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하니까 말인데,

in #kr6 years ago

최근의 가로등과 관련된 이슈가 생각났다.

불과 얼마 전, 프랑스 보르도 대학교(Université de Bordeaux)의 뻬싹(Pessac) 캠퍼스에서 심각한 성범죄가 벌어졌고, 여전히 경찰 수사 중이다.
직접 보르도 대학교에 가 본 적은 없지만 티비에서 듣기론, 몇 개 대학을 아우르는 이곳 캠퍼스는 프랑스에서 가장 넓은 캠퍼스 중 하나인데, 그 광대한 면적에 비해 조명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여 곳곳에 외진 암흑 지대가 많아 이전에도 이 허를 이용해 벌어진 심각한 정도의 성범죄가 그간 몇 번 있었다고 한다.

이에 학생들과 관계자들(주로 여성)이 대거 나서서 “뭐 얼마나 비싸다고!!” (ㅋㅋ맞는 말이다!)라 외치며 가로등 증설을 요구하는 시위 장면이 화면에 비춰졌었다. 이에 학교와 당국의 반응이 내 개인적으로 많이 궁금했고, 말 나온 김에 다시 찾아 보니,

보르도 대학은 당장 캠퍼스 뒤집기에 들어갔으며, 특히 가로등 및 공중 조명시설 설치에 집중할 이 대공사는 최종적으로 2021년에 끝낼 거라고 벌써 공표를 했다고 한다. (그때까지 학생들은 일단 캠퍼스에서 혼자 돌아다니지 말라는 학장의 서신과 함께...😓)

내가 이 문제에 유독 관심을 가진 이유는 있다. 몇 년 전, 한국에서도 대학가 주변 성범죄 및 인신매매 범죄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이 당시 내가 잠깐 참여했던 사회적 창업 프로젝트에서는 대학가 주변 동네에 조명 시설을 늘려 골목길 사이사이를 밝히고, 일정 시간마다 학생 자율 방범대가 순찰을 도는 지역 안전 사업을 계획한 적이 있었는데, 이 중대하고도 기특한(!) 플랜에 어느 학교나 지역 사회, 기업도 가로등 설치에 동참하고 투자하겠다는 곳이 단 한 곳도 없어 결국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던 기억이 났다. 결국 모두들 위험 지역들을 지나야 할 땐 할 수 없이 신경이 곤두 서서 다닐 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이 문제를 짚어 보며 느껴지는 거국적 부끄러움은 잠시 치워 두고, 비슷한 사안에 대해 이처럼 다른 두 대처 방식의 근원을 묻게 된다. 인간성과 수익성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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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학장이 학교의 명예(?)를 위해 서둘러 사업을 진행하나 보네요. 눈 앞의 수익이 없어 좋은 계획들이 묻히는게 안타깝습니다.

한국에선 그런 공공의 눈에 대한 최소한의 두려움도 역사 속에서 존재한 적이 별로 없으니 참 통탄할 일이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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