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림이네 이야기] 80년대말 제과점 빵에 얽힌 이야기 (feat. 아버지의 벌금...)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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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seunglimdaddy 입니다.

몇번 말씀드렸지만, 저는 주말부부를 합니다.

그래서 금요일 저녁에는 1호와 2호에게 뭔가를 사주고 싶은 것이 있어서 한번씩 마나님의 호출에 따라 먹을 것을 사가지고 갑니다.

어떨 땐 닭꼬치, 어떨 땐 치킨 등등을요.... (솔직히 대부분 닭과 관련된 음식입니다. ^^;;)

대부분 좋아하지만, 한번씩 시큰둥할 때도 있는데요.

제가 40대가 되고 나니 1980년대말 아버지께서 한번씩 사오셨던 제과점 빵이 생각나네요.

30년 전으로 돌아가 그 때를 생각해봅니다.


저의 고향은 경북의 어느 조그마한 동네입니다. 80년대말에는 "OO제과", "OO 당"이 제과점의 이름이었죠.

90년대 중반 넘어서야 이름을 앞에 붙인 "OOO 베이커리"가 생겼었습니다. (아재 인증인가요...^^;;)

한번씩 친구분들과 술을 드시고 늦게 들어오시면, 그 다음날 벌금으로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는 제과점 빵을 사오셨습니다.

당시 제과점 빵의 가격을 생각해보면 단팥빵 하나에 200원, 조금 비싼 것은 300원까지 했었는데요. 지금에 비하면 참 저렴했던거 같습니다.

지금이야 개별 비닐 포장되어 있지만, 그 때는 흰 종이 상자박스에 이쁘게 차곡차곡 담아서 줬습니다.

그래서 상자 크기만 봐도 2,000원, 3,000원, 5,000원어치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당시 택시비 기본료가 500원 정도였습니다. ^^;;)

그러면 저희 삼형제는 우유 1리터를 들고와서 그자리에서 다먹어 치웠지요. (어머니께서 키가 커야한다고 일인당 500ml씩 먹게 하셨습니다. ^^;;)

제과점 빵이 귀하던 때라 보이는 즉시 입안으로 넣었을 때입니다. ㅎㅎ

아직도 고향에 가면 아버지께서 사오시던 제과점은 그 집 아들이 이어받아 하고 있습니다. "빵굼터"라는 이름으로요.

며칠 전 한식 때문에 고향에 갈 일이 있어서 그 집에서 사오신 빵이 있어 먹어보니 그 때의 맛은 느낄 수가 없었는데요. ^^;;

그나마 60~70년대보다 훨씬 먹을 것이 풍족했지만, 당시만 해도 먹고 살기 빠듯한 상황에서 한번씩 사오셨던 제과점 빵을 가족끼리 둘어앉아 먹었던 그 때가 한번씩 생각납니다.


지금은 커피숖에서 커피하나 조각케익하나 사면 1만원 내외에 달하는데요. 당시 물가가 저렴했던 것도 있지만 2~3,000원으로 느꼈던 행복은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요즘 따라 옛 생각이 자주 나는 것은 왜 그런지 모르겠네요.

자꾸만 옛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이렇게 글로 남겨봅니다. ^^

아마도 다이어트 중이라 빵이 생각 난 것일 수도 있습니다. ^^;;

미흡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팔로우와 보팅은 저에게 힘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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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림대디님의 글을 읽으며 저희 아빠가 떠올랐어요
매달 1일, 보물섬이란 만화책을 사다주시던 아빠요..
마음이 참 따뜻해집니다

보물섬이면 나이대가 나오시는데요?? ^^;;

저 나이 공개했는데...못보셔구나아~~^-^

글을 잘 쓰시네요. 잘봤습니다 ^^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 요즘은 정말 빵집에서 빵 두세개만 골라도 후덜덜하지요...

요즘은 빵을 잘안먹게 되네요. ^^;; 돈. 살. 소화때문인듯요. 소화가 잘 안되는게 가장 슬프네요.

항상 양질의 글을 써주시는군요!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양질이라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빵집가면 몇개 집어들면 만원 가까울때도 있고 넘어갈때도 있고
그래서 잘안먹게 되는거 같아요 ㅜㅜ
저희 아버지는 옛날에 차에서 파는 치킨을 자주 사오셨는데
요새는 그렇게 많이 안보이는거 같아요 ㅎ

그러셨군요.... 각자의 간식이 있었네요...^^
요즘은 말씀처럼 전기구이 통닭이 잘안보이네요...ㅎㅎ

어릴적에 아부지는
바나나빵이랑 붕어빵 간식으로 많이 사오셨던 ㅎㅎㅎ

그러셨군요.
겨울에 따뜻한 붕어빵 금방 먹으면 참 맛있지요... ㅎㅎ
점점 추억이 되어 갑니다. ㅠㅠ

30년 전의 물가수준을 지금과 비교하는 것은 상당히 앞 뒤가 안맞는 것이지만요, 그래도 그 시대의 제과점 빵 하나에 200원 300원 할 때의 가격에 대한 느낌이 훨씬 저렴하게 느껴졌던 것은 사실입니다.

저의 입맛에는 그때가 더 맛있었던거 같습니다. ^^;; 촌놈이라서 그럴 수도 있구요... ㅎㅎ

ㅇㅇ제과의 빈칸에는 서울, 영국, 뉴욕 등 선진문물을 가진 대도시 이름이 주로 왔었죠. 아예 불란서 같은 고풍스러운 이름도 있었고요. 비슷한 경험이 있어 떠올려보고 갑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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