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쭐, 혼구멍, 혼구녁, 혼난다-의 뜻 [문자인문학]

in #kr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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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을 아시나요?

당연히 아실 겁니다. 한자로는 넋 혼(魂)입니다. 마음, 생각이라는 설명도 달려있군요. 그런 설명을 무조건 믿지는 않아도 됩니다. 그냥 참고삼기로 해요.ㅎ

그런데 혼이 영어로는 뭘까요? soul이죠.

영혼도? soul입니다.

혼령은? spirit군요.

사실 서양에서는 영과 혼에 대한 구분이 애매합니다.

우리 동양이 영혼에 대한 감각과 개념이 더 심화되어 있지요.

그래서 자본주의 유물적인 발달이 늦었을까요? 그렇게들 이야기할지 모르나 실은 그런 단순 상대적 관념은 아니라고 봅니다. 영혼은 물질을 다스리는 주체입니다.

영혼이 발달한다는 것은 물질을 창조하고 다스리는 권한이 훨씬 강력해진다는 것을 의미하죠. 물질은 영혼의 가장 거친 상태입니다. 영혼은 당신의 가장 정묘한 상태고요.

그런데 영은 뭐고 혼은 뭘까요? 이건 하나일까요? 아니면…

언어 문자는 약속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것을 사유할 때는 그 단어가 쓰인 곳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답이 나오곤 합니다. 마치 사건 현장을 살피는 셜록 홈즈처럼 말이죠.

오늘 주제는 영혼 중에서도 혼입니다. 혼이 들어가는 단어나 말을 떠올려 보시겠어요?

혼난다-가 가장 광범위하게 쓰입니다. 그 느낌 아시죠?

그런데 영어로는? I get angry.ㅎㅎㅎ

이건 좀 이상하죠? 서양은 혼을 몰라서 그런 용어 자체가 없는 것입니다.

혼은 감성이라고 표현하면 가장 근접한 해석일 겁니다. 감성 아시죠? 느끼는 성질 말입니다.

갑돌이는 클래식을 좋아합니다. 감성적이라고들 하죠. 비 갠 날 제주도의 원시림 붉은 오름을 오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 물에 젖은 숲의 내음을 사랑하죠. 네! 감성이 생생한 사람입니다.

혼의 결이 파릇하게 살아있는 것이죠. 그런데 혼난다는 건 뭐죠? 나라는 주체의식을 영이라고 한다면 그 영은 혼성과 차분하게 결합되어 있습니다. 그게 안정된 상태며 조화로운 상태입니다.

그런데 어떤 아이가 자꾸 떠들고 주변에 피해를 끼치면 선생님은 말하죠? 너! 그러다가 혼 날줄 알아!

주변에 피해를 주는 것을 악업을 쌓는다고 합니다. 줄여서 그냥 업이라고도 하죠. 그런 업을 쌓으면 나중에는 재앙이 다가옵니다. 그것이 선생님으로부터 질책을 받는 것일 수도 있고 주변 친구의 주먹 한방일 수도 있죠. 불안정한 혼성을 가진 상태에서는 밖을 걷다가도 사고가 쉽게 납니다.

차에 치기도 하고 높은 곳에서 발을 헛디디기도 합니다. 그러면 그 순간 깜짝 놀라게 되는데 그것을 혼이 나갔다고 합니다. 너무 놀라거나 너무 무섭거나 너무 슬프거나 너무 흥겨워해도 혼이 나간 겁니다. 흥겨워해도…라는 부분에서 고개가 갸웃해지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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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심도 가벼워지면 경망스러운 마음이 되어 사고를 부르고 재앙을 부릅니다. 훌륭한 환희는 고요한 가운데에서 부동의 기쁨을 느끼는 것이지요. 그냥 들떠서 오두방정을 떠는 것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순간적인 반짝임에 불과하지요.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그런 혼의 일시적 점멸이 아닙니다. 그런 건 나방이 좋아하는 불빛 아니겠어요?

혼이 난다는 것은 한자로는 혼비백산입니다.

혼비백산(魂飛魄散)이란- 혼은 날고 백은 흩어졌다는 것인데 혼과 백을 굳이 나눌 것 없습니다.

아! 혼쭐난다는 말도 있네요. 혼쭐이 튕겨나간다는 뜻입니다.

혼에 줄이 있나요?

네, 있습니다.

당신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당신의 가슴에서 혼줄이 그와 연결됩니다. 사랑의 혼은 주로 심장에서 이어집니다. 희미한 안개 같은 망사가 이어졌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 혼줄을 통해 각양각색의 에너지들이 오고 갑니다. 그게 사랑입니다. 그런데 일 방향으로 에너지가 가기만 하고 오는 게 없는 상태도 있죠?

그건 짝사랑입니다. 이거 오래 할 짓은 아닙니다. 내 에너지가 가기만 하고 오지 않으면 갈증을 느끼게 되거든요. 짝사랑은 슬픈 겁니다.

자, 사랑의 혼쭐을 통해 비등한 에너지가 오고 가면 균등한 사랑이 잘 형성된 겁니다. 그러다가 한쪽 남자가 또 다른 여자의 가슴에 혼줄을 잇는 일이 생길 수 있겠죠? 혼이 잘 안착하지 못하고 바람에 날려가듯 다른 존재의 심장에 덜컥 달라붙었으니 바람났다고들 표현합니다. 그렇게 되면 원래 이어졌던 쪽으로는 오던 에너지가 반 이하로 확 줄어듭니다. 화딱지 나겠죠? 그래서 이어진 혼줄을 확 잡아채서 끊어버리기도 합니다. 그게 혼쭐낸 상태입니다. “우리 그만 만나! 끝이야!”

혼쭐은 연인 간에만 이어진 건 당연히 아닙니다. 친구 간에도 이어져 있고 특히 부모 자식 간에 아주 탄탄한 혼쭐이 이어져 있죠.

그런데 이 경우는 양방향의 에너지가 균일한 게 아닙니다. 내리사랑 쪽이 훨씬 수월하게 되어 있죠. 부모가 되어 본 이들은 그 큰 사랑의 혼쭐을 통해 대가 없는 사랑을 보내며 행복해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그대로 느끼는 절호의 기회이지요. 반면 자식이 부모를 그만큼 사랑하긴 어렵습니다. 부모가 사랑을 주듯 자식이 부모에게 사랑을 주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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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드물지만 자식이 스스로 마음을 내어 부모께 거의 균등한 사랑을 보낸다면? 그것을 효(孝)라 합니다. 이건 우주에 드문 일인 만큼 반드시 속히 보응이 옵니다. 부모 중의 최상의 부모가 보답을 해줍니다. 바로 하느님 말입니다.

자식이 죽으면 부모의 가슴에서 나온 굵은 혼쭐은 자식의 심장에서 강제로 분리되죠. 아무리 사랑의 에너지를 쏘아주어도 그건 그저 허공에 뿌려집니다. 그러다 보면 그 혼쭐은 힘을 잃고 꼬드라져서 부모의 심장에서부터 분리되고 맙니다. 마치 아기 탯줄이 떨어지듯이요.

그러면 부모의 심장에는 그 혼줄이 있었던 자리에 커다란 구멍이 납니다. 갈 곳 없는 사랑의 텅 빈자리 말입니다. 그게 혼구멍입니다. 혼구멍, 또는 혼구녁-같은 말이죠. 혼구녁을 내준다는 말은 너에게 주던 혼의 공급 줄을 뽑아버리겠다-는 위협입니다.

혼은 고밀도 에너지입니다. 에너지가 있으므로 느끼고 감수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혼성도 게으르면 굳게 되는데 그렇게 경직된 감성을 감정이라고 합니다.

감정이 되면 그저 단순하게 반응합니다. 누가 날 비난하면 바로 불끈 화가 나고 누가 날 띄워주면 기분이 부웅 뜨게 됩니다. 식탐을 참을 수 없고 성욕을 어찌할 수 없다면 그건 감성이 순수성을 잃고 벌레처럼 단순 반응하게 된 상태이며 인간으로서 부끄러워해야 마땅한 상태입니다.

게을러서 굳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각성이 둔해진 것을 게으르다 합니다.

자기를 닦지 않는 사람은 자각이 점점 둔해집니다. 양심의 빛도 점점 가려지지요.

수양도 수련도 없으면 사람은 천천히 아래로 하강합니다.

수양이 없으면 마음이 동물적이 되어가고 수련이 없으면 몸이 썩어갑니다. 그리고 나이 타령 세월 타령이나 하며 늙어가죠.

그렇게 게으르게 사는 것을 선택하다 보면 당신의 부모님도 언젠가는 당신에게 이어졌던 사랑의 혼쭐을 뽑아버리게 될지 모릅니다. 하느님이 당신의 부모님이라는 것은 기억해 두시고요. 하느님도 당신의 선택을 존중하기 때문입니다. 그 하느님의 혼쭐이 빠져나간 자리의 공허함을 상상해 보셨나요? 그게 가장 무서운 혼구녁입니다. 거긴 사랑의 블랙홀이며 생명의 불랙홀이죠.

수양은 마음을 착하고 참되게 함입니다. 그리고 삶의 이런저런 어려움을 견딤이지요. 그런 난관이 성장의 발판임을 알기에 견딜 수 있는 것입니다.

수련은 온몸이라는 성전을 매일 닦고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길을 내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온몸의 세포마다 낱낱이 혼성이 살아있게 되며 하늘로부터 이어진 혼줄로부터 신선한 에너지가 공급됩니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는 그 상태를 이르는 것이지요.

혼성이 차고 넘칠 때 우린 그 순도 높은 혼을 살라 창조에 쓸 수 있습니다. 세상 모든 생명을 위한 창조 말입니다. 그게 혼을 불사르는 삶이며 그 혼은 결코 다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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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스티미에 혼쭐나고 있네유...
이젠 애정에서 애증의 세월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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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스팀 고전중인가요? 애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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