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웨딩 스냅 작업을 마무리 하며.

in #kr6 years ago (edited)

얼마전에 촬영했던 지인의 웨딩 스냅 작업을
드디어 보정까지 마무리했습니다.
미용실 따로, 의상대여도 따로, 찍사 섭외도 따로...
요즘 유행하는 셀프 웨딩이죠.

단 한 번의 촬영으로 뭐가 어떻다고 얘기하기는 좀 그렇습니다만,

그래도 직접경험이니 좀 나누어 보자면...

저는 원래 인물을 안찍습니다.
여친이 없어서 평소에 찍을 사람도 없기도 하구요.

또 상업촬영이라고 하면
그래도 일정 레벨 이상의 장비를 사용하는게 보통인데
제가 그다지 좋은 렌즈를 갖고 있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안찍는다고 안찍는다고 한사코 만류했지만
제가 개중에 제일 좋은 카메라 갖고 있으니
일방적으로 의뢰를 받아 진행하게 됐습니다-ㅅ-

그런데 막상 찍어보니 셀프 웨딩에 대한 장단점이 극명하게 보입니다.

일단 장점이라고 하면...
뻔한 사진은 잘 안나온다는거. 이게 거의 유일한 장점이죠.
스튜디오 촬영 같은 경우에는
이미 촬영자가 같은 자리에서 수백명 수천명을 찍어본 노하우가 있어서
그 틀에서 잘 벗어나지를 않는데,
셀프 웨딩은 남들과는 좀 다른 사진이 나오기는 합니다.

그리고 비용에서... 아무래도 좀 싸게 먹히기도 하지요.
덩어리가 큰 비용만 따지면 의상 대여 + 미용실 + 찍사 섭외 정도인데,
특히 요즘 저가 의상이 많아서
드레스도 무려 5만원 이하로 구입할 수 있는 곳도 있더라구요.
발품만 팔면 충분히 가격을 낮출 수 있습니다.

그에 반해 단점이...
무엇보다 퀄리티입니다-ㅅ-
스튜디오를 넘는 퀄리티로 찍는게 쉽지가 않지요...
야외에서 스튜디오 만큼 잘 찍는 기사를 섭외하려면 그 돈도 만만치 않을테구요.
저같은 아마추어 찍사를 고용하면 사진 퀄이 그만큼 내려갑니다-ㅅ-
스튜디오 촬영 같은 경우 위에도 썼듯이,
같은 자리에서 수십명~수천명을 찍어본 기사가
완전히 세팅된 홈그라운드에서 찍는 거라 일정 퀄리티 이상은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사진 찍는 동네 지인 섭외해서 찍으면 퀄리티 보장이 안됩니다-ㅅ-
저처럼 말이죠-ㅅ-

그리고 비용 문제도
싸게하려면 얼마든지 싸게할 수 있지만,
제가 촬영한 이번 경우에는 그렇게 싸지 않았어요-ㅅ-
원래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라 저 먹이는 비용에,
다른 동료들까지 와서 그거 먹이는 비용까지...

그리고 제일 문제인게...
찍히는 분들이 엄청나게 피곤해합니다.
사실 스튜디오에서 찍어도 웃느라 입에 경련이 일어날 정도라고 그러는데,
이게 또 야외 촬영을 하다보니 화장실에서 옷갈아입고 한복입고 돌아댕기고 등등...
피곤한게 한두가지가 아닙니다-ㅅ-
게다가 패키지로 하면 그냥 돈내고 청순한 뇌만 가지고 가서 시키는대로 하면 되지만,
안그래도 예식 준비에 신혼여행 준비로 머리가 터져나가는 데에다가
고민거리가 하나 추가되는거죠-ㅅ-;;

일장일단이 있겠지만서도,
당일날 너무 피곤해하는 신랑신부를 보면서...
좀 그랬네요-ㅅ-
더 강하게 말렸어야 하나 싶기도 하구요 ㅎㅎ

저도 원래 여행을 가도 패키지는 매우 싫어하고
되도록이면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평생에 언제 또 있을지 모를
스튜디오 촬영을 해보는 것도 나름 괜찮지 않나 싶습니다.

정 셀프로 하고 싶다면 2박 3일 국내 여행이라도 가서
폰카에 삼각대 + 블루투스 리모콘 하나 가지고 진짜 셀프로 찍는 건 어떨까 싶기도 하구요.


다행히 예비부부가 사진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사진盲이라
반응이 그다지 나쁘지는 않은게 천만다행입니다-ㅅ-;;
지인이라고 그래도 아마추어 촬영치고는 넉넉하게 촬영비를 챙겨줬는데
이제는 돈 더받고 하라고 해도 부담감 때문에 못하겠네요 ㅎㅎㅎ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 촬영이 될 것 같습니다-ㅅ-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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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에 종종 웨딩촬영하는 분들이 보이던데, 이런 고생이... 어쩐지 예비 신랑 신부들이 엄청 피곤해보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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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외로 피곤해합니다-ㅅ-
그래서 셀프 웨딩할 경우에는
가급적이면 운전자도 섭외를 하는 편이 좋아요...

지인이면 정말 부담감이 클 것 같긴 하네요..

그래서 원래 친한 사람일수록
절대 찍어주지 말라는 불문율이 있는데...
그걸 어겼네요-ㅅ-ㅋㅋㅋㅋㅋ

저도 읽으면서 공감했어요- 이런 저런 득과 실이 있겠지만 일단 평생에 몇 번 없을 스튜디오 촬영을 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거품은 좀 빠지면 좋겠어요..

저는 신혼여행 가서 셀프 웨딩 촬영을 했어요. 저렴한 드레스 구입하고, 헤어 장식 빌리고, 삼각대 놓고 이리 저리 뛰며 찍었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ㅋㅋㅋ 역시 퀄리티가.. 너무 떨어졌던..ㅠㅠ 그래도 추억입니다.^^

와... 진정한 셀프로 하셨군요ㅋㅋㅋ
셀프 웨딩의 결정적인 장점을 제가 빼먹었네요.
추억이죠 뭐 ㅎㅎㅎ
그 때는 잘 못찍고 어설픈 것 같아도,
지나고 보면 고생한 셀프 촬영이 보다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번 부부도 퀄리티보다는 그렇게 아는 사람들끼리 지지고 볶는 추억을 좋아해서 저한테 맡긴거라서요 ㅎㅎ

제 기억엔 스튜디오에서 찍어도 배고프고 피곤해요. ㅋㅋ 다만 몇 안되는 인생샷 중 2개를 스촬에서 건지긴 했어요.

와... 보여주소서...
조명과 다이어트의 집결체!!

조명과 화장과 다이어트의 집결체이지만 보여드릴 수는 없습니다.

완전 궁서체군요-ㅅ-

고생하셨네요. 저도 비슷한 이유로 손사레를 쳤던 기억이 납니다.
남의집 귀한 행사 망칠까 무서워서...덜덜 ㅋㅋ

저도 사실 제일 중요한건 제가 부담이 된다는 것이었는데,
고갱님이 못찍어도 괜찮다, 셔터만 눌러달라고 해서 갔다가
이런 변을....ㅋㅋㅋㅋㅋㅋ

조금은 다른 이야기지만 제 친구도 레스토랑을 빌려서 결혼식을 했는데 하객들에게 일회용 카메라를 하나씩 주더라구요. 알아서 찍으라고...ㅎㅎㅎ뭐 사진을 업으로 하는 친구라 따로 촬영하는 사람이 있긴 했지만 말이에요.

오... 그것도 재밌겠네요 ㅎㅎㅎ
일회용 카메라 이벤트 잘 기억해뒀다
주변에 결혼하는 사람 있으면 알려줘야겠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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