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속초 아시안컵 철인삼종대회-1(2018 Sokcho ASTC Triathlon Asian Cup)
2018 속초 아시안컵 철인삼종대회-1
2018.8.18(토)
산과 바다가 아름다운 우리나라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속초에서 열리는 철인삼종경기에 참가 하기 위해 새벽 일찍 일어났다. 아직 휴가철이라 고속도로 정체로 길바닥에서 보내는 시간이 무서워 조금이라도 일찍 출발해야 한다.
아무리 늦어도 7시에는 가야 한다고 와이프에게 몇 번이나 다짐을 하며 미리 짐을 챙겨둘 것을 요구했지만 그녀는 가져갈 옷도 없다면서 걱정 말라고 했다. 6시경 그녀는 교회 갔다 7시쯤 오겠다고 나가 버렸다. 7시 반이 다 되어 집으로 돌아와 미적거리기 시작했다.
낙천주의(樂天主義)
그녀는 지나친 낙천주의자다. 세상이 내일 없어진다 해도 눈썹도 깜박하지 않을 것 같은 성격의 소유자이다. 난 가끔 그녀를 보면 내가 뭔가 잘못되지 않았나 하는 자책이 들 때가 많다. 항상 답답해 하고 성질 내고 안달하는 쪽은 내편이고 “내일 지구가 망하더라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 같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철학자 같은 행동을 흉내 내는 쪽은 와이프다.
어릴 때 낙천주의로 사는 것이 좋은 것이고 남자답고 군자의 삶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와이프의 대책 없는 낙천에 질려 낙천이란 단어만 들어도 이가 갈린다. 아무 근거도 없이 잘 될 거라는 믿음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낙천주의자가 역사적으로 전쟁이나 사업에서 성공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날이 더워 나무에 물을 주고 가야 한다. 좀 늦게 가도 차가 안 막힌다며 꾸물거리기 시작했다. 한번 두 번 당하는 게 아니라 짐을 차에 옮겨 두고 차 안에서 빨리 나오기를 기도 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8시가 넘어서도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차 경적을 몇 번이나 울리고 빨리 나오라고 고함치고 한 뒤 8시 20분에야 문밖으로 나왔다.
괜찮다는 말, 사실 도로막하고 차가 밀린다고 죽고 사는 것은 아니다. 좀 늦게 간다고 뭔가 달라질 것도 없다. 그녀의 낙관대로 도로가 한산했다면 나의 분노는 부끄러움이 되었을 것이다. 출발부터 계속 차가 밀렸다. 그녀는 조금만 가면 괜찮아 질 거라고 했다. 2시간 거리를 무려 5시간 반 이나 걸려 속초 엑스포타워 앞에 도착하기 전까지 내일 대회에 소비할 에너지를 모두 소진해 버리고 말았다.
속초어장물회
점심식사 하러 엑스포타워 근처 식당으로 갔다.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너무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해 약간 한적한 식당으로 들어 갔다. “속초어장물회” 입구에 놓인 은행에서나 본거 같은 번호표 발행기가 눈에 뜨였다. 번호표를 뽑고 한참을 기다린 뒤에야 LED 표시기에 우리번호가 찍혔다.
어장물회와 회덮밥을 하나씩 시켰다. 비명을 지를만한 기막힌 맛은 아니지만 가성비에 얼추 어울리는 음식이라 생각되었다. 난 찬 음식은 먹지 않는다.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고 해도 어름이 둥둥 뜨다니는 찬 음식이 몸에 좋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등록
철인경기는 전날 등록이란 절차가 있다. 본인이 직접 참가하는지 사이클과 헬멧은 이상없이 동작하는지 등을 체크하는 과정이다. 등록은 2시 부터이고 사이클 검차는 3시부터였다. 선수들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주최측의 무성의로 밖에 볼 수 없다. 등록하고 1시간을 불필요하게 기다려야 했다.
진정한 철인 최경수
철인운동이 너무 좋아 삶의 모든 걸 포기하고 오로지 철인운동에만 온통 열정을 바친 사나이가 있다. 나이가 70이 넘었는데도 철인 시합이 열리는 곳은 어디든지 찾아가는 분이다. 180회가 넘었다는 데 200회는 채울 거라고 한다. TV에도 여러 번 나왔는데 이분을 보면 인생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반대하는 가족과도 헤어지고 철인경기가 열리는 곳에서 차 노점 커피를 팔며 생계를 유지하며 죽는 날까지 대회에 참가하겠다는 정말 불가사의한 사람이다. 존경을 넘어 무서움마저 느껴진다.
숙소(Air B&B)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Air B&B를 통해 숙소를 예약했다. 엑스포 타워와 10분 거리의 조양동에 위치한 빌라였다. 더 좋은 곳도 많이 있었지만 금액(22.21$)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을 선택했다. 오래된 빌라였지만 방은 비교적 깨끗했고 조용했다.
특이점은 문과 벽에 온통 성경구절이 붙어 있었다. 방은 두 개였고 우리가 사용하는 방 말고 다른 방도 다른 여행객이 사용하고 있었다. 밖에 나가 슈퍼에서 물을 사오는 사이 체코에서 왔다는 20대 가량의 젊고 발랄한 여자 여행객이 우리를 맞아 주었다.
친구와 둘이서 낼 설악산에 갔다 서울에 갈 거라고 했다. 난 혹시 이분들이 철인경기에 참가하러 온 게 아닌가 은근히 기대를 했는데 Triathlon 이란 단어를 생소해 했다. 몇 마디 나누고 그녀들은 방으로 들어 갔다.
우리는 그날 운이 좋았다. 같은 공간을 사용하는 여행객이 조용하고 아름다운 젊은 여자분들이 아니고 술을 좋아하는 남자였더라면 밤새 술주정에 괴로와했을지도 모른다. 방음시설이 거의 없는 이런 빌라 같은 경우는 개별 방보다 독채전체를 렌트하는 게 훨씬 좋을 듯하다.
철인3종경기라니, 멋지십니다!!
이 굴레를 아직 못 빠져 나오고 있습니다. ㅠㅠ
혹시 아내분 키가 크지 않습니까?
울집이랑은 정반대 부부네요. 제가 좀 낙천적인데 아내는 정말 꼼꼼하네요.ㅎㅎ
키가 아주 크지는 않는데 좀 큰 편입니다. 남편분이 낙천적인 편이 아무래도 살기 편할 것 같습니다. ㅎㅎ
Nice read. I leave an upvote for this article thumbsup
Thank you.
인생을 참 멋지게 사시는 분이세요~
와이프 빨리 나오라고 고함치고 재촉하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만~~~ㅋㅋㅋ
어찌 그리 잘아세요. 어디 갈때 마다 미칩니다. ㅋ
Really excellent your all post..and lovely shot..my lovely friend
Thank you for visiting my blog all the time.
낙천주의가 좋은듯 하면서도 그 반대의 사람에게는 답답증을 느끼게 하죠.ㅋ
저는 중간쯤 되는것 같아요.ㅋㅋ
어디에 꽂히면 끝장을 보는 사람이 있다는 최경수라는 분이 그런듯합니다.
대단한 열정이면서도 말씀처럼 무섭기까지 한 인물이네요.^^;;
극단은 문제가 항상 있다고 봅니다. 중간쯤이 제일 좋은 거 아닌가요. 부러워요 ㅋㅋ
왠! 성경구절이 혹시 터가 안좋아서 부적같이 성경구절을 적어놓은 거 아닌지...
아니면 이 곳은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기위한 메시지 일지...
아니면 주인이 독실한 크리스찬이거나...
아무튼 특이한 곳이네요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숙소주인이 목사님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와우 행복한 시간 되셨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시합보다 설악산 갔다온게 더 행복했습니다.
행사 규모가 대단하네요. 속초 엑스포 타워 디자인이 독특하네요.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속초대회가 좀 큰 대회입니다.
5시간 넘게 걸리면
차다리 기차타고 넘어가는게 더 편하겠네요 ㅎㅎ
자전거 가지고 가야 하니 기차타고가기는 좀 어렵습니다. 6시만 출발했어도 2시간이면 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