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아버지와 1000억 나눈날
퇴근길 아버지가 뵙고싶어 연락을 드렸습니다. 식사는 마치셨기에 간식거리를 살겸 마트에 들렀습니다.
사실 작년 위암 수술을 받으신 아버지는 다행히 아직까진 건강을 잘 유지하고 계십니다. 항암을 안받기로 하신 아버지는 몸에 좋은 음식을 드시며 면역증대에 집중하기로 하셨죠.
수술전까지 엄청난 애주가셨던 아버지는 막걸리 한잔은 암예방에 좋다는 뉴스를 보신 후 짬짬이 막걸리로 알콜의 갈증을 달래곤 하셨습니다.
저도 아버지와 막걸리 한잔하며 이야기 나누는것을 좋아하기에 마트의 막걸리 코너로 향했죠. 오늘이야 말로 '그것'을 만나게 되길 바라면서 말이죠.
막걸리 코너에 도착한 저는 기쁜 마음에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아부지. 맛있는 막걸리 사서 금방 달려 가겠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번에 국순당에서 출시한 '1000억' 막걸리였습니다.
가격은 3천원대로 살짝 비싼편 이었지만 유산균이 1000억마리나 들어있기에 소화가 중요한 아버지께 적합한 막걸리일것 같아 꼭 사드리고 싶었거든요.
훈제 돼지고기에 김치와 깻잎절임을 싸서 한잔 마셔봤습니다. 유산균이 많아서인지 야쿠르트 섞은것 처럼 달달한 맛이었습니다. 막걸리 특유의 향이 거의 없어서 음료수처럼 술술 넘어갔습니다. 아버지는 살짝 달다고 하시며 썩 맘에들어 하진 않으셨지만 전 개인적으로 괜찮았습니다. 젊은 친구들이나 여성분들이 좋아할것 같더군요.
한시간 가량 아버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는데 배웅해 주시는 아버지의 야윈 모습을 보니 맘이 많이 아파왔습니다.
건강하게 곁에 계셔주실 그날까지 더 많이 찾아 뵈야겠습니다.
아버지로 산다는것, 아버지로 살아보니 얼마나 어려운 길을 걸어 오셨는지 조금은 알것 같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아름답네요.
오래오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