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 가상자산의 관계

요즘 가상자산 관련 뉴스를 접하다 보니 떠오르는 성어가 하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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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로축괴(韓盧逐塊) 사자교인(獅子咬人)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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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어를 아신다면 깊은 철학적 사유를 해 본 일이 있는 분일 거라 짐작해봅니다. 수행자들이 교범으로 삼곤 했던 전등록에 나오는 문구이거든요. 이런 활구(活句) 속에는 군더더기 설명 하나 없이 번득이는 비수 같은 지혜가 날 것으로 깃들어 있습니다.

한로는 원래 명견을 이르는 표현인데 어쨌든 개입니다. 명견도 개죠.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개에게 흙덩이를 던지면 개는 흙덩이를 쫓아가 물고

사자에게 흙덩이를 던지면 사자는 던진 사람을 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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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던졌다는 거 다 알거든?

우리는 어느 쪽에 가까울까요?

‘어리석은 이는 드러난 현상에 홀려 이리저리 치우치며 방황하지만 지혜로운 이는 그 이면의 본질을 바로 파악한다.’-라고 의역해도 좋을 것입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한 반대론의 한 측면에는 늘 어둠의 세계에 쓰인다-라는 의견이 자리했습니다. 그 증거 용 뉴스도 심심찮게 터지고 있습니다. 어떤 뉴스들이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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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으로 유명해진 조 모씨의 경우, 가상 자산을 통해 거래를 했다고 합니다. 흉악한 짓의 주체는 누구입니까?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아버린 그 사람들인가요? 아니면 가상자산인가요?

베네수엘라 대통령 마두로와 그 권력층들은 오랜 세월 마약 카르텔로 부를 축적해왔으며 그 도구로 비트코인이 쓰였다며 미국 법무부가 기소를 했습니다. 무엇을 기소 했을까요? 부패한 권력층일까요? 아니면 비트코인 일까요?

인간의 어리석음과 욕심이 범죄를 만듭니다. 그 과정에 비트코인이나 모네로가 활용되었다고 하여 그 버추얼에셋들이 비난 받는 것은 무슨 개 같은(한로) 논리일까요?

범죄나 상해에 쓰일 수 있는 모든 도구가 문제라면 칼도 망치도 톱도 체인도 없애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이는 세상의 모든 차량을 없애야 하겠지요. 덤으로 배와 비행기도 그 범주를 피할 수 없습니다. 폭력이 들어가는 액션영화도 모두 금지시키고요. 최고의 원흉이 아직 남아있네요.

돈을 없애야 하겠군요! (아니 인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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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얼마나 어리석은 추론입니까?

그런 것이 바로 한로축괴의 도돌이표입니다. 박사방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인간생명을 존엄하게 보지 못하는 데서 비롯되는 슬픈 일입니다. 그는 그 폐쇄된 공간 속에 존엄한 생명들을 몰아넣고 극단의 상황으로 몰고 갔습니다. 그것을 구경하며 대가를 지불하던 사람들도 자기 내면의 거울상을 보며 자극에 심취했던 것이며 그들의 뉴스를 보며 죽일 놈들-이라고 삿대질을 하는 우리 역시 각자 자신 내면의 극단적 아바타를 보며 주먹을 휘두르고 아우성치는 것일지 모릅니다.

코인의 세계에서도 스토리라인만 바꿨지 유사한 드라마들이 펼쳐지곤 합니다. 인간의 어리석음과 욕심으로 인해 냉정을 잃고 치우친 선택을 하여 손실을 보고는 모든 원인을 바깥에 있는 무엇과 누구로 돌리고 코인을 비난하며 더러운 세상을 한탄합니다.

자기 존재를 감춰버린 멋진 존재 사토시 역시 그런 마음이었을 거라고 봅니다. 그가 세상에 자기를 드러내고 있다면 비트코인이 출렁거릴 때마다 얼마나 많은 비난을 감수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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