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 가족의 아픔을 밝은 톤으로 담은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in #kr6 years ago

해외 유명 언론들이 꼭 봐야 하는 영화 20편 중에 꼭 들어가는 영화가 <플로리다 프로젝트>입니다 2017년에 제작된 이 영화가 조금 늦게 한국에서도 개봉을 하고 있습니다. 입소문이 좋아서 열악한 상영 조건에도 6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관람하고 있습니다.

미혼모 엄마와 딸이 그리는 행복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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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션 베이커'는 플로리다 디즈니랜드 주변 모델에 사는 저소득층 가정들을 2~3년 동안 둘러 보면서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씁니다. 2008년 금융 위기로 많은 가정들이 위기에 몰렸고 집은 물론 월세로도 살 수 없는 저소득층이 모텔에서 그날 그날 겨우 먹고 사는 모습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그들의 삶을 다큐식으로 담으면 사람들이 잘 보지 않습니다. 가난과 불행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영화나 방송으로 다룬다고 해결되는 문제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그들의 현실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웃음과 행복 소스를 잔뜩 뿌립니다.

무니(브루클린 프린스 분)과 엄마 핼리(브리아 비나이트 분)은 서로를 의지하면서 사는 미혼모 가정입니다. 핼리는 앵벌이를 하는 등 딸을 키우기 위해서 고군분투하지만 세상이 녹록치 않습니다. 이런 엄마의 고생을 아는지 모르는지 딸 무니는 같은 모텔과 인근에 사는 젠시와 스투티와 함께 뛰어 놀기 바쁩니다.

이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이 슬픔의 강에 온기를 넣어줍니다.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이 꼬마 아이들의 밝은 미소가 가득합니다. 때로는 심한 장난을 하기도 하는 등 철모르는 행동을 하지만 엄마 핼리는 큰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두 모녀가 함께 있으면 행복이 넘쳐 흐릅니다. 그러나 매주 내야 하는 모텔비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가 되자 핼리는 점점 안 좋은 일을 하게 됩니다.

핼리는 성격이 괴팍합니다. 폭력을 사용하는 등 자신의 화를 참지 못하지만 딸의 친구의 생일을 챙겨 주는 등 아이들에게는 엄마 미소를 한 따뜻한 엄마입니다. 미혼모의 삶을 살지만 딸 무니와 함께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잘 아는 엄마입니다.

미혼모 가정을 돕는 모텔 관리인과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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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리와 무니의 사정을 잘 아는 모텔 사람들 중에 무니의 친구 젠시 할머니는 핼리 모녀를 돕습니다. 그렇다고 일자리를 알아봐주는 등 적극적으로 돕지는 않습니다. 가장 많이 돕는 사람은 모텔 관리인 바비입니다. 바비는 모텔 관리인이지만 모텔에서 장기투숙하는 가족들의 아이들을 돌보는 파수꾼 같은 역할을 합니다.

핼리가 모텔비가 밀리면 빨리 내라고 다그치지만 집에만 있는데도 모텔비를 내는 모습을 이상하게 여길 정도로 핼리 모녀를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알게모르게 도와주는 바비의 따뜻한 품성이 어두울 수 있는 영화를 밝게 만듭니다. 윌렘 데포가 연기하는 바비는 데포의 인생 캐릭터라고 할 정도로 강인하면서도 따뜻한 이웃집 아저씨의 푸근함을 보여줍니다.

무지개는 매일 뜨지 않지만 무지개가 매일 뜨는 곳으로 도망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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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보고 나면 무니 앓이를 알게 됩니다. '브루클린 프린스'가 연기하는 무니의 천진함이 화면 전체에 흐릅니다. 아역 배우 중에 이렇게 밝고 야무지게 까부는 배우를 본 적이 있을까? 할 정도로 귀여운 아이들의 행동이 가득합니다. 사랑스럽습니다. 너무도 사랑스러운 배우입니다. 이미 전 세계는 '브루클린 프린스' 앓이에 빠졌습니다.

여기에 윌렘 데포를 뺀 대부분의 배우들이 신인 배우들입니다. 그럼에도 연기를 무척 다 잘 합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 영화는 주요 장면을 아이폰으로 촬영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뛰는 장면에서 초점이 나간 장면도 많고 화면이 출렁거립니다. 그럼에도 그 어떤 영화보다 색감이 좋고 아름답습니다.

무니와 엄마 핼리는 이별을 준비합니다. 천진난만하던 무니는 두려움에 떱니다. 여기서부터 눈물이 주룩주룩 흘렀습니다. 아이가 언제까지나 아이일 수 없듯이 웃고 떠드는 속에도 나아지지 않는 핼리의 삶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힘듭니다. 그러나 영화는 놀라운 결말로 마무리합니다.

무지개가 매일 뜰 수 없지만 매일 무지개가 뜨는 꿈과 환상의 나라로 나아갑니다. 그게 비현실적이지만 우리는 비현실적인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정말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영화입니다. 미혼모라는 전 세계 공통의 아픔을 따뜻한 풍경으로 담았습니다. 그렇다고 현실 외면이 아닌 현실을 좀 더 멀리 널리 퍼지기 위해서 무니를 넣었습니다.

꽤 좋은 영화이자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사회 문제를 자신만의 시선으로 매끈하고 아름답게 담은 '션 베이커'감독을 기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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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본 영화인데 재미있었습니다. 쓰러진 나무가 뿌리가 뽑혀도 자라듯 주인공 무니도 자라겠죠.

강한 생명력이 무니의 매력이니까 그럴거에요. 너무 울어서 혼났네요

지금 상영중인 거예요? 리뷰를 잘 해주셔서 보고싶어 졌어요^^
즐거운 월요일 되세요^

네 지금 상영중인데 상영 2주가 지나서 이번 주 목요일 전에 내려갈 거 같아요 게다가 영화관도 서울에 10개 정도로 많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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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정보없이 봤다가 개인적으로 대박이다!! 라고 느꼈던 영화입니다. 마지막 손 잡고 달리는 아주 중요한 장면, 아이폰으로 촬영한 것은 들어보니 디즈니에서 전문카메라 장비로 촬영을 허락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요 하하;;

아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디즈니 정말 대단하네요 덕분에 오히려 더 훌륭한 장면이 나왔네요. 그런데 디즈니 바깥에서 뛸 때도 아이폰으로 찍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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