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것 1 + 2

in #kr8 hou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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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더워지니 으시시한 영화가 보고 싶어졌다. 그것이 그것이다. 그것1은 극장에서 매우 재미있게 보았고, 그것2는 나중에 티븨로 봤는데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1, 2를 연달아 보았다.

우선 그것1은, 다시 보니 그간 몰라봐서 미안할 정도의 걸작이었다.

대개의 영화에서 가정과 삐에로는 대개 유년기를 흐뭇하게 돌아보게 만드는 소재다. 이 영화의 장점이 여기 있다. 통념에 정면도전한다. 가정은 고통의 원천이고, 삐에로는 살육을 일삼는다.

영화 속 빌런은 고유명사로 특정되지 못한 채, 아무런 이름도 없이 그저 '그것'이라는 대명사로서 호명된다. 마치 이런 공포스런 기억 하나쯤 누구에게나 있는 일반 명사라는 듯이.

그 아무리 끔찍한 악몽이라도 직시하면 흔적도 없이 초라하게 사라지지만, 두려움에 압도되어 외면하고 도망치려 할 때 우리는 악몽에 사로잡힌다. 지상에 발 딛고 서 있던 존재들이, 지하에 몸을 숨기고 있던 삐에로에게 포획되면, 빨간 풍선처럼 허공을 떠돈다.

반면 그것2는, 전편의 성공에 힘입은 듯 물량 공세 + 까메오 공세를 했으나, 그럼에도 매우 지루하여 한 번에 보기가 힘들 정도였다.

가장 큰 아쉬움은 촬영에 있다. 1편에서 머리카락 하나까지 우아하게 영상에 담아내는 데 성공하여 감탄을 자아내던 정정훈이 2편은 촬영하지 않았다. 정정훈이 사라진 2편은 그저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려는 데 주력한다. 덕분에 영화에서 촬영감독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마흔 넘은 어른들이 악몽에 시달리며 징징거리는 모습을 봐주기가 힘들었다. 한두 명도 아닌 등장인물들의 악몽을 하나씩 에피소드처럼 나열하려니 이야기가 매끄럽지 않고 자주 끊긴다. 그나마 1편의 아역배우들이 이따금 등장하며 반가운 모습을 보여준 덕분에 영화는 간신히 활력을 유지한다.

2편이 실망스러웠으나 그렇다고, 망각의 수면 아래에서 몸을 숨기던 악몽 같은 기억이 고개를 들며 다시 다가오려 할 때 떠올릴 수 있는 영화라는 가치가 훼손될 정도는 아니다.

스티븐 킹의 원작소설도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왠지 바우만의 액체현대도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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