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나무조각 이야기

in #kr7 years ago

suffering from agent orange.jpg

SUFFERING FROM AGENT ORANGE
작가 : DINH RU
제작 : 2003년

  대학 시절부터 미술품은 내 인생의 중요한 화두였다. 수많은 강의를 듣고 작품을 분석하고 공부했지만 나는 교수님께서 항상 말씀하시던 작품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었다. 과연 나에게 심미안이 있는 것인가? 아니면 훈련을 통해서라도 기를 수 있을까? 회의감에 휩싸였다. 그냥 그렇게 회의감을 가진 채 많은 시간이 흘렀고 그냥 익숙한 습관처럼 미술품을 감상하는 게 일상이 되었다. 그러한 익숙한 습관은 호찌민에서 큰 충격으로 바뀌었다.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무언가를 한 조각에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역사는 베트남 전쟁을 제외하고는 논할 수 없다. 전쟁 중 미군은 게릴라전에 용이한 밀림을 제거하기 위해 다량의 고엽제를 살포했고 이는 베트남의 산림뿐 아니라 참전군인이나 민간인들에게 큰 후유증을 남겼다.
*가장 많이 살포된 고엽제의 드럼통이 오렌지색이어서 통칭 에이전트 오렌지로 불리게 되었다.

  베트남전은 순수미술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베트남전의 영향을 받아 사회를 고발하는 현실주의적인 미술이 한동안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이 작품 또한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이 작품에서 여인은 차마 볼 수 없다는 듯 자신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고 있고 아이는 미끄러져 내려가는 형상을 취하고 있다. 아이의 거꾸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모습은 출산을 나타냄과 동시에 다음 세대로 끊임없이 전이되는 에이전트 오렌지의 고통을 표현하고 있는 듯 하다.

  슬픈 사실은 이 조각이 2003년도에 제작되었단 사실이다. 베트남전이 끝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그 피해자들은 아직도 끊임없이 고통받고 있다. 에이전트 오렌지에 노출된 참전용사 또한 아직도 수많은 질병에 시달리고 있고 노출로 인해 사람들의 변이된 유전자는 후대에 영향을 미쳐 수많은 기형아가 태어났다.

  우리나라도 14만 명에 달하는 고엽제 피해자들이 아직도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피해자들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통 속에 살고 있지만 에어전트 오렌지를 생산했던 기업 '몬산토'는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식탁을 책임지는 세계적인 종자 기업으로 변신했다.

  그들은 변신에 성공했지만 지금도 고통속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의 고통은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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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오하네요 힘내세요!

전쟁은 참 비참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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