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라이프 x 크립토 나이트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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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 라이프

암호화폐에 발을 들인지 만 3년이 넘었다. 처음 비트코인을 사고 1/3토막이 났고, 이를 만회해보고자 산 비트쉐어에서 1/6토막이 났을 때만 해도 맨탈에 큰 문제는 없었다. 오히려 암호화폐가 제시하는 철학과 신기술에 매료되어 백서들과 논문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 때는 주변에서 주식 얘기 할 때도 별 관심이 가질 않았다. 공부할수록 코인들의 미래가치에 대한 확신이 생겼고, 매주 로또를 사느니 빗코를 샀다. 매주 만원 정도는 암호화폐 수업료로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가끔 목돈을 투자하고 싶을 때가 있었는데, 와이프 말을 잘 듣기에 사질 못했다. " 여보 이더륨이란게 있어. 한 3백만 투자하면 안될까? 1000이더 쯤 갖고 싶다" 하아. 그만 회상하자.

그렇게 수익률 암흑기를 지낼 때만 해도 나의 일상생활은 별 문제가 없었다. 애기도 보고, 운동도 하고, 책도 많이 읽고. 그런데 올 초부터 가격이 오르니까 이전 같지가 않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폴로닉스 로그인을 한다. 가지고 있는 잡코인들 수익률을 보며 기뻐하거나 한숨 쉰다. 마진을 한번 해보니 숏쟁이가 되었다. '이건 버블에 대한 엄중한 경고다! 나의 철퇴를 받아라!' 철퇴가 잘 안들어 간다. 업무중에 계속 초조하다. 자꾸 핸드폰을 힐끗 거리게 된다. 밥 먹는 시간에 동료들과 대화가 줄었다. 점심시간에는 땡글, 채인톡, 스팀잇 등의 글들을 읽느라 정신이 없다. 오후도 업무에 집중할 수가 없다. 버블에 대처하는 정부정책부서처럼 고민을 하고 철퇴를 날려야 한다. 그러면서 업보트도 해야하고, 그룹채팅 방 글을 읽기 위해 화장실을 자주가게 된다. 뭔가 문제가 있다.

먼저 내 업무에 집중을 못하는게 가장 안타깝고, 걱정스럽고, 미안하고, 위험하다.
밀린 일정을 만회하기 위해 주말에도 나가 일을 해야 한다.

내 눈에 미안하다.
조그만 핸드폰 액정을 오랜 시간 쳐다보고 있자니 가끔 초점이 맞지 않을 때가 있다.
와이프가 안경을 바꿔줘야 하는데...

개인 공부도 밀리기 시작한다.
일년에 30권 정도는 읽었는데, 상반기가 끝나갈 때 까지 열권도 못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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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dly가 보내주는 밀린 rss 읽을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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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세라에서 듣기 시작한 강의도 데드라인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운동할 시간이 없으니 배가 나오기 시작한다.
와이프는 그래도 멋지다고 한다.

아마 암호화폐 세계에 뛰어드신 분들의 상황도 비슷하리라 생각된다. 트레이딩 창 보고, 단톡방 보고, 커뮤니티 글 읽고, ICO 참여하고 이러면 하루가 짧다. 스티밍을 하는 스티미안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글 읽고 큐레이션 해야하고, 댓글도 달아야 하고, 매일 글도 쓰고 싶고.

디크립트 라이프의 시작.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한주였다. 크립토 디톡스가 필요한 시점.
마진을 끊었다. 렌딩 봇을 이용하여 남는 코인들 다 렌딩으로 보냈다. 업무에 집중 할 수 있다.
단톡방의 참여를 줄이다. 밀려있는 글들은 정독을 포기하고 그냥 스킵한다.
문제는 스티밍이다.
뭔가 슈퍼영웅으로서 책임감이 느껴지기는 하는데, 넘쳐나는 kr 글들을 읽을 수가 없다.
논의하거나 논쟁에 참여할 자신이 없다.

크립토나이트

그냥 크립토나이트가 옆에 있다고 생각해야겠다.
힘빠진 데드풀은 스티밍을 좀 줄여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 안녕! 은 뻥이고..
현대 사회에서 작문은 얼마나 중요한가. 매일 허접한 글이라도 조금씩 쓸 계획이다.

그리고 글의 홍수 속에서 보팅을 잘할 자신이 없다.
스팀파워를 위임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한사람의 기쁨이 여러명의 질투를 불러올 것 같기도 해 망설여진다.
그냥 제 글에 리플을 달아주시는 분들을 찾아가 최신글에 보팅해드리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보겠다.

셀프 보팅은 3일 이후로..

선형보상과 4x 보상으로 바뀐 뒤, 과한 셀프보팅 보상이 부담으로 다가온다.
한 때 셀프보팅을 통해 달러 표시를 높여 놓는게 내 글을 봐달라는 목적이 있었지만,
이제는 질투를 유발하고 오히려 보팅을 꺼리는 독이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글을 읽고 추천해 주시는 분들께 많은 큐레이션이 돌아가도록 셀프보팅은 3일 이후에 하겠다.
이로써 내 글에 대한 객관적 평가도 받고 싶은 마음이다.
멋진 문장을 쓰고 싶다!
나의 문창귀인 발동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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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적지않을 큐레이션 리워드를 많은 분들이 받아가시면 좋겠습니다. 보팅을 구걸하는게 절때로 아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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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저랑 비슷한 부분이 많아 공감이 많이되었습니다. 저는 와이프가 여친생겼냐고 하더군요 ㅡㅡ

ㅋㅋㅋㅋ 앗 저도 채팅으로 바람피냐고 ㅋㅋㅋ

앗 다들 비슷하군요..역시 사람은 다 마찬가지 ㅎ

몇 개월 전 난생 처음 가상화폐의 세계에 발을 내딪고, 한동안 환호성을 질렀었던 기억이 나네요.^^
근데... 가격이 올랐을 때나 떨어졌을 때나 솔직히 남의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뭐랄까... 난 아무 잘못(?)도 안했는데 돈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영~ 탐탁치 않은 느낌...ㅎㅎㅎ
그래서 어르신들이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한다.'라고 하시나봅니다...^^;;
감사하게도 스팀잇을 만나게 되었고, 글을 올리며 그에 상응하는 보팅을 받으며 살고있지요~~ 이게 저하고 가장 맞는 옷인 것 같아요.^^
@signalandnoise님~ 공감하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
감사합니다!

(뜨앗... @signalandnoise님... 보팅기간이 종료되고 말았네요.... 보팅이 안됩니다....ㅜㅜ 보팅금액의 많고적음을 떠나서 마음을 꼭 전하고 싶었는데... 당황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ㅜㅜ 다음에 다시 찾아뵐게요.)

암호화폐 세계에 뛰어드신 분들의 상황도 비슷하리라--> 딱 제 얘기라 섬찟했습니다 ㅎㅎ 글 잼나게 읽었어요 앞으로도 자주 오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자주자주 만나요^^

Great blog! Check out my new post @the.dajboz follow me! :)

동일한 증상입니다 ㅎ
눈이라도 보호좀 하려고 눈피로 줄여주는 모니터로 다음주 주문하려고 합니다.
블루스크린도 많이 차단되는 모니터로...
헬스클럽도 회원권 끊어서 운동도 시작했습니다.
시간을 최대한 아껴서 사용해봐야죠.
화이팅입니다~

다짐했건만 오늘도 운동은 못했네요. ㅎㅎ
성공적인 크립토라이프 보내시길 응원합니다^^

동감합니다 정말 바쁩니다
바탕화면엔 코인시세를 띄워놓고 심심하면 하강 알람이 울리는군요. 대구은행은 더이상 떨어질 곳이 없는 지옥 밑바닥인줄 알았는데 잘 떨어지네요. 35원짜리가 29원 됐군요 ㅋㅋㅋㅋ
이더 1000만 양병설은 정말 아쉽게 됐네요
책도 많이 읽으시고 강의도 듣으시고 진짜 바쁘게 사시네요
존경스럽습니다 ;ㅁ;

정말 바빠요. 그동안 즐겨보던 예능, 드라마, 미드를 못볼 지경이네요 ㅎㅎ
트윈브레이드님도 심신 건강 챙겨가면서 스티밍하시길 응원합니다^^

저도 투자를 그만두고 매일매일 시세차트 보는 습관을 끊었는데 일상생활이 조금 더 편해지고 저만의 삶을 되찾은 느낌이에요

네 남는 시간엔 독서와 운동으로 심신을 달래야겠습니다 ㅎㅎ

정말 멋진글입니다. 지금 저에게 필요한 글이죠.

와이프는 그래도 멋지다고 한다.-> 근데 이문구는 제가 들어본적이 없어서 공감을 할수가 없군요. ........

스팀 월렛이나 보유중인 다른 알코 지갑들을 한번 보여드리시죠. 어맛 멋쟁이! 바로 나올껍니다.

스팀잇자체를 안보려고 합니다. 핸드폰으로 링크 보내주면 보다가 그냥 자요.
그나마 안잔게 센터링님의 소고기 사먹은 포스팅입니다. 그건 끝까지 보더라구요.
보더니만 그제서야 저를 사람취급 하더군요.
센터링님께 감사할뿐입니다.

공감되는군요
좋은글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 챙기시며 스티밍하시길^^

다들 비슷한 상황이시네요 ㅎㅎ

ㅎㅎ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스팀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건강 챙겨가면서 크립토라이프 즐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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