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명절 풍경
지난 추석, 우리 가족은 포항 큰 집에 갔다.
명절때마다 우리 가족은 시골에 홀로 계신 할머니를 모시고 큰 집으로 간다.
아흔을 바라보시는 할머니께 3시간 남짓되는 여정이 약간 무리이긴 하다.
그래서인지 포항에 다다를때면 할머니의 고정 멘트가 있다.
"이렇게 먼 곳엘 또 뭐할라고 왔노..."
아들, 며느리, 손주 얼굴 보면서 기분 좋아지실게 분명하지만,
원래 감정은 숨기고 괜시리 둘러말하는 경상도 특유의 화법인게 분명하다.
도착하자마자 4층이나 되는 빌라 계단을 숨가쁘게 오르시고는, 현관에 들어서서 집을 휘 둘러보신다.
허리가 구부정하니 서계신 것이 불안해 보이지만, 느껴지는 아우라만큼은 대가족의 큰 어른이요, 어머니이시다.
한참을 둘러보시더니 당신의 큰며느리가 있는 부엌 쪽으로 느릿느릿 걸어가신다.
평소 행차와는 다른 경로라 다들 조금 당황하고 있는데,
의아함이 가시기도 전에 할머니께서는 큰어머니의 품에 안기신다.
비교적 큰 키의 소유자이신 큰어머니에게 안기니 영락없이 아이같다.
그리곤 훌쩍하는 소리가 들린다.
큰어머니는 찡긋 웃으시며
"아이고~ 왜 우니껴~ 여기까지 왔는데 왜 우니껴~"
하곤, 할머니를 안으신다.
할머니는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로 웅얼웅얼 거리시다
붉어진 눈시울로 거실에 있는 당신의 고정 좌석에 자리를 잡으신다.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내 눈에도 눈물이 핑돈다.
그 분들의 인생 한켠에 있는 사연들을 내가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
...
이제 할머니는 이 세상에 없으시다.
그 포옹은 오랜 시간 고생시킨 맏며느리에 대한 마지막 작별 인사였을까?
할머니 없는 첫 명절, 할머니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마음이 따뜻한 할머니였나보네요.
꽃도 그러하고요..
할머니가 웃고 계실 것 같아요..
네 마지막에도 아주 편안한 얼굴이셨어요
아픔도 외로움도 없는 곳에서 행복하게 쉬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짱짱맨은 스티밋이 좋아요^^ 즐거운 스티밋 행복한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