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난설헌-그 운명의 이름을 보다
본 이야기 앞서 우리 집 꽃 자랑 하나만 해도 되죠?
우리 집 2층 썬룸은 햇살이 잘 듭니다.
여기 희한한 꽃이 하나 덩실 피어나 우리 가족을 놀라게 했지요.
원래 이렇게 시작했다는...ㅎ
이 귀엽고 여린 잎, 이거 잎이죠? 가지 아니죠?^^
이 아이가 컸는데 어제 보니 완전....
우아! 이게 뭔 일입니까?
너무나 장엄하고 선명하지 않나요?
그런데 잘 보면 거기에 또 하나 반전이 있습니다.
이 찬란한 붉음-그 뒤의 잎사귀를 보시겠어요?
애초에 이 식물의 그 잎사귀가 아니잖습니까?
아! 저 뒤에 그 잎사귀 보이네요!
또 다른 화분이 곁에 있습니다.
저 뒤 공작선인장 화분에서 뻗친 잎손이 이쪽 식물에게로 넘어와 천연덕스럽게 기댄 겁니다.
이제 완전히 한 가족이 되어 버렸네요 떼려야 뗄 수도 없어요.ㅎ
요렇게 말입니다.
이 고운 아이들을 보면서 문득 가족이라는 것이 떠올랐습니다.
가족...... 당신에게 가족이란 무엇인가요?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서로 덜 힘들게 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자신 못지않게 사랑하고 아끼며 어떻게든 발전을 돕는 그런 존재인가요?
아니면 서로가 가까운 거리에서 아픔을 주고 자기 잣대를 상대에게 강요하며 서로의 귀한 면모를 전혀 보지 못하여 겉모습만 보며 걱정하는 그런 사이인가요?
어느 쪽이든 가족은 서로를 사랑하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앎의 깊이가 달라 차이가 나는 것이겠지요.
저는 이상적인 가족을 몇 알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 가족이고요 ㅎㅎ
아, 정말입니다.^^
두 번째는 조선시대 허 씨 집안입니다.
아버지 허엽은 훌륭한 문신이었습니다. 관찰사를 역임하고 어쩌고 그런 일을 했지만 그것보다 훨씬 위대한 업적은 가족을 잘 가르쳤다는 점입니다.
아들 셋 딸 하나를 모두 아주 개방적으로 잘 가르쳤어요.
개방적이라는 말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닙니다.
미래적이고 열린 분위기였다는 것이거든요.
당시는 여자에게는 글공부를 시키지도 않았습니다. 안 가르치는 게 미덕이었어요. 원 기가 막혀서... 연암 박지원 같은 명망 있는 분도 그렇게 말했습니다.
"여자는 모름지기 남편을 잘 보필해야지 글공부 따위에 전념해서는 안 된다. 저 허 씨 집안에 딸을 가르친 일은 현명치 못한 일이다. 후세인들은 모두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이게 말이야 방귀야? 하지만 어쩔 수 없죠. 연암 선생을 욕할 건 아닌 게 그 당시 분위기가 모두 그랬습니다. 거기서 남녀평등을 이야기하고 양반 상민 적자 서자 평등을 이야기했다가는 대략 죽습니다.
자, 이 허 씨 집안의 형제들 모두 사이가 극진했습니다.
여기서 잘 배우고 잘 자란 재능 있는 딸이 열네 살에 시집을 갔습니다.
그리고 거기서는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더라도 시부모 눈치가 보이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숨이 턱턱 막혔겠지요?
그런데 어느 날 오빠로부터 이런 편지와 함께 붓 한 자루가 옵니다.
仙曺舊賜文房友(선조구사문방우) 오래전 선계에서 내려 주신 글방의 벗(붓)
奉寄秋閨玩景餘(봉기추규완경여) 가을 규중에 보내니 경치라도 표현해보렴.
應向梧桐描月色(흥향오동묘월색) 오동나무 바라보며 달빛도 묘사해보고
肯隨燈火往蟲魚(긍수등화왕충어) 등불 따라 벌레나 물고기도 그려보아라.
얼마나 사랑스럽습니까?
가족애란 이런 것입니다. 오빠란 이런 생명체이지요.
이 오빠가 허봉이라는 문장가이며 그 누이동생이 바로 허난설헌입니다.
오늘 그 내용을 유튜브 영상으로 만드느라 이 시를 붓으로 썼습니다.
잠시 깨알 광고를 하자면 여기가 제 채널입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dztarmSjAtcuu0fYbPhisQ
Tatao CalliArt
다 쓰고나면 붓을 씻어서 이렇게 종이 위에 놔둡니다. 물을 빼는 과정이지요.
그런데 이 붓들의 모습이 가족과 같지 않습니까?
저도 이렇게 삼 형제이고 제가 막내입니다.
아 그 종이 아래를 보니 오늘 쓴 그 오빠 편지가 있네요.
먹물이 젖어 퍼진 것이 마치 젖어가는 감정과도 같이 느껴집니다.
허 씨 일가는 물론 허난설헌의 인생은 충격적일 만큼 기구합니다. 조선 전체를 봐도 그만큼 기구한 가정은 없을 거라 봅니다. 내기해도 좋아요.
그 내용은 제 채널에서 보시면 되고 저는 거기서 안 다룬 내용을 여기 밝히려 합니다. 그 단란했던 허 씨 일가는 왜 그런 비극을 맞이했던가?
왜 아버지 허엽은 객사를 했으며 그 훌륭한 문장가였던 둘째 아들 허봉은 뜻을 펴지 못하고 객지에서 알코올중독 끝에 병사했는가? 막내 허균은 왜 체제에 저항을 하다가 결국 능지처참을 당하는가?
그리고 비운의 여인 허난설헌은 왜 한꺼번에 소중했던 가족들-아버지 가시고 오빠 보내고 남편은 바람피우고 두 자식을 어려서 잃고 뱃속 아기마저 낙태되고 자살하기에 이르렀는가? (자살이라는 표현은 안 나오지만 거의 그렇게 추정됩니다.)
그리고 유일하게 그 집 첫째 아들 허성은 왜 이조판서까지 이르며 부귀영화와 천수를 누렸는가?
저는 이름을 보았습니다. 물론 그들의 생년과 함께 봅니다.
여기서 세밀한 분석까지 하는 것보다는 핵심만 간단하게 보겠습니다.
아버지 허엽-
중심 에너지가 침해받고 있습니다. 간 심장질환 비장 폐 면역력 신장 방광 전립선.... 골고루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젊어서야 몸이 신품이니 별 탈 없어 보여도 나이 들어가면서 하나씩 발병하기 쉽습니다. 결국은 피해 가지 못하지요.
문제는 이게 자기 건강만 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중심 에너지가 핍박받으면 가족에게도 그 파동이 퍼져가기 십상이지요.
둘째 아들 허봉-
역시 중심 에너지 깨졌네요. 조금 다른 방식이긴 하지만 그 피해 막심은 마찬가지입니다. 하는 일마다 잘 풀리기 어려워요. 건강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장도 신장도 안 좋았을 텐데 술을 그렇게 퍼마셨다니... 게다가 간 기능도 분해능력이 약한 사람입니다. 묘하게도 이름이 이렇게 지어진 사람은 스스로 그 운명의 파국을 향해 가곤 합니다.
막내아들 허균은 어떨까요?
어쩌면 자식들 이름을 하나같이 이렇게 지었을까요?
아마도 다 일찍 보내고 하늘나라에서 만나 지대로 된 새 가정을 이뤄보려고 한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허균 역시 중심 에너지 파괴입니다. 이 사람은 특별히 병에 걸리고 말고는 없었으나 파란만장한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끝에 탄핵을 받아 능지처참이라는 가혹한 말로를 맞이합니다.
이제 허난설헌입니다.
그녀의 이름은 허초희로 되어 있네요. 앵?
그런데 웬일이죠? 이 이름이라면 그다지 문제가 없는데?
아하..... 그녀에게는 그보다 먼저 지어진 이름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허옥혜!
이 이름은 가족 중에 가장 가슴 아픈 이름이네요. 이름 속에 폭탄이 이중으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평탄하게 살 수 없습니다. 문장은 섬세하고 예리할 수 있으나 성정 또 한 윗사람 눈치 보며 고개 숙이고 살기 어렵죠.
놀라운 것은 이름 속에 남편이 없고 자식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남편이 운명에 없는 이가 혼인을 했다..... 이 경우에 남편은 죽을 수도 있습니다. 남편이 살 방법은 하나-주말부부로 살거나 최소한 각방을 써야 합니다.
그렇게 사는 부부를 주위에서 많이 봅니다. 누구는 부부가 같이 살아야지 왜 그러느냐 고 조언하지만 그건 모르는 소리입니다. 다 자기 살려고 자기도 모르게 그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난설헌의 남편 김성립이 자꾸 밖으로 돌던 것이 이해가 가는군요. 그는 난설헌이 죽자마자 다음 해 새 장가를 갑니다. 그것도 많은 사람들이 입방아에 올리지만 이걸 알야야 합니다. 난설헌은 그의 아내감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물론 새 여자가 그의 아내감인지는 모르지만요.
운이야 있던말던 난 낳을 뿐이고
난설헌에게는 자식운도 없는데 자식을 낳았습니다. 그러니 하늘이 그 자식들을 거두어 갑니다. 인명재천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난설헌은 이름이 두 개일까요?
음.....분명 옥혜-이 이름이 먼저 지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이름이 험악한 운명임을 누군가 눈밝은 이가 조언해 주었을 것이고 그에 따라 허초희로 이름을 개명했을 거로 보입니다.
그런데 어쩌나요? 개명을 하고 나서 그 이름이 전 이름보다 더 왕성하게 불려야 운이 바뀌는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주로 쓰게 되었던 난설헌이라는 호조차 악운을 재확인해 줄 뿐입니다.
잠깐! 장남 허성은 이름이 유일하게 좋습니다. 그는 멋진 삶을 살았고 높은 자리에 올랐으며 천수를 누리죠. 아... 정말 이름이 뭔지...
여기서 이름에 있어서의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혼자 살 사람이라면 문제가 다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결혼 자체가 폭탄이 될 수 있거든요. 이름을 지을 때 배우자가 있는가? 자식은 있는가?를 잘 배치해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건강-너무나 중요하고요.
또 한 가지-이름을 개명했으면 그 이름이 빨리 발복할 수 있도록 조치해 주는 작업이 중요하죠. 그래서 예전에는 새 이름을 기도하듯이 일주일 넘도록 중얼거리는 경우도 있었답니다. 지금은 알지톡이 생겼으니 그런 일이 참 쉬워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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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이름이지만 삶을 개척하는 그들의 정신이 참 대단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