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야기] '노잼'이라 비난받으며 추락한 <개그콘서트>, '봉숭아학당'으로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미디어를 사랑하는 @sunnnside 슈앤♥입니다.
오늘 포털에서 뉴스를 하나 봤어요. 위기에 몰린 개그콘서트가 '봉숭아학당'을 되살리면서 재도약을 꾀한다는 내용이었죠.
과거 여러 캐릭터를 양산해내며 일요일 밤 최고의 예능, 최고의 코너로 자리매김했던 '봉숭아학당'.
과연 이번 봉숭아학당으로 개그콘서트는 다시 과거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까요?
개그콘서트, 국민예능에서 시청률 부진 프로그램으로 하락하기까지
개그콘서트가 처음 시작한 때는 1999년. 지금으로부터 18년 전입니다. 당시 월요일만 되면 같은 반 남자애들이 개그콘서트 캐릭터를 따라하면서 빅웃음을 선사해줬던 기억이 나네요. 대부분의 친구들이 폭소를 터뜨릴 정도로 개그콘서트는 국민 예능급이었죠.
첫방송 이후 시청률이 나날이 치솟으면서 월요일 대표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개그콘서트는 가구 최고시청률 27.9%까지 경신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에서 4가구 중 1가구 이상이 개그콘서트를 시청하고 있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콘텐츠의 핵심은 단연 말미에 구성된 '봉숭아학당' 코너였어요. 캐릭터를 만들어 이 무대에 오른 많은 개그맨, 개그우먼들이 큰 인기를 얻으며 스타개그맨이 됐습니다. 아마 내부적으로 봉숭아학당에 오르기 위한 경쟁도 셌을 것 같네요. '얼굴도 못생긴 것들이 잘난 척 하기는'이라고 외쳐대는 옥동자, '내 밑으로 다 조용히 햇!'이라는 유행어를 만든 유세윤, 이 세상에 날씬한 사람은 가라, 곧 뚱뚱한 자들의 시대가 오리니, 먹어라라며 웃음을 선사한 출산드라 김현숙 역시 봉숭아학당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인물들입니다.
그런데 개그콘서트의 인기는 서서히 추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더이상 새로울 게 없는 캐릭터, 유행어를 '강요'하는 부담스러운 개그, 말장난에 불과한 대사 등을 이유로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죠.
초기, 개그콘서트는 자신만만했습니다. 2세대 개그맨 격인 오나미, 박지선, 신보라, 김기리, 김지민 등이 계속해 인기를 얻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후발주자인 SBS <웃찾사>조차 맥을 못추는 상황이었으니 아직 최강자라고 자부했을만도 합니다. 하지만 시청률 하락은 계속됐습니다. 2011년 <SNL코리아>가 19금 개그로 인기를 끌고 2012년 <코미디빅리그>가 급부상하면서 개그콘서트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죠. 급기야 전국 7.7%시청률을 기록하고야 말았습니다.
이제 일요일 밤 사람들은 굳이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한 주를 마무리하지 않습니다. 너무 많은 콘텐츠가 산재해있으니까요.
개그콘서트, 추락의 원인은 내부에 있다!
개그콘서트 내부에선 다채널사회의 경쟁 프로그램 급부상을 추락의 원인이라고 볼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박나래, 장도연 등이 출연한 <코미디 빅리그>나 신동엽이 이끈 <SNL코리아>는 막강하잖아요. 게다가 종편, 케이블 등 무수히 많은 채널들이 2000년 대 초부터 생성되기 시작했구요.
하지만 저는 내부적 원인도 외부적 환경 못지 않게 추락을 견인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개그콘서트가 시대의 변화에 맞는 콘텐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면 어땠을까요? 말장난과 유행어 강요, 남발보다는 시청자needs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뒷북 정치풍자보다는 제대로 된 촌철살인 멘트를 구사했다면? 코너 사이사이의 음악, 로고 등을 새롭게 바꿔봤다면? 유명한 아이돌을 불러놓고 guest play를 하기보다 더 찰진 개그를 고민했다면? 아마도 지금보다는 더 시청자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이 되지 않았을까요.
우후죽순으로 채널이 생겼음에도 <그것이 알고싶다>는 오히려 고발프로그램의 새지평을 열며 토요일 밤을 책임지는 고발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변화한 시대환경속에서 더욱 제 자리를 견고히 지킨 프로그램들을 볼 때, 개그콘서트의 진부한 콘텐츠 포맷 또한 부진의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
봉숭아학당, 개그콘서트의 구원투수 될까?
개그콘서트는 급기야 초강수를 뒀습니다. 6년만에 봉숭아학당을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리겠다는 것이죠. 이러한 결정을 내놓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이 있었을지 짐작이 갑니다. 이제 새로운 개그맨들이 새로운 캐릭터를 개발해 무대에 오를테고, 다양한 유행어들이 남발하게 될 겁니다. 기사에 따르면 김대희-안상태-강유미-박휘순-신봉선-박성광 등 톱 개그맨들이 복귀하고 송병철-송준근-류근지-장기영-이수지 등이 새로 합류한다고 하네요.
봉숭아학당으로 '새로운 시도'를 꾀하는 것은 좋습니다. 다만 역시나 문제는 '콘텐츠'입니다. 아무리 포맷을 바꾸고 새로운 캐릭터를 올려봤자 과거와 동일한 식이라면 곤란합니다. 시청자들이 또다시 외면할테니 말이지요. 제작자와 방송국에서 예의주시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분명, 시청자의 수준은 제작자들의 상상 이상으로 매우 높아졌습니다. 이제 시청자는 억지웃음에 동조하지 않고, 지루한 말장난에 즐거워하지 않습니다. 다시말해 그냥 봉숭아학당으로는 안 됩니다. 보다 수준높은 콘텐츠로 시청자의 마음을 홀려야만 봉숭아학당도 존재의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콘텐츠의 핵심은
뉴스를 보면서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습니다. 과거 국민예능이었던 개그콘서트의 몰락. 내부적인 노력과 이를 날카롭게 지켜보는 시청자. 미디어 업계에 종사하는 제게 시사하는 바가 큰 대목입니다.
콘텐츠의 홍수가 해를 더해갈수록 콘텐츠의 생명은 '시청자의 needs'일 겁니다. 보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보는 사람의 시선을 머물게 할 한 방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방송이든 잡지든, 포털의 기사경쟁이든, 페이스북이든, 그리고 스팀잇이든 동일합니다. 결국 급격히 바뀌는 시청자의 선호도를 늘 모니터링하고 맞춤형 콘텐츠로 소통하는 일이 중요한 듯 하네요.
2017 궁지에 몰린 개그콘서트의 초강수 <봉숭아학당>이 궁금해집니다. 앞으로 이시간대의 채널경쟁이 얼마나
심해질지도 말이죠. 오늘 밤은 매우 오랜만에 맥주 한 캔 들고 개그콘서트를 틀어야겠습니다.
저도 개콘 몇년동안 매주 챙겨보는데 역시 뭐니뭐니해도 개콘의 마무리는 봉숭아학당이죠 ㅋ
다른 코너들은 개콘 마무리용으로는 좀 약한 감이 있는것 같아요 ㅋ
봉숭아학당에서 캐릭터 보는 재미가 컸는데 말이죠 ㅎㅎ이번에 새로 나오는 봉숭아학당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