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과 '펜스 룰'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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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룰

  7일 오후 포탈사이트에는 펜스 룰(Pence Rule)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를 차지했다.

‘펜스룰’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2002년 인터뷰에서 언급한 철칙으로, ”아내 외의 여성과는 절대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성추행 등 구설수에 오를 수 있는 행동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아내 외의 여성들과 교류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펜스 룰'은 또 다른 피해를 낳을 수 있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 2018.3.7>
http://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a9f74f6e4b0d4f5b66b7d14

팬스 룰의 본질

  펜스 룰은 성폭력을 '약자에 대한 강자의 폭력'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성적인 문제(sexual issue)로 보는데서 출발한다.

약자에 대한 강자의 일방적인 공격, 이것은 비단 성폭력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조직에 만연한 문제이다. 언어폭력, 신체폭력, 성폭력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조직 내 권력을 지닌 강자가 약자에 대해 행하는 폭력인 것이다.
<미투운동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中>

  펜스 룰 사고의 근간에는 '내가 잘못하지 않아도 억울하게 당할 수 있다'는 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결국 이러한 생각이 '펜스 룰은 최소한의 자기방어이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고죄의 양형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끌었다. 결국 이들에게 팬스 룰은 손익계산의 결과일 뿐이다.

  다음의 예를 들어보자. 동일한 폭력이지만 남성과 여성이 아닌 남성과 남성의 경우이다.

상급자인 남성이 하급자인 남성에게 폭언, 욕설, 폭행 등의 가해행위를 했다고 가정하면 쉽게 이 문제를 이해할 수 있다. 이 문제가 표면화 되면 정도에 따라 상급자는 징계를 받거나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사건이 종결된 뒤 모든 남성직원과 말을 섞지 않거나 출장에 동행하지 않겠다는 식의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해당사실을 고발한 직원과 피해자를 따돌리고 배척하는데 집중한다.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2가지 형태의 폭력을 가했다. 하나는 성폭력이고 또다른 하나는 물리력에 의한 폭력이다. 결국 펜스 룰은 첫번째 성적인 문제(sexual issue)에서는 작동하지만 두번째 문제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성추문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모든 여성을 상대로 울타리(펜스 룰)를 치지만, 물리적 폭력사건을 회피하기 위해서 모든 남성직원들을 상대로 울타리(팬스 룰)를 치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같은 폭력행위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를 나타내는 이유는 성추문에 연루되었을 때 받는 사회적 비난과 회복할 수 없는 후유증 때문이다. 성추문에 연루되는 것을 두려워 상황을 피하지만 폭언, 욕설, 폭행 사건 등에 대해서 연루되는 것은 크게 두려워 하지 않는다. 본인입는 타격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펜스 룰은 결국 손익계산의 결과인 것이다.

왜 한국사회는 공과사를 혼동하는가?

  모든 문제의 시작은 공과사를 구별하지 못하는데에서 출발한다. 여성부하직원에 대한 외모품평, 야한농담, 사적인 만남 제의, 성추행, 성폭행 등 모든 종류의 행위가 공적관계인 하급자를 사적인 영역에서 취급하려다 생기는
문제다. 상급자는 힘으로 하급자에 대해 사적인 문제를 강요하려고 한다. 남성직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업무상의 문제는 인사고과 반영, 징계, 해고, 형사처벌 등의 절차를 거쳐서 처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약자라는 이유로 폭언,폭행, 욕설 등의 사적복수를 하고자 한다. 당연히 여성상급자가 남성부하직원에게 하는 외모품평, 비하발언, 사적 심부름도 포함된다.

해결의 시작

  해결은 불리할 때 내세우고 유리할 때는 숨어버리는 '펜스 룰' 이 아니라 공과사를 철저히 분리하는데서 시작된다. 먼저 문화를 개선하고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우리사회는 그동안 강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핍박해도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다. 이러한 부당한 일들이 쌓이고 쌓여 지금에 이르러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계속되는 미투운동의 태풍은 어디까지 집어삼킬지 현재로서는 전혀 가늠이 안된다. 하지만 당장의 이익을 위해 쉬쉬하고 넘어가기 보단 폭포처럼 쏟아져 나와 제도개혁의 물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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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펜스룰이
사건발생 가능성이 낮아지니ᆢ

공감합니다. 펜스는 결국 자기 자신만을 보호하기 위한 관점이 아닐까 싶네요. 문제의 본질과는 별개로 말이죠. 불편한 문제라도 수면위로 올려놓아서 인식에도 제도에도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짱짱맨 태그 사용에 감사드립니다^^
존버앤캘리 이번편은 왠지 찡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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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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