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3] 문고판의 추억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6 years ago (edited)

출처 : http://m.news1.kr/articles/?3057414

시골에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를 나온 관계로 학교 내에 도서관이 따로 존재하지 않았었다. 각 학급에 놓은 책장 한두 개와 여기에 꽂혀 있는 삼중당문고가 도서관 역할을 수행했던 기억이 난다. 셰계문학전집과 한국문학전집류의 책들이 들어 있었다. 재정상의 이유로 이런 문고판을 들여놨을 것이며 해외 페이퍼백과 비슷한 품질의 책이었다. 그러던 문고판도서가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 출판사는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외면하기 시작했으며 독자들은 비싼 표지와 속지로 무장한 양장판이나 신국판을 구입하게 되었다. 책의 외형이나 편집은 문고본에 비해서 뛰어난 것이 사실이지만 어차피 책의 내용은 동일한 문자에 의해서 전달되는 것인데 지나치게 외형에 집착한 판매나 구입행태가 아니었나 하는 의문이 든다. 우리나라의 오래된 병폐 중 하나인 허례허식과 연결시키는 것은 지난친 비약일까?

요즘 대형 마트에서 문고판 책을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실용서 위주로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던 책을 주로 판매한다고 한다. 이미 종류도 200여 종 이상 되고 있으며 앞으로 수백 권 이상이 더 출간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책의 크기와 가격도 기존 신국판의 70% 크기에 60% 정도의 가격으로 판매된다고 한다. 이마트에서 시작한 문고판 바람은 이제 서점으로까지 번져서 점점 더 많은 문고판이 등장한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가벼워서 가지고 다니기에 편리하기 때문에 판매가 많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처음에는 베스트셀러의 판권을 넘기는 형태로 진행되어 대형 할인마트의 배만 불려준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제는 출판사와 서점이 공동으로 문고판 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독자의 입장에서 문고판으로 구입할 수 있는 책이 늘어난다는 것은 희소식임에 분명하다. 크고 무거운 책은 들고 다니기 불편하기도 하고 늘어나는 책값을 보고 있노라면 조금 책값이 내리면 더 많은 책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들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지금도 이런 고민을 완벽히 해결해준 것은 아니다. 베스트셀러 위주로 문고판을 만들다 보니 미쳐 읽지 못했던 책을 싼값에 구입하는 즐거움은 있지만 새로 나온 책은 구입할 수 없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얼마 안 있으면 출판시장도 개방되어 해외 거대자본이 들어올 것이다. 해외의 경우에는 책을 출간할 때 양장판, 신국판, 페이퍼백 등 필요에 따라서 여러 가지 버전을 동시에 내는 경우도 있고 시차를 두고 출간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의 경우에는 문고판과 동시출간은 언제 이루어질지 알 수 없다. 문고판 한 권 판매보다는 신국판이나 양장본을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매출과 마진이 많이 남겠지만 해외 거대자본이 들어와서 직접 번역하고 싼값에 책을 내게 되면 과연 국내 영세한 출판사가 생존할 수 있을까? 결국 소비자인 독자에게도 이득을 줄 수 있고 출판사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시간이다.


예전에 작성해 놓았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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