근면함이 필요한 게 사실입니다.

하늘의 덕이 바로 근(勤)입니다. 우리가 하늘을 따르면 흥하고 하늘을 거스르면 망한다는 말이 있죠?

순천자흥順天者興 역천자망逆天者亡 이 바로 그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흥하려면 하늘의 근면함을 따라야 하지 않겠어요?

언제나 미루지 않고 해를 밀어 올리고 지구를 돌립니다.

그리고 계절을 순환시키지요. 이 부지런함이라는 게 쉬지 않고 일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겁내지 말고 하라는 뜻이며 하면 이뤄진다는 뜻입니다. 언제나!

그게 바로 항심(恒心)입니다. 언제나 그러한 마음을 가지므로 사람들은 예로부터 그러한 태양과 하늘을 숭상했던 것이지요. 믿을 만하니까요.

그런데 일근천하무난사와 함께 붙여 쓰곤 하는 문장이 있죠.

백인당중 유태화(百忍堂中 有泰和)

중국 고대에 장공예라는 사람이 장수하여 9대를 살았다는데요. 그가 몇백 명의 대가족을 데리고 평화롭게 살았다고 합니다. 그게 가능한 일이었을까요?

어느 날 황제가 찾아와 인사하며 그 가족 화평의 비결을 묻자 장공예는 대답했다고 해요.

“꼭 다툴 일이 없어서 평화로운 게 아니지요. 저는 하루에 참을 인(忍) 자를 백 번 씁니다.”

말을 마치고는 그가 쓴 참을 인忍자들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그 장면에서 고종황제는 감탄하며 그 집안에 휘호를 내려주었는데 그게 바로 이 문장입니다. 당연히 그 집안의 가훈이 되었겠죠?

백인(百忍)은 백번 참는 것입니다.

당중(堂中)-그러한 집 안에는

유(有)-있다.

태화(泰和)-커다란 평화가!

백 번 참는 집안에는 언제나 큰 평화가 있으리.

참을 인(忍)은 감정이 솟구침을 참는 것입니다. 부정적 감정이 반응하여 솟아오를 때 칼날인(刃)으로 쳐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인내(忍耐)라고 할 때 내는 견딜 내(耐)-이것은 육체적 고통을 견디는 것입니다. 좀 다르죠?

이 문장을 쓴 우리나라의 소중한 분이 있습니다.

바로 이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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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

안중근 의사께서도 서예를 참 좋아하셨고 뤼순감옥에서 이 문장을 쓰셨다고 합니다.

안중근 의사 유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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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번 참았던 그의 총구에서 나간 총탄은 적의 가슴을 뚫었고 그 총알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우리 민족정신을 점화하여 결국 광복을 이루게 된 것이라고 봅니다.

일근천하무난사와 백인당중유태화

뜻을 깊이 알고 가훈을 만들고 전하고 대하면 그 뜻이 좀 더 깊이 와닿겠죠?

사람에 이름이 있듯이 집에도 이름이 있다면 그게 가훈입니다.

이름은 이르고자하는 곳을 말하죠.

가훈도 가족이 이르고자 하는 의식의 상태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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