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 수는 없다

in #kr7 years ago

안녕하세요~ 숑이입니다. 저는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딱 한 번 제 성격이 많이 바뀐 적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나중에 설명드리겠지만 그게 중학교1학년 정도 때부터 시작이 되어서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완전히 바뀐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을 하면서 저는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든 사람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저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항상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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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국제학교를 다니면서 선생님은 저에게 니가 변하면 더 많은 사람이 널 좋아하게 될 거야, 그리고 그 사람들의 기억에 너는 좋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을 믿었고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제 주위에는 전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몰렸고 더 많은 사람들이 저를 좋아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이대로만 한다면 적어도 제 주변 사람들에게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거라 믿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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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믿을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일어났습니다. 학기 초였는데 반 친구들끼리 오해가 생겨버렸습니다. 그렇게 저희 반 친구들 중 일부가 한 친구를 매우 싫어하고 그 친구를 괴롭히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때 양쪽 모두로부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저는 오해만 풀어진다면 다시 돌아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반 친구들의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친구들의 오해를 풀어가던 중 저는 한 친구와 같은 반이 된 후로 처음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다짜고짜 저에게 " 니가 뭔데?"라고 말하며 저에게 "넌 이 일에 신경쓰지말고 니 앞가림이나 잘해. 그리고 난 니가 진짜 싫으니까 나한테 말 시키지 마!"라고 말하고 가버렸습니다.

처음 생긴 일이라 너무 당황스러웠고 왜 나를 알지도 못하면서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나를 싫어하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그 친구에게 용기를 내어 왜 제가 싫냐고 물어봤습니다. 그 친구의 답은 정말 어이가 없었죠. "나도 몰라. 그런데 그냥 니가 처음 볼 때부터 마음에 안들었어. 그냥 싫은데 이유가 있을리가 없잖아?"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너무 멍해졌습니다. 그리고 그게 말이 되나? 라는 생각과 동시에 선생님한테 배신감이 들었습니다. 내가 변하면 나를 좋아할 거라고 했으면서 나를 좋아하지 않잖아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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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길로 선생님께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그 내용은 제가 그 동안 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변했는데 어떤 친구가 내가 싫다고 했다고 그런데 싫은데 이유는 없다고 나도 그 친구랑 처음 말 해보는 거였는데 너무 당황습다고 선생님 말대로 했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 소심하게 선생님은 거짓말쟁이라고 썼죠ㅎㅎ

얼마 후 선생님께 답장이 왔더라고요. 메일의 내용을 번역하면 이랬습니다. "내가 너에게 변하면 다른 사람들이 너를 좋아해주고 니가 다른 사람의 기억 속에 좋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다고 말한 건 정말 사실이야. 하지만 니가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너가 싫은 것도 싫은 티를 내지 않고 하고 언제나 모든 상황이 좋게 흘러가기 위해 노력했을 거라 생각해. 내가 아는 너는 그런 학생이었으니까. 다른 사람들을 위해 너를 희생하기도 하고 때로는 감정을 절제하기도 했겠지. 사실 매 순간순간이 니가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느낌이었을 거야. 그렇지만 무대가 익숙하기 때문에 니가 눈치를 못 챈 것 뿐이겠지. 알다시피 우리 학생들은 무대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언제나 완벽한 모습으로 관객들을 맞이하지. 하지만 무대 뒤에서는 어때? 그때도 그렇게 연기해? 아니잖아, 너희들끼리는 연습하다가 화도 내고 싸우기도 하고 비슷한 나이 또래의 학생들과 다름 없는 모습이지. 그러니까 내 말은 니가 조금 더 너다워져도 괜찮다는 거야. 남을 위해 너를 희생할 필요는 없어. 모든 상황이 언제나 좋게만 흘러가지는 않아. 내가 생각할 때 니가 보낸 메일 중에서 가장 너다웠던 문장은 맨 마지막이야. 그래, 내가 너에게 거짓말 했어. 이건 인정할께. 너는 모두에게 좋은 사람일 수는 없어, 그 친구처럼 그냥 이유없이 니가 싫은 사람이 있을 수 있지. 그런 사람들에게까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마! 그냥 나쁜 사람만 아니면 돼. 그러니까 앞으로는 조금 더 너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줘도 돼. 그리고 너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그냥 나쁘지 않은 사람 정도만 되면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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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메일을 보고 나서 저는 그 일에서 손을 때지는 않았지만 딱 제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했습니다. 여전히 그 친구를 싫어하는 친구들도 많았지만 그건 제가 할 일이 아니었던 거죠. 대신에 저는 저에게 그 말을 했던 친구에게 나쁘지 않은 사람이 되는 데 노력했습니다. 사실 제가 그 친구의 영어 수업 팀의 멘토였기 때문에 그 친구와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되어 그건 생각보다 쉬웠습니다. 1년 후 그 친구와 저는 어떤 사이가 되었을 것 같나요?

그 친구가 어느 날 저에게 와서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미안, 처음에는 내가 널 오해했어. 나는 니가 그냥 걔를 감싸준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니 일도 아닌 일에 그렇게 나서는니가 나는 주제 넘고 짜증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너에게 그렇게 대했나봐. 사실 너에게 그렇게 말하고 나도 내가 그렇게 말한 것에 대해 많이 놀랐고 당황했어. 바로 사과하려고 했는데 쉽지가 않더라고. 너를 싫어한다는 말 사실 거짓말이야. 직접적으로 니가 싫은 적은 없었어" 그래서 저는 그 친구에게 "그럼 난 너에게 나쁘지 않은 사람 정도는 되는건가?"라고 했습니다. 그 친구가 그 정도는 된다고 하더라고요ㅎㅎ

그 친구와는 3학년 때 다른 반이 되었지만 같은 과이기 때문에 마주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 친구와 저는 딱 그냥 친구정도의 사이가 되었죠. 하지만 다른 반 치고는 편한 사이라고 할까요? 그 정도 사이가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에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저를 잘 드러내지 않았고 저보다는 항상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결국 옳지 않은 거였죠. 그렇지만 딱 나쁘지 않은 사람 정도만 되면 된다고 생각하니 저를 조금 더 드러내게 되었고 다른 사람을 진짜 저로서 대할 수 있었습니다. 더이상 상황이 좋게 흘러가게 하려고 저를 희생시키지도 않았고요.

선생님의 이메일처럼 제가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나쁘지는 않은 사람이 될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싫다고 말한 친구가 저에게 직접 그런 말을 하게 만들었잖아요~ 저는 앞으로도 저를 싫다고 하는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 게 영영 불가능할 수도 있고 만약 그렇게 된다고 해도 저는 그러려면 저를 숨기고 희생해야 하잖아요. 그러면 저는 저의 진짜 모습으로 그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는 게 아니니까 그 사람이 알고 있는 제가 진짜 저는 아니겠죠.

혹시 여러분도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자신을 숨기고 희생하고 계시지는 않나요? 만약 그러시다면 그냥 나쁜 사람은 아니였다 정도로 기억되는 것은 어떠신가요? 저는 그 정도도 충분히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모든 사람에게 다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을테니까요. 여러분들 중에는 모든 사람에게 다 좋은 사람인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사람은 되고 싶지 않네요. 그러려면 제가 연기를 해야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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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참 좋은 말인게ㅋㅋㅋ 제가 그럽니다.
천성대로 살아서 인생이 단순해진게 문제지만요...

그런데 이게 말은 쉬운 것 같으면서도 너무 어렵네요. 내가 그럴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좋은 사람이고 싶으니까요. 저는 그래서 그러실 수 있는 @mipha님이 부럽네요.

절 부러워 하시면 안됩니다.ㅋㅋ
이렇게 살면 부작용이 가벼운사람이 되요.ㅋㅋ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아는 사람들에게...^^;;
박명수 어록 중에도
'참을인 세번이면 호구'
'가는말이 고우면 얕본다'
이것도 얼추 참 맞는 말인 것 같아요. .ㅎㅎ
너무 항상 좋은사람만 되어서는 안되는게 사회생활인가봅니다..ㅠㅠ
0.01이라도 들어가야되는 보팅파워가 없어서 댓글만 남기고갑니다. 죄송해요~

맞아요 너무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면 호구로 보일 지도 모르죠! 보팅이 아니라 댓글도 충분히 힘이 됩니다! 죄송하실 필요 없어요~

정말로 가끔은 나쁜사람도 되어보는거에요!
그렇다고 완전 나쁜사람이면 안되고....ㅎㅎ
저도 잘 적어주신 글에 읽으면서 보답이라도 드리고싶은데 못드려서 답답...ㅎㅎ 나중에 보답드리겠습니다

저는 성격이 바뀌기 전에는 제가 나쁜 사람이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제는 좋은 사람이고 싶습니다. 하지만 호의를 호의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가끔은 다시 나쁜 사람으로 돌아가도 괜찮을 것 같네요~

ㅎㅎ송이님은 지금도 좋으신분입니다^^
저한테 나쁜사람으로 돌아오지마셔요..후덜덜..

ㅎㅎ 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

ㅎㅎ 역시 송이님~^^ 역시 착한분이셨어요!!

미움받을 용기~
저는 사람을 좋아하는데 이유 없듯이 싫어하는데도 이유가 없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제가 살아온대로 계속 살아오려고요. 저 싫다는 사람 안보면 그만이거든요 ㅋㅋㅋ 범법을 저지르는것도 아닌데 제가 싫다면 그냥 저랑은 안맞는 사람일뿐이라고 생각해요.

맞아요 사람이 싫은 데 이유가 없을 수도 있죠. 싫어하는 사람은 안보면 된다는 말 주변에서 정말 많이 들은 말인데 저는 그렇다고 쉽게 사람을 내치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ㅠㅠ 아무리 안맞는 사람이라도 최대한 맞추려고 하는 것 같아서 가끔은 저도 제가 답답할 때가 있어요

저랑 정반대시네 ㅎ...
전 걍 바로 내칩니다 ㅋㅋㅋ

저도 그러려고 해봤는데 잘 안되더라고요ㅠㅠ 꼭 중간에 마음이 약해져서 그만 두게 됩니다. 부럽네요ㅠㅠ 저도 쿨하게 내칠 때는 내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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