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보다연애] 외모가 중요한가? 내면이 중요한가?

in #kr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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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서 외모가 중요한가? 내면이 중요한가?

“저는 이제 연애를 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돼요”
“왜요?”
“......보시다시피 제 외모가 그다지 매력적인 외모가 아니잖아요”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돼요. 사람은 외모가 아니라 내면이 중요해요. 그러니 외모보다 내면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해요.”

어느 모임에서 대화였다. 고민을 토로한 사람은 작은 키에 통통한 외모를 가진 20대 후반의 여자였고, 그 고민에 답을 해준 사람은 인문학 책 꽤나 읽었다는 마흔을 넘긴 남자였다. 그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다, 그 남자의 엉덩이를 걷어차고 싶다는 충동을 간신히 참았다. 자신이 인문학적 소양이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들이 종종 하는 실수가 있다. 그건 존재하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대신, 자신의 인문학적 신념에 현실을 꿰어다 맞추려는 것이다. 그 남자도 그랬다.

그 여자의 외모는 (각종 매체들이 각인시켜 놓은 미(美)를 기준으로) ‘못생긴’ 편이 분명하다. 그걸 부정할 순 없다. 그리고 그 외모 때문에 분명 이성과의 관계에서 크고 작은 상처를 수도 없이 받았을 게다. 남자라는 동물이 예쁜 여자에게는 친절과 관심 그리고 애정 어린 시선을, 못생긴 여자에게는 불친절과 무관심, 싸늘한 시선을 남발하는 경우는 너무 흔하니까. 반대 경우, 그러니까 잘생긴 남자와 못생긴 남자를 대하는 흔한 여자들의 태도 역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크게 다른 것 같지 않다.

연애에서 외모가 중요한 이유

누가 뭐래도 연애의 시작은 외모다. 외모가 매력적이지 않다면, 내면을 내보일 기회조차 없다. 그게 현실이다. 인간의 내면? 봐야지. 이보다 중요하고 옳은 이야기도 없다. 하지만 ‘못생긴’ 사람에게 이보다 더 공허한 이야기도 없다. ‘밀란 쿤데라’에 관해 밤새 이야기할 수 있고, ‘피카소’의 그림을 보고 눈물을 흘릴 수 있고, ‘니체’의 철학으로 삶을 살아내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 사람의 외모가 매력적이지 않다면 보석처럼 반짝이는 그 아름다운 내면은 좀처럼 발견되지 않을 것이다. 이성에게는 특히나 그럴 것이다.

외모와 내면 중에 어떤 것이 중요한가? 분명 내면이다. 하지만 그 내면을 연애 상대에게 드러낼 수 있는 기회는 외모에 있다. 그래서 연애에서 내면 만큼이나 외모 역시 중요하다. 특히나 지금처럼 겉으로 보이는 것에 집착하는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언젠가 연애를 하고 싶지만 ‘못생긴’ 외모 때문에 연애가 번번이 좌절된다는 고민을 토로했던 대학생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때 그에게 “이제 책 놓고 살 빼고 외모를 가꿔”라고 말했다.

그 아이는 실망한 듯, 서운한 듯 표정을 지었다. 철학과 소설을 좋아하는 그 아이는 내 대답이 못내 실망스럽고 서운했나보다. 그 아이는 내게서 '외모보다 내면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나보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연애에서 외모는 중요하다. 외모는 대체로 타고나는 것이다. 하지만 못 생겼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내면이 아름답다면 좌절할 필요는 없다. 호감이 가는 상대에게 자신의 내면을 내보일 기회를 갖는 정도의 외모는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으니까. 어찌 되었든 외모는 중요하다.

외모는 내면을 지배한다.

우리는 외모와 내면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외모와 내면은 각자의 영역으로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 않다. 쉽게 납득할 수 없겠지만 외모는 내면에 영향을 미치고, 내면은 외모에 영향을 미친다. 이 삶의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외모가 중요하다는 말의 진의를 이해할 수 있다.

외모의 문제는 단순히 외모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외모에 관해 편견 하나. 그건 외모가 아름답지 않은 사람은 내면이 아름다울 거라는, 또 외모가 아름다운 사람은 내면이 아름답지 못할 거라는 편견이다. 이건 정말 편견이다. 현실은 다르다. 외모가 ‘못생긴’ 사람은 내면까지 뒤틀어진 경우가 많고, 외모가 ‘아름다운’ 사람은 내면까지 매력적인 경우가 많다. 돌아보면 너무나 당연한 사실 아닌가?

외모가 ‘못생긴’ 못한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얼마나 많은 냉대와 무시 같은 상처를 받았을까? 그 상처로 인해 내면마저 뒤틀어져 있는 경우는 흔하다. 그래서 외모가 ‘못생긴’ 이는 일단 타인을 경계하고 심지어 맥락 없는 공격적인 모습마저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외모로 사람들로부터 관심과 애정을 받아온 사람은 대체로 타인들에게 친절하고 호의적이다. 이처럼 외모는 한 사람의 내면까지 영향을 미친다.

타고난 외모에 따라 ‘외모-내면’ 사이에 선순환과 악순환이 반복되는 경우는 흔하다.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사람은 그 때문에 덜 뒤틀어진 내면을 갖게 되고, ‘못생긴’ 외모를 가진 사람은 그 때문에 더 뒤틀어진 내면을 갖게 되는 경우가 존재한다. 이 삶의 진실은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이에게는 더 없이 희망적인 이야기고, ‘못생긴’ 외모를 가진 이에게는 더 없이 절망적인 이야기다.

‘아름다운’ 사람들이야 잘 살 테니까 넘어가자. 문제는 ‘못생긴’ 사람이다. ‘못생긴’ 사람들은 이 악순환을 어떻게 끊어 낼 수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성형수술 같은 극단적 방법(요즘은 이것도 극단적인 것도 아닌 것 같지만)인 방법도 좋고, 아니면 다이어트, 화장, 세련된 옷차림 같은 일상적인 방법도 좋다. 무엇이든 좋다. 외모에 신경을 써야 한다. ‘외모-내면’의 악순환은 바로 외모로부터 시작되었으니까.

사랑 받을수록 매력적이 된다.

연애를 시작할 수 있을 정도의 외모를 가꿀 수 있다면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사랑받으면 예뻐진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안다. 외모가 내면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동시에 내면이 외모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연예계에는 ‘카메라 마사지‘라는 말이 있다. 못생긴 사람도 카메라 앞에 오래 서면 예뻐진다는 말이다. 데뷔할 때는 너무 못생겼었는데, 어느 순간 매력적인 모습으로 변신한 배우들을 생각해보자. 성형수술이나 변신술에 가까운 화장을 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매력적이 된 배우들이 있다.

‘카메라 마사지’의 비밀은 무엇일까? 아무리 못생긴 사람이라도 사랑을 받으면 매력적이 된다.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는 못생긴 무명배우는 그냥 못생겼을 뿐이다. 하지만 그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면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 그러니까 카메라 앞에 자주 노출되면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세상은 그를 개성 넘치는 매력적인 외모를 가졌다고 말해준다. 그건 분명 유명해졌기에 가지게 된 후광효과 덕도 있겠지만, 사랑받기 시작하면서 달라진 내면에 따라 외모 역시 변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요한 건, 단 한 번의 사랑을 시작할 수 있으면 된다는 사실이다. 그러기 위해 외모가 필요한 것이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한 번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아름다워질 수 있다. 내면도 외모도 모두. 우리의 삶을 통째로 변화시킬 그 연애의 시작이 외모이기에 내면을 가꾸는 만큼 외모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삶의 진실이 이렇기에, 아름답지 못한 외모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사람에게 내면 타령만 하는 인간들의 엉덩이를 걷어 차주고 싶은 것이다.

안다. 어찌 내면보다 외모가 더 중요할 수 있을까? 항상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모의 중요성에 대해 강변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지만 추한 내면을 가진 사람이 끔찍하다면, 추한 외모를 가졌지만 아름다운 내면을 가진 사람은 안타깝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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