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인심(直指人心)-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in #kr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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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인심-들어보셨을 겁니다. 들어봤으면 반은 만나신 것이지요. 오늘 그 나머지 반을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직지는 직지심체요결이라는 책의 줄임말이기도 합니다. 그 원 제목은 더 길죠. 청주 흥덕사에서 1377년에 금속활자로 간행한 책의 본래 이름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 입니다. 어마어마하게 길죠?

그래서 줄이면 직지(直指)입니다. 경북 황악산에 자리한 직지사라는 절도 유명합니다.

직지(直指)란 애둘러 가지 않고 바로 가리킨다는 뜻입니다. 무엇을?

바로 인심(人心)-사람 마음이지요.

중국 선종에서 많이 쓰는 용어이며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이라는 식으로 애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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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인심 견성성불

마음을 바로 가리키니 성품을 보면 부처를 이룬다-이런 의미가 되겠지요.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이 용어가 성불하는 데 있어서 황금열쇠가 되어줄까요?

미세한 틈 하나가 있으면 나중에는 천지차이로 의미가 분리되고 맙니다.

오늘 직지인심에 대해 그 털끝을 잘 조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직지는 놔두고 인심-사람 마음이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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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심

사람도 떼고 보죠. 마음은 뭘까요?

…………………………………………………………………깊이 숨 쉬어 봅니다. 마음.

본래 당신의 마음은 어떤가요? 어땠을까요?

당신의 근원마음 말입니다.

우리 모두의 뿌리 마음은 어땠을까요?

그저…그랬을 것입니다. 여여했겠죠. 더 확대해보겠습니다.

아무 덧붙일 거 없는 맑음이겠지요. 가리고 포장하기 이전의 진실함이겠지요.

네! 당신은 태고 이전의 진실함입니다. 한 글자로는 진(眞)-당신은 진인이지요. 그것을 다른 말로 도(道)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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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당신은 본래 선량합니다. 착함 그 자체이지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그 정도의 착함을 넘어서 깊고 심원한 자비의 상태-그것이 당신의 뿌리입니다. 내 자식이니 이쁘고 내 애인이니 곱고 내 나라이니 어쩌고…이런 것이 자비가 아닙니다. 그런 것은 인정(人情)이라 합니다.

오히려 그런 인정이라는 습기가 다 말라버린 무저갱의 계곡에서 대자비의 광명 이 선명하게 차오르는 것입니다.

그 상태를 한 글자로는 선(善)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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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러분은 이 문자인문학을 통해 우주의 실상, 본래 마음의 정체를 관람하고 계십니다.

또 본래의 당신은 부동합니다. 며칠 전처럼 천둥번개가 요란하고 바가지로 붓듯 비를 쏟아지는 그런 밤에도 그저 그러합니다.

심지어 직장 상사가 나를 모욕하고 부하직원이 나를 비아냥거려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게 진정한 참음이지요. 숨을 씩씩 쉬며 억누르는 것은 가장 헐거운 참음이며 가치가 별로 없습니다.

그런 참음은 가치가 아주 없진 않지만 별로 없을뿐더러 때론 부작용도 있습니다.

속에 눌려졌다가 업력의 임계치가 넘어갈 때 폭발하거나 병이 나지요.

당신이 부분일 때는 상처를 받겠지만 전체일 때는 상처 받을 일이 없습니다. 우주심과 동화된 상태가 이른 바 전체입니다. 그 고요함, 부동, 아무렇지 않음에 이르는 참음-그것이 궁극의 참음이며 한자로는 인(忍)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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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眞) 선(善) 인(忍)-그것이 본래 우주의 특성이며 만물의 근본이며 당신의 고향자리입니다.

또 한 그것이 모든 가치척도의 기준이며 우리 생명이 돌아갈 자리입니다. 거기서 만사만물이 생겨났기에 지금 우리 몸을 이루고 있고 동물 식물 그리고 모든 금속의 낱낱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본성에서 지금은 많이 멀어져 왔습니다. 고향집을 떠난 지 너무 오래 되어 자기의 정체도 잃었고 자신의 권능도 잊어가고 있습니다. 고향이 있었다는 것조차 잊은 상태죠.

당신의 진정한 고향은 어디인가요?

고향의 냄새 기억하시나요? 참

되고 착하며 아무렇지 않은 참음의 향기 말입니다.

우리는 이제 그 향기가 매몰된 상태입니다. 무엇에 의해? 바로 사람 마음이라는 인정(人情)에 칭칭 둘러 쌓이고 결박 당해 있죠.

정이란 집착에서 나온 것이어서 끈적하고 구속하는 힘이 강합니다. 그리고 뿌옇죠.

정이 집결된 안개-그것을 미혹의 안개라 부릅니다. 그것이 삶을 항상 애매하고 모호하게 만들고 있음을 사람들은 모릅니다.

그러니 직지 인심은 그런 사람의 마음을 보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안개 속 우주심을 보라는 것입니다.

그 순결한 자리에서 시작하여 나머지 칙칙한 사람마음을 대조해 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잘못되어 있는지, 얼마나 본심과 멀어졌는지가 보이며 놓아버릴 욕망이 보이고 지워버릴 집착이 드러납니다.

참을 알아야 가짜를 알 수 있지 않겠어요?

그렇게 직지하여 내 그릇된 욕망과 집착을 하나하나 다 놓아버리매 궁극의 남는 것은 내 고향자리입니다.

그 자리를 누구는 성불이라 할 것이고 누구는 거듭남이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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