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큰 태양 망원경이 있는 빅베어 천문대 : I. 천문대의 입지

여러분 주위에 천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자연과학에서 천문학은 마이너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태양을 연구하는 집단은 소수 중에 소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태양 천문학을 좀 더 쉽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오늘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Big Bear Solar Observatory라는 천문대를 소개합니다. 이곳은 1970년대에 Caltech이 처음 개발하였고, 1997년부터 미동부의 뉴저지 공과대학에서 운영을 이어받습니다.

출처: Ciel et Espace

출처: 구글맵

이곳에는 지름 1.6 m 의 태양 망원경이 있는데, 현재로서는 전세계의 태양 망원경 중에 가장 큰 주경 (거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름 30 미터 급의 망원경이 야간관측 분야에서 개발되고 있는 상황을 볼 때, 1.6 m 의 구경은 그리 인상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지름 1.6 미터의 돋보기로 태양열을 한자리에 모으면 얼마나 엄청난 에너지가 될 지를 상상해 보시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대략 3 kw 의 에너지를 모을 수 있으니까요.

빅베어 천문대의 망원경은 호수위에 있습니다. 아마도 호수 위에 지어진 최초의 천문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이유는 이 천문대가 태양천문대로는 최초로 호수위에 지어졌고, 야간 천문대는 물의 존재가 전혀 반갑지 않기 때문이죠.

그 이유는 대기의 대류에 있습니다. 낮에 관측을 하는 경우 태양열이 지표를 달구면 뜨거워진 공기가 위로 올라가면서 대류를 일으키거든요. 이 때 대기 대신 호수가 있으면 공기가 잘 달궈지지 않으므로 대기가 안정되고, 따라서 깨끗한 태양의 영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대류로 인해 별이 반짝이거나 도로위의 아지랑이 때문에 앞에 차들이 일렁이는 현상은 천문학자에게는 가능한 피하고 싶은 상황인거죠.

천문대가 있는 빅베어는 엘에이 근처에서 유명한 스키장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변 인구가 약 15000명 정도 되는데, 이정도면 사실 천문대 주변 입지로서는 가장 인구가 많은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겨울에는 주로 스키를 타고 여름에는 호수 위에서 수상 레저 (낚시라든지..)가 가능한 관광지 입니다.

낮에는 구름이 담요처럼 산에 덮히고...

밤에는 아름다운 스키장의 야경을 볼 수 있습니다. 따로 출처를 밝히지 않은 사진들은 모두 제가 찍은 겁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