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해의 노래, 북유럽 8개국 패키지투어-19 스웨덴 바사 박물관(Vasa Museum)
발트해의 노래, 북유럽 8개국 패키지투어-19 스웨덴 바사 박물관(Vasa Museum)
16시에 바사 박물관으로 향했다. 도착할 때까지만 해도 그냥 평범한 일반 박물관이겠거니 생각했었는데, 막상 와보니 거대한 목조 배 한 척이 덩그러니 전시되어 있었다. 세계 여러 박물관을 다녀봤지만, 달랑 배 한 척만을 전시해 둔 이런 곳은 난생처음이다. 진수한 지 불과 20분 만에 침몰하여, 탑승자 150명 중 겨우 30명만 살아남았다고 한다.
배 내부로는 들어갈 수 없어서 주변만 맴돌다 별다른 감동 없이 밖으로 나왔다. 배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나 고대 선박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는 이들에게는 훌륭한 구경거리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저 하루하루 평범하게 살아가는 소시민인 나에게는 다소 시간 낭비처럼 느껴졌다.
바사 박물관(Vasa Museum)
스웨덴 스톡홀름의 유르고르덴(Djurgården) 섬에 위치한 북유럽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은 박물관 중 하나다. 17세기 당시 최첨단 기술을 집약해 건조했으나, 첫 항해에서 침몰한 비운의 전함 '바사호(Vasa)'를 원형 그대로 복원해 전시하고 있다.
1620년대 당시 북유럽의 패권을 쥐고 있던 스웨덴 국왕 구스타브 2세 아돌프는 막강한 해군력을 과시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대형 전함 건조를 명령했다. 3년여의 공사 끝에 1628년 8월 10일, 바사호는 수많은 군중의 환호 속에서 처녀항해에 나섰다.
하지만 스톡홀름 항구를 떠나 불과 1,300m 정도 전진했을 때, 갑자기 불어온 강한 돌풍에 배가 기우뚱했다. 이때 열려 있던 하층 포문(대포 구멍)으로 바닷물이 순식간에 들이닥치면서, 배는 출발한 지 20분도 되지 않아 허무하게 침몰하고 말았다.
왕의 과도한 욕심으로 인해 배의 하단에 비해 상단이 너무 높고 무겁게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배를 안정시킬 균형추(자갈)는 부족했던 반면, 강력한 화력을 과시하기 위해 무거운 대포를 2층으로 과도하게 실은 것이 화근이었다.
바사호는 차가운 발트해 진흙 바닥 속에 묻혀 있다가, 333년이 지난 1961년에야 비로소 세상 밖으로 인양되었다. 발트해는 수온이 매우 낮고 염도가 낮아, 목재를 갉아먹는 배좀벌레(Teredo navalis)가 살지 못하는 독특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이 덕분에 바사호는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선체의 95% 이상이 부식되지 않고 원형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 인양 후 수십 년간 특수 보존액(PEG)을 분사하며 건조하는 치밀한 복원 과정을 거쳤다. 박물관 건물 자체가 오직 바사호 한 척을 온전히 보여주기 위해 맞춤형으로 설계되었다.
지상 7층 규모의 관람석이 배를 둘러싸고 있어, 다양한 높이와 각도에서 전함의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다. 길이 69m, 높이 52m에 달하는 거대한 선체는 물론, 배 뒷부분(선미)을 가득 채운 수백 개의 정교한 목조 조각상들이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한다.
그리스 신화의 영웅, 스웨덴 왕실의 문장, 사자상 등 당대 최고의 조각가들이 새긴 예술품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인양 당시 배 안에서는 선원들의 유골뿐만 아니라 의류, 식기, 음식물, 동전, 항해 도구 등 4만여 점의 유물이 함께 발견되었다. 박물관 내 전시실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17세기 당시 중세~근세 전환기 선원들의 비참하고 고달팠던 삶을 생생하게 재현해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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