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라이프] 하나. 찡쪽에게 배신당하다

in #kr7 years ago (edited)

찡쪽이라고 혹시 아세요? 태국에선 흔히 만날 수 있는 도마뱀 종류인데 남자성인의 새끼손가락정도, 새끼들은 훨씬 작죠. 도마뱀이고, 파충류 같긴 한데, 살구색 빛을 띤 반투명인 도롱뇽이라고 보면 됩니다.

저번에 @odongdang님도 도마뱀 이야기를 올려주셨더군요 https://steemit.com/kr/@odongdang/4kxfcj 미국의 애기 도마뱀이랑 태국의 찡쪽은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처음보는 사람들은 대개 귀여워하는 편이지만 징그러워서 싫다고 하는 분도 꽤 많기 때문에 사진은 첨부하지 않겠습니다. 아마 태국에 서식하는 도마뱀 중 가장 작은 종류이고 울음소리를 따라서 찡쪽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진짜 이름은 모르겠습니다. 뚜께히야라고 불리는 큰 도마뱀들도 산기슭이나 물가에 가면 만날 수 있는데, 뚜께나 히야가 같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큰 것은 덩치큰 성인 만큼 큽니다. 거의 악어포스죠. 하지만 겁이 많아서 대부분 인기척을 느끼면 먼저 도망가는 편이라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사람을 겁내지 않는 애들도 있다고 하는데 제가 만난 애들은 다 겁이 많아서… 걔들중에도 무서운 애들이 있다고 하니까 누가 개를 더 조심하라고 충고하더군요. 그건 사실입니다. 태국에서 개들은 거의 들개 수준인데 - 사실은 늑대에 가깝죠 - 밤되면 몰려 다니며 사람들을 위협하니까요.

아무튼 찡쪽은 집안에 상당히 많습니다. 귀엽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별로 문제가 안되지만, 이게 징그러운 분이라면 태국에서 살기 힘들어집니다^^ 근데 얘들은 천장이나 벽에 달라 붙어서 인기척이 없는곳에서 잡식으로 이것저것 먹는다고 알려져있습니다. 특히 모기 파리 등 귀찮은 곤충들을 잡아먹어 주기 때문에 사람들의 입장에서만 보자면 이로운 애들이죠.

또 많은게 바퀴벌레인데요. 태국 바퀴벌레들은 한국애들보다 훨씬 겁이 없습니다. 대개 겁을 안내는 건 아니지만 간이 매우 큽니다. 사람들이 가까이 가도 잘 도망가지 않는데 대개 큰 애들이 많아서 좀 무섭죠.

저는 항상 찡쪽이 바퀴벌레를 잡아줄거라 믿고 있습니다. 사람들도 바퀴벌레 작은 것은 찡쪽이 잡아먹기도 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항상 기대를 하고, 또 그래서 귀찮은 일을 대신해주는 찡쪽에게 고맙기도 하고, 목욕탕 같이 먹을 것이 없는 공간에선 과자도 가끔 뿌려줍니다. 힘내서 모여 살다가 바퀴벌레좀 잡아주기를 바라면서 말이죠.

제가 이제 3년 꽉 채우고 4년차 방콕생활 시작하는데요… 오늘 처음으로 불륜의 현장을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바퀴벌레랑 찡쪽 둘이서 쓰레기 통을 사이좋게 뒤지는 걸 목격했습니다. 제가 나타나자 둘은 정말 불륜현장을 들킨 것이 미안하기라도 할 듯 갑자기 둘 다 행동을 멈추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저를 나란히 바라보더군요.

찡쪽에게 배신당했네요… 뭐 바퀴벌레만 일방적으로 미워한 저도 잘한 것은 아니지만… 이제 찡쪽에게 바퀴벌레를 잡아달라는 요구는 않으려 합니다. 둘이 그렇게 사이좋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태국 사람들은 찡쪽이 낙마해서 땅에 떨어지면 롯또를 산다고 하는데 것두 들은 사실이라 확실치는 않습니다. 찡쪽도 도마뱀종류라 잡히면 꼬리를 끊고 도망갑니다.

태국라이프, 찡쪽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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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Very good

ㅎㅎ
이름이 비슷하네요. 인니에선 찌짝(우는 소리에서) 이라 부르고 큰놈은 또껙(역시 우는 소리)이라고 불러요. 찌짝은 저도 귀여워 하는데 또껙은 좀... 생긴것도 혐오스럽고 공격성도 있어 위협하면 대들거든요. ㅎ

신기합니다. 인도네시아에선 얘들을 그렇게 부르는군요. 같은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noah326 님 인도네시아에 계셨는지요?

ㅎㅎ 사업체가 그쪽에 있어 지금도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다.

ㅎㅎㅎㅎ 불륜현장이라니... ㅎㅎㅎ
이제 모든 걸 다 아셨으니 더이상 목욕탕에 과자 뿌리기는 없는 건가요?

ㅋㅋㅋ 예리하십니다. @bree1042 님 그렇지 않아도 이 괘씸한(?)것들에게 과자를 줄지 말지 고민중입니다 ㅋㅋㅋ

ㅎㅎㅎ 배신당하셨네요.. 저도 태국은 한번쯤 방문해보고 싶은데. 정말 재밌는곳 일것같아요 ^^

넵~ 태국 정말 재밌는곳입니다. 매력이 있죠!

이름이 귀엽네요, 찡쪽~ ㅎㅎ

그쵸? 이름이 일단 귀엽습니다. 저는 찡쪽이란 이름을 들을 때 마다 왠지 순천만에 있는 짱뚱어가 생각난답니다. 왠지 좀 닮은 것 같기도 하고요…

그 마음 저도 이해합니다. 알아서 처리해주길 믿고 있었는데 나란히 사이좋게 공생하고 있다니... 착한 찡쪽이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엽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여기랑 멕시코가 참 먼데도 비슷한 점이 많아요!
멕시코에도 집에 늘 도마뱀이 있었었는데 여기서도 보이네요. 전 귀여워서 예뻐하는데, 순간 빨리 움직일 때 잘 못보면 바퀴벌레인가 싶어서 덜컥덜컥 놀란다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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