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인 척]우리 회사에도 이런 글쟁이가 있다.

in #kr9 years ago

개인적으론 그렇게 좋아하는 선배가 아니었다.
알고 있는 바로는, 정말 좋아하는 선배가 다른 회사로 가게 된 원인 제공자 중에 한 명이었다.
정치, 경제, 사회 부서에서 이름을 날렸던 선배도 아니고 대단한 특종 경험을 자랑하는 경우도 아니다.
부장급으로, 특정 부서 부장을 하다가 논설위원실로 밀려났다가 또 그 부서 부장을 하다가 하는 선배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이 선배, 글로 2분 만에 눈물을 떨구게 만든다. 몇달 전에도 매마른 듯 툭툭 던지는 문장으로 칼럼을 썼는데 참 잘 쓴다고 생각했다. 오늘 칼럼(링크)은 담담한 듯 너무 아프게 가슴을 후벼판다.

그 좋았던 근원이 명치에 걸린 것은 지난주다. 지난주의 주인공은 단연 수능 수험생들이었다. 야단법석 한쪽에 초라한 조연이 있었다. ‘행인 1’쯤 되는 열아홉살 이민호. 현장실습 중 압착기에 눌려 숨진 특성화고 3학년생이다. 또래들이 수능을 본 날 이군의 빈소는 차려졌다. 생수 공장에서 고장 난 기계 주변을 혼자 서성이는 열아홉살이 자꾸 눈에 밟힌다.

매정한 듯 툭툭 던지면서도 글에 나오는 아이들에게 가진 진심이 느껴진다. 선배의 아들이 그 또래였던가, 그 보다 조금 위였던가... 어느 새 눈 앞이 뿌옇다.

특성화고는 예전의 공업고다. 특목고를 죽이든, 일반고를 살리든, 절대평가를 도입하든, 학종(학생부종합전형)이 불공정하든 딴 세상 이야기다. 그저 대학을 가지 않아도 잘사는 꿈을 꿀 뿐이다. 얼마나 순진한 꿈이었는지는 졸업반에 현장실습을 나가서야 안다. 전공과 상관없이 주당 70시간의 노동을 감당하기 일쑤다. 하루 12시간을 일해도 수당을 합쳐 봤자 월급은 100만원 남짓. 말도 안 되는 이 현실마저 목숨을 잃어야 겨우 한마디씩 세상에 고발할 수 있다. 지난해 지하철 구의역의 김군이 그랬고, 올 초 통신사 콜센터에서 ‘콜 수’를 못 채웠던 홍양이 그랬다. 겨우 열아홉살들이다.

창피한 동료가 많은 회사지만, 이런 글쟁이도 숨어 있다. 언제쯤 이런 문장을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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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은 바로 우리 사회의 미래. 우리의 무관심으로 생떼같은 아이들이 희생됩니다. 이 사회가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지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맞습니다. 지진으로 수능이 밀려서 마음고생하는 아이들만 가여운 게 아니죠.

진솔하게 써나간.. 그러나 왠지 가슴이 먹먹해지는 기사 잘 읽었습니다. 진실을 밝히고 현실과 이상의 괴리 사이에서 막막해지는 사회 현실을 파고드는 기자분들을 다시금 존경하게 하는 글이었습니다.

참 선배가 논설위원실에 앉아서도 뜨겁게 일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라도 글을 써서 알려주실 수 있는 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기사를 읽는 순간 이건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ㅋㅋ

기자들은 먼저 울거나 티나게 화를 내면 안 된다지요. 팩트만을 담담하게 전달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좋은 기자는 독자로 하여금 눈시울을 붉히게 하고 분노하게 해서 현실에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도와주네요.

저도 그런 경험이 있어요. 네팔에서 취재를 하면서 엉엉 울고는 기사 쓸 땐 담담하게 쓰려고 노력했죠 ㅜㅜ

건조한듯 쓰고
먹막하게 읽는 것 같네요.

제가 그 동안 몰랐던 고수네요.

정말 무심한듯하지만 아이들의 대한 진심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음..먹먹해진 마음. ㅠㅠ

정말 서민을 위한, 서민의 자식들을 위한 정책이 많이 나오는 나라가 되길 바라 봅니다.

얼마나 많은 희생이 이루어져야만 시스템이 바뀌는 걸까요
무심함이 극에 달아는 오늘에서도
제 2, 제 3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에 마음이 씁쓸하네요..

님께서 주신 좋은 글마저도
사건 사고 때문인지 계속 밟힙니다.

좋은 글과 정보 잘보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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