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2] 뜻밖의 만남, 싫음의 미학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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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을 하다 저녁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5분 전까지만 해도 전혀 알 길이 없었던 눈이 내리고 있다.

'이런 된장...우산도 없는데'

퇴근 전엔 반드시 그치길 바라며 가장 가까운 식당으로 피신했다.

주문을 하고 음식을 기다리는데 왠지 모르게 옆자리가 신경쓰였다.

별 생각없이 고개를 돌렸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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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이 한 마리가 살포시 앉아 있는 게 아닌가!

화들짝 놀라 나도 모르게 '어맛!'하고 소리를 내고 말았다.

하지만 야옹이는 새초롬한 자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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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동도 없이 자리를 지켰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고양이를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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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웬걸,,, 내 시선을 사로잡은 야옹이 다리의 깁스.

측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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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 마음을 읽었는지 빤히 렌즈를 응시하는 야옹이.

평소 같았으면 오늘은 삼박자가 완벽하게 뒤틀린 하루다.

야근, 눈, 그리고 고양이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들...

그럼에도 오늘은 왠지 그럭저럭 넘어갈 만 한 것도 같다.

답답한 야근 지옥에서 나를 구원해주듯 내 머리 위를 하얗게 덮은 눈

텅 빈 식당, 덩그러니 혼밥하는 내 곁에 조용히 자리잡은 고양이

한 살을 더 먹어서 그런지

그저 싫기만 했던 것들에 조금은 관대해진다.

아니면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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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먹은 콩나물 국밥이 유난히 뜨끈해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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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나이 듦에 따라 취향이 바뀌는 것인지 예전에 비호감이었던 것들도 봐줄만 하더라구요. 느슨해지는 건지 관대해지는건지...
정말 추운날 배속이 따뜻해져서 그러는건지..^^

시간이 갈수록 뾰족함이 사라지는 기분이지요.

네..이러다 매력까지 사라질까봐 걱정입니다. 아님 없었던 매력인데 여태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구요 헤헤...

The Egyptian Mau is probably the oldest breed of cat. In fact, the breed is so ancient that its name is the Egyptian word for “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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