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도쿄에서 쓴 일기 <한국에 가면>
나는 ‘잃어버리는 것’ 이 두려워
먼저 ‘잊어버리는’ 겁쟁이
그리움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처음부터 없었던 일처럼
냉정히 뒤돌아버리는
거짓말쟁이
아주 오랜만에 뉴욕에서의 사진을 들춰보았다.
하드디스크가 망가지면 사진들이 다 날아갈 것이기에
온라인 어딘가에 업로드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그때도 참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구나.
도쿄에서의 시간도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
떠남과 동시에 멀리하고
새로운 여행길에 나서게 되겠지.
페루에 가고 싶다.
산티아고 길을 걷고 싶다.
다이빙 자격증을 따서
바닷속도 들여다 보고 싶다.
하지만 우선 한국에 간다 .
한국에 가면 냉면을 먹고 싶다.
양념돼지갈비와 짜장면도 맛있겠다.
일년이 넘게 내버려둔 머리도 가볍게 정돈하고 싶다.
왠지 걱정되지만 건강검진도 받아야겠다.
아침에 혼자 걷고 돌아와선
엄마와 산책을 한 후 문제 몇가지를 내어 드리고
물리치료를 다녀와선 간단히 점심을 먹고
엄마와 수영을 해야지.
수영을 다녀와서는
고민과 정성을 들여 저녁식사를 차리고
개인시간을 보내면 좋겠다.
오랜만에 피아노를 칠 생각이다.
Turkish March 를 완주하고 싶다.
밤에는 역시 티비나 영화를 보며 기분전환을 해야지.
일본어와 영어는 잠시 접어두고
프랑스어에 집중하고 싶고,
프랑스 비자와 남미여행에 관한 것도
여름이 가기 전에 잘 알아봐야겠다.
아마도 가을 몇 개월정도 일할 시간이 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600만원을 모을 수 있을까.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 일을 구하면 좋으련만.
혜언니와 조와 내 친구들을 만날 것이고
아마 호와 원이도 만나게 될 것이다.
홍과 영이도 보게될테고
라, 현이, 경이등도 보게 되겠지.
쯔케멘이 가장 먹고 싶어질 거다.
맥도날드의 새우버거와
라이후와 마루에츠의 연어회와 초밥도
세븐일레븐의 달걀 오니기리도.
깔끔하고 정확한 대중교통과
늘 최선을 다하는 서비스업 종사자들과
깨끗이 정돈된 거리 생각이 나겠지.
참 이뻤던 꽃과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길고양이들도.
떠나기 전에 좋은 곳에서 스시, 이탈리안,
모던한 일식 등을 맛보고 싶다.
어디가 좋으려나.
2014년 6월 9일
도입부분 보고 노래 가사인 줄. 4년 전 네이버 블로그에 써놓은 것이다. 블로그에 올려둔 사진이 있어 ‘저녁식사’ 로 검색했는데 찾는 사진은 나오지 않고 까맣게 잊고 있던 일기가 등장했다. 계속 검색을 하려다가 <한국에 가면> 이라는 제목 때문에 글을 열어 보았다. 언제 이런 일기를 썼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한국에 가기 전에 썼겠지만서도.
일본에서의 삶이 퍽이나 좋았나 보다. 행복한데 그리워할 자신은 없다고 써놓은 것을 보면. 한국에 가는 것이 싫지만은 않았나 보다. 무얼 해야지, 무얼 해야지 조잘댄 것을 보면. 내가 쓴 게 맞긴 한가 보다. 먹고 싶은 것, 맛있었던 것, 먹어야할 것을 저리 적어 놓은 것을 보면.
냉면을 먹었고, 머리 기장을 잘랐고, 친구들을 만났다. 엄마와 수영을 했고, 건강검진을 받았고 400만원을 모았다. 페루도 다녀왔고, 산티아고 순례길도 걸었고, 프랑스에도 살았다. 저 중에 하지 못한 것은 Turkish March 완주와 스쿠버 다이빙. 여전히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가? ..그건 모르겠다.
이제서야 짐을 싸고 있다.
하루에도 기분은 수십 번씩 바뀐다.
도피를 해보려 스팀잇에 들어왔다가도
마음만 더 복잡해져서 나간다.
나는 이 곳에 대체 무슨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2018년 2월 9일
Cheer Up!
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무엇을 짓는다는 것이 쉽게 할 수 없는 것들인데, 이야기도 잘 짓고, 밥도 잘 짓고, 이제는 새장을...
허무는 것이 어려울지, 짓는 것이 어려울지 고민하게 되는 글입니다. 뒤에 쓰신 시와 더불어...
이터널님, 방심하고 있으면 가끔가다 이렇게 깊이 와닿는 얘기 한번씩 던져 놓고 가신다니까!? 아이디 하나로 두 사람이 쓰는 거 아니예요? +ㅁ+ ㅎㅎㅎ 허무는 것이 어려울 지, 짓는 것이 어려울 지... 저도 당장은 모르겠지만, 새로 짓기 위해 허무는 마음과 없애기 위해 허무는 마음은 또 다를 거란 생각이 듭니다. 으헝헝
하하...어떤놈인지 수배해야겠어요. 스팀잇할때 옆에 꼭 붙드러 놓고 있게요. ㅎㅎㅎ어제 댓글 쓸 때부터 자꾸 유고걸 가사가 생각난다는...고민 고민 하지마...girl...ㅠㅠ미안요...그 놈 잡으러 가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 아냐.. 제가 보기엔 이놈이 그놈이예요 ㅋㅋㅋㅋㅋ
민트빌라님이 쓰신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 오르는 순간을 체감할 것 같아요. ㅋㅋㅋ
도망가지 못하게 잘 붙잡아 놔야겠네요!
springfield님은 뭔가... 깊이가 있으시네요.. 저는 한국에 돌아올 때 먹고 싶은 음식 목록만 떠올렸습니다...
아니 송블리님 ㅋㅋㅋ 뭔가 깊이가 있다고 하셔놓고 냉면과 돼지갈비 구절을 가장 인상적으로 읽으시면 어떡합니까 ㅋㅋㅋ 저때 무슨 심정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지금 심정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저도 지금은 음식때문에 갑니다 ㅎㅎㅎ :-)
그래도 4년전에 계획했던 대부분의 일을 하셨네요.
가끔은 자신의 예전글을 돌아보는것도 도움이 되는군요.
그때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을 비교해보면 지금이 더 행복하지 않으신가요?? 그러기를 바랍니다.
외로움은 우리 모두가 짊어져야 할 십자가라고 생각해요. 잠시 잊어버리는것뿐
천재님 :-) 짐싸기가 싫은지 자꾸 스팀잇에 알짱대네요 ㅎㅎ 써놓은 것들이 계획까지도 아니고 그냥 '하고싶다' 정도였는데.. 했더라구요. 저도 의외였어요. 저 때보다 지금이 더 행복한 지는 모르겠네요. 그럼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은 듭니다. 저 또한.. 각자가 짊어진 십자가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외롭기도 하는 것이겠지요? 오늘따라 몰아치는 감정에, 생각이 정리가 안돼 뭐라고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늘 찾아와 이야기 건네주시는 천재님께 항상 감사해요 :-)
감정이 주체가안될때는 자신을 놓아버려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푸는거죠
네.. 근데 여기에는 풀면 목격자들도 많고 지우지도 못하고 흑역사 당첨! ㅋㅋㅋ ;ㅁ;
저는 흑역사 이벤트에 제 조그마한 흑역사를 풀어놓았답니다... 지울까말까 고민중
저 천재님 호떡보고 진짜 숨넘어갈 듯 웃었는데 ㅋㅋㅋㅋㅋ 지우지마요 ;ㅁ; ㅋㅋㅋ
ㅠ 아 호떡말고 다른글인데 음 보여드릴까요?
ㅋㅋㅋㅋㅋ 미끄러질때 부여잡은 아저씨는.. 괜찮으신거죠? ;ㅁ; ㅋㅋㅋㅋㅋㅋ
에서 쏟아져나오는 무수한 바램들이
예뻐서, 속삭이는 듯해서 너무 좋아요......
시 같아요.
씨마님이 이쁜 시선과 마음을 가지셔서 그런 것 같은데요? 지난 일기에 숨과 온기를 불어넣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와 귀국하시는 건가요. 한국에 드디어 봄이 오네요^^ 한국에서 펼쳐질 봄님의 감성을 또 기대합니다. 짐을 꾸리며 여러가지 생각에 잠길 듯 합니다. 지나온 날, 앞으로 펼쳐질 날들. 부디 원하시는 계획들이 기대 이상으로 열매맺길 바랍니다ㅎ 귀국을 환영하고 축하드려요!!
소울메이트님 :-) 열매를 맺기 위해선 씨앗도 뿌리고 물도 주고 햇빛도 비춰주어야겠지요? 농사일 서툰 한량이라 사막에 내어 놔도 알아서 자라는 선인장이 제겐 적합한듯 싶으면서도.. 그래도 봄이니까. 봄이라는 것에 기대해봅니다. 반겨주셔서 감사해요. 정말 얼마남지 않았네요 :-)
컨디션 관리 잘하셔서 내내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 만드세요^^
개털님 :-) 비행만 28시간에 경유까지하면 약 33시간의 여정이 될 듯 하여 떠나기 전 미리 푹 쉬는 중이랍니다. 늘 감사드려요!
와락! 조심히 잘 들어가세요. 너무 심란해 하지 마시길...
다 잘 될거에요. 혹여 잘 안되는 거 같아도 멀리 보시면 좋은 길로 가는 것일 거에요.
가셔서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여전히 행복하실테니 마음 평안하시길 두손 모아요.
추우니까 따뜻한 옷도 챙기시고요.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와락!! 마이해피써클님의 진심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 노란 화살표만 따라가며 걷는 그 때가 좋았다는 생각이 종종 들지만 ㅎㅎㅎ 한국의 찬바람을 맞으면 정식이 번쩍 들 것 같습니다. 지금은 한국가면 뭘 먹을지 한가득 적어놓은 리스트를 보며 열심히 짐을 싸야지요! 저도 해피써클님이 어디서든, 여전히 행복시도록 두 손을 모아요. 늘 감사해요 :-)
그래도 계획했던 바의 절반 이상은 이루셨군요!! ㅎㅎ
남은 과제가 있어야 하나하나 해치우는 즐거움이 있지 않을까요? :) 한국들어오시면 냉면에 양념갈비부터 드셔야하는거 아니신지..
그래퍼님 ㅎㅎ 그러게요. 4년을 날로 보낸 줄 알았더니 찔끔찔끔 뭔가 하긴 했네요. 해치우는 재미가 있도록 할 거리를 좀 만들어봐야겠군요! 당장은 짐부터 싸야...ㅋㅋㅋㅋ 냉면과 양념갈비도 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길 바랄 뿐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