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도 한국적인

in #kr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주노입니다.

외국 생활이 오래된 저와
한국의 생활을 거의 해본 적이 없는 저희 가족에겐
그리고 대부분의 이민자들에겐
한국의 명절이나 기념일은 소식으로만 느끼며 살게 됩니다.

하지만 단 한가지 때를 같이 하며 공감하는게 있으니
저희집도 해마다 김장철을 같이 한다는 겁니다.

어떤 이유에선지 제가 김치를 잘 못담을 거란 말을 많이 듣고 살지만
저희 집은 한식에서 만큼은 전통의 맛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어릴때부터도 청국장의 맛을 알고
파김치가 식탁에 오르는 걸 좋아하며
풋고추를 된장에 찍어 먹는 맛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한국을 방문후 귀국하는 짐가방에는
고추가루, 된장, 청국장 한끼씩 나눠 얼린 것, 매실액, 등으로 가득차 옵니다.
지인이 무공해로 키운 고추로 고춧가루를 준비해 주고
청국장, 매실액, 된장도 직접 만들어 줍니다.
이것이 다음 한국 방문까지 저희 집 밥상을 책임져 줍니다.

올해는 좀 늦은 듯하게 김장을 했습니다.
무척이나 바쁜 남편이지만 잠깐 잠깐 틈을 내어
배추절임과 헹굼을 해주고
부인의 손목을 아끼느라 단단한 무를 써는 일은 도맡아 해줍니다.
저희 남편 무채의 달인입니다^^

아이도 김치를 통에 넣을때 김치통에 묻은 고추가루를 종이 타월로 닦아주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며 엄마의 힘을 덜어주려 합니다.
저의 아이들은 김치하는 날을 좋아합니다.
김치의 양념 냄새가 좋다며 늘 바로 버무린 김치를 한입씩 청하곤 합니다.


식기 세척기의 변신

저희 집 식기 세척기가 오랜만에 쓸모있는 역활을 하는 날입니다.
위 아랫칸을 엇갈려 놓고 배춧물이 잘 빠지게 해줍니다.
배추 두 박스를 했으니 한국식으론 16~20포기 될 것 같네요.


포기김치
설탕은 사용하지 않고 양파, 사과, 배로 단맛을 내었습니다.
그리고 좋은 유산균이 발효 되도록 야쿠르트를 하나 넣었습니다.

미국엔 젖갈들이 한국만큼 다채롭질 않아서
멸치와 다시마 물로 풀국을 쑤어서 감칠맛을 보태봅니다.


갓을 조금 넣고 새우젖을 주로한 깍두기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총각김치


딸아이가 좋아하는 파김치


별미로 먹는 갓김치


무채김치

무채는 김장후 바로 수육과 더불어 배추쌈으로 먹다가
좀 익은 후 밥에 비벼 먹어도 정말 맛있죠.
너무 맵게만 먹지 않은다면^^


익는 동안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랩으로 꼭 꼭 덮어 줍니다.

아직 동치미는 해결을 못했는데 이번엔 약식으로 하려 생각 중 입니다.

어릴적 한국의 김장독에서 꺼내 먹던 김장맛을 잊을 수 없습니다.
김치맛은 익히는 과정이 많이 좌우하는 것 같습니다.
김치를 넣은 냉장고의 문을 자주 여닫지 않고 일정온도를 유지하면
추억이 기억하는 어릴적 김장김치 맛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전 김치 전용 냉장고에서 딱 김치를 꺼낼때만 재빨리 문을 열고 닫습니다.

한국의 김장날의 주 메뉴인 수육도 준비했습니다.
와인, 생강, 마늘, 후추, 간장을 넣고 만들었습니다.


촉촉한 레드와인 수육
이번 삼겹살은 비계와 살의 비율이 좋아서 특히나 맛있었네요.


배추국
한국서 가져온 집된장을 넣고 끓여 구수하고 깊은 맛의 시원한 배추국입니다.
김장하는 날엔 배추국이 제격입니다.

바쁜데 김장까지 돕느라 힘든 남편을 위한 쥬스 만들기.

일본의 야쿠르트인데 맛이 어릴적 먹었던 야쿠르트의 맛과 똑같습니다.
마신 후 위에서 유산균이 가장 잘 살아 있는 제품이라 하더군요.


영양이 많은 껍질까지 먹는 사과는 가능하면 유기농으로.


수고한 남편에게 한잔.

하루밤 자고 일어나니 온몸이 장애인인 아픔은 있지만
내년 여름까지 우리의 식탁을 책임져 줄 김치들이 있으니
걱정이 없고 뿌듯하네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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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궁금하네요^^

저도 오늘 김장하고 이제 집에 왔네요.. 항상 고생하시는 어머님께 감사하며 맛나게 먹어야겠어요 ㅎㅎ
주노님도 고생 많으셨네요~~~ 멋지십니다

김장 도우러 다녀 오셨군요.
한손이라도 거들면 김장이 훨씬 쉬워지죠.^^

와, 김장을 하셨군요, 내년 여름까지~~
저는 두달에 한번 막김치 담그는 것도 힘든데... 대단하세요^^

일하며 살림하며 김치 담그는게 쉬운일이 아니죠.
두달에 한번씩도 대단하네요^^

아 참, @clayop님께서 소모임 지원하시려고 하는데, 제가 일단 미주 소모임 신청을 해보았습니다.
https://steemkr.com/kr/@clayop/46afxz
10명 만들어서 지원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주노님이 소모임 리더도 맡아주시면 더 좋구요~

10명 만들려면 저도 협조 해야지요~.
갑니다~

어머나 고생하셨어요
배추김치도 많고 골고루 다 하셨네요
빛깔이 너무 좋아 맛이 저절로 날 거 같아요

저도 맛있게 익어서 먹을 생각에 즐겁습니다.
김장하고 몇일은 마치 토끼 뜀 백번 뛴것처럼 온몸이 ㅎㅎㅎ

행복한 삶의 냄새가 나는군요.
한국에 사는 주부들도 싫어하는 일을 그렇게 챙겨서까지...
항상 평안하시길 빕니다.
와인을 넣고 수육을 만들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네요.

와인을 넣으면 된장이나 다른 냄새 잡는 걸 넣을 필요가 없어요.
오히려 넣으면 맛을 헤칩니다.
저의 어머님께 해드렸더니 아주 좋아하셨어요.
호텔에서 먹는 듯한 맛인 것 같다고.
뭐 어머니가 호텔을 이용하시는 분은 아니시니
아마도 고급스런 맛이였다는 표현인 것 같아요.^^

안그래도 오늘 점심에 돼지 뒷다리살 수육을 먹었는데 꽤 맛있었거든요.
쥬노님의 글을 읽고서 아내에게 물어봤더니...와인을 넣었다네요^^
어르신이 좋아하셨다니 기쁘네요.
평안하세요~

와~~ 총각김치 비주얼 장난 아니네요 ㅜㅠ. 역시 집에서 만드는 총각김치가 최고죠. 한인마트에선 선뜻 안사지더라구요.

총각김치 잘 익으면 정말 밥도둑이예요.^^
사먹는 김치종류는 제가 잘 못먹어서 늘 집에서 하게 되네요.

수고하셨어요.

김장이 정말 큰 일이기는 해요.
몇일 몸살처럼 비실거린 답니다.^^

지는 김치통속에 들어가 있는 왕건이 무!!!
근디 남편 프사에 있는 잘생긴 젊은 총각은 누구래유?

네 잘 익은 큰 무가 시원하고 맛있죠^^
그 총각은 한국을 상징하는 옷을 입은 총각일 뿐입니다.
세계 각국 사람들이 모이는 스팀잇에서 한국인을 상징하고 싶었나 봅니다.
하지만 묘하게 닮았더라고요^^

@golfga 님, @clayop님께서 소모임 지원하시려고 하는데, 제가 일단 미주 소모임 신청을 해보았습니다.
https://steemkr.com/kr/@clayop/46afxz
10명 만들어서 같이 지원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참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리더 해주셔도 좋구요

참여는 했구만유.....
지가 요즘 약국을 자주 가는구만유.
그 약국만 가면 달팽이님 생각이 나유.

어느 약국 다니시는지 모르지만 혹시 필요한 일 있으시면 언제든지 알려주세요^^ 혹시 도움될 일이 있을지도요~

환상적입니다.

김치 좋아하세요? ^^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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