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보다연애] 남자의 섹스, 여자의 섹스
사회적인 혹은 생물학적인 차이 때문에 남자와 여자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니 당연히 섹스를 대하는 생각이나 태도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연애 초기에는 섹스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이나 태도 때문에 크고 작은 마찰을 피할 수 없다. 조금 더 세련되고 성숙한 연애를 위해 남자의 섹스와 여자의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강박증’적인 남자의 섹스
“좋아하는 화가가 전시회하는 데 오늘 거기 갈까?”
“좋아, 근데 먼저 모텔부터 갔다 가자”
‘남자는 하루 종일 온통 섹스 생각밖에 없어!’ 연애 경험 꽤나 있는 여자들이 종종 하는 말이다. 조금의 과정이 섞이긴 했지만 전적으로 부정할 수만도 없는 이야기다. 정직하게 말해보자. 연애를 하게 되었기 때문에 섹스를 시작하는 남자도 있지만, 섹스를 하기 위해 연애를 시작하는 남자도 있다. 사회적인 이유에서건, 생물학적인 이유에서건, 남자는 연애를 하면서 섹스에 아주 큰 비중을 두는 건 사실이다. 그러니 여자 친구가 함께 데이트하기 위해 전시회에 가자는 이야기에도 모텔부터 먼저 가자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남자의 섹스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정신분석학적 용어를 빌려 설명하자면, 남자의 섹스는 ‘강박증’적이다. 앞서 설명한 바 있듯이, “강박증자는 대상을 자기 자신의 것으로 간주하며, 타자의 욕망과 그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강박증자는 성관계에서도 상대를 우연적인 용기나 매체로 보기에 상대방을 대체 가능하고 교환 가능한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모든 남자들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많은 남자들은 섹스에 관해서 강박증적이다.
남자들은 섹스하는 상대를 자기 것으로 간주하려고 하고, 상대의 욕망이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섹스할 때 여자 친구의 감정 상태나 컨디션을 섬세하게 살피기보다 자신의 성적 욕구에 더 집중하는 남자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여자 친구가 있으면서 다른 여자와 섹스를 하려고 애를 쓰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강박증적인 사람은 섹스 상대를 우연적인 매체나 용기로 보기에 그 상대방은 대체 가능하고 교환 가능하기 때문이다.
‘히스테리’적인 여자의 섹스
“좋아, 근데 먼저 모텔부터 갔다 가자”
“알겠어. 오빠 좋은 대로 하자”
여자는 전시회에 가고 싶었지만, 남자 친구가 모텔부터 가자는 제안에 좋다고 했다. 하지만 내심 한편으로는 찜찜하다. ‘나랑 만나면 섹스 말고는 하고 싶은 게 없는 건가?’라는 약간의 불안감이 밀려왔기 때문이었다. 남자의 섹스가 ‘강박증’적이라면, 여자의 섹스는 ‘히스테리’적이다. 여기서 말하는 히스테리란 일상적인 개념(분노, 짜증 같은)이 아니라 정신분석학적인 개념이다. “히스테리 환자는 (중략) 타자가 무엇을 욕망하는지 알아내려 한다. 그녀는 스스로 타자의 욕망을 지속시킬 수 있는 특정한 대상이 되려고 한다.”
모든 여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여자는 대체로 ‘히스테리적’이다. 남자 친구가 무엇을 욕망하려는지 알아내려고 하고, 남자 친구의 욕망을 지속시킬 수 있는 특정한 대상이 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앞서 대화에서 여자 친구는 전시회를 가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모텔로 가기로 한 것이다. 여자의 섹스 역시 ‘히스테리’적이다. 여자는 자신의 성적 욕구를 직접적으로 피력하기보다 남자의 성적 욕구를 수용해주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여자는 대체로 섹스에 대해서 남자보다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 이는 ‘여자는 정숙해야 돼!’라는 왜곡된 성 의식의 영향이 크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히스테리’적인 사람은 자신보다 타자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여자는 섹스에 관해서 ‘히스테리’적이기에 자신보다 타자를 강조한다. 그래서 섹스에 대해서 남자보다 수동적이고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혹시 오늘 남자 친구가 섹스할 기분이 아니면 어쩌지? 섹스할 컨디션이 아니면 어쩌지?’라며 타자를 강조하기에 섹스에 대해서 수동적이고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공감가는 글이네요 차이점은 어느정도 인정하면서도 트러블이 생기게 마련이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