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정리

in #kr6 years ago (edited)

가장 잘 잠들었던 한 달이었다

쉽게 잠들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자려고 누우면 두 시간은 기본으로 뒤척인다. 생각이 끊임없이 이어지기 때문.

이번 12월은 침대에 눕자마자 잠이 들었고
일어나야 할 시간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잠들고 깨는 걸 항상 힘들어했던 나에겐 참 이상한 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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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4. 마지막 수업을 끝내고. 정문보다 훨씬 많이 드나들었던 중문.

졸업

여덟 살부터 스물일곱 살까지 20년을 학생으로 지냈다.
이번 학기는 내가 학생 신분으로 있을 수 있는 마지막 학기였다.
끝이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성실히 학교를 다니고 싶었다. 결석하지 않았고 지각 없었다
공부도 나름 열심히.
졸업할 때가 되니까 '이제야 행정학이 뭔지 좀 알겠더라'라는 웃픈 이야기.

학교는 시험 전 주까지 발표에다 보고서에다... 바빠 죽겠는 사람을 꽤나 괴롭혔더랬다.

아쉬운 마음은 없을 것 같았고 실제로도 없었다.
다만 '드디어 졸업한다'는 기쁨도 그리 크지 않았다.
해야 할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해야 할 일을 못 마치고 떠난다는 느낌은 없었으니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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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2 시험 끝난 다음날, 합정에서 전시와 발표​



반짝, 오늘

월 초에 연락이 왔다. 의자를 전시하고 싶다는. 언제든지 환영.
다만 의자 한 개로는 성이 차질 않았다.
전시까지 보름 정도 남은 데다 시험기간이었지만
시험이 중요한가
바로 작업 시작

전시를 3일 앞두고 완성했다.
​조그만 공간에서 짧게 한 전시였지만
사람들 앞에서 내 이야기를 할 수 있었고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확실히 다른 분야의 사람들은 나와 다른 언어를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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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asurebox Stool, Walnut, 320(w)x260(d)X440(h)​

스툴 배송


올해의 마지막 이벤트.
이 스툴도 우여곡절이 많았던 작업.
올해가 가기 전에 마치고 배송을 떠났다.

한파가 몰려온 날이었지만 올해 마지막 일이라는 생각에
잠실까지 가는 길은 즐거운 드라이브였다.

​뽀돌누나와 (@bbooaae)카페에서 만나 선물도 주고받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돌아오는 길의 한강은
그 색이 너무 파래서 동해바다가 떠오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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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잠

​ 배송하고 돌아온 날, 밤에 친구와 아쿠아 맨을 보았고
집에 돌아오니
피로가 몰려왔다.

'내일 아무것도 없다.'라고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그날도 잠을 잘 잤다.
지쳐 쓰러지듯 잠들었던 평소의 12월과는 조금 다른 잠이었지만
아주아주 잘, 잘 수 있었다.

남은 연말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내야 할 것 같다.

조용한작업실
인스타그램 : silent_woodstudio

2018.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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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바뻐서 제대로 먹지도 못했는데 나도 오랜만에 밥도 잘먹을수있었구 푹 잘수있는 날이었어어 ^^ 곧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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