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보았을 때는 그저 그랬다. 김지운 감독과 느와르 영화의 팬이지만, 김지운 감독이 만든 느와르인 이 영화는 별로였다. 우선 기본적으로 신민아가 예쁘다고 생각해본 적 없는 나로서는, 신민아를 두고 저 남자들이 왜 저렇게 열심히 싸우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몇 장면과 몇몇 대사들이 이따금 생각났고, 언제 기회가 되면 다시 봐야지 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오늘 영화 '달콤한 인생'을 19년 만에 다시 보았다. 다시 보니, 이 영화는 시대를 앞선 걸작이었구나. 악명 높은, 에릭 나온 엔딩도 지금 보니, 허무함을 자아내기에 적절한 설정이었다(물론 신민아는 다시 봐도 별로지만).
-남자들에겐 모두 한단계 높은 누군가가 있다.
-보스가 선물한 스탠드는 짧고, 부엉이가 두 마리 있다.
-이병헌은 자기 집에 긴 스탠드를 만지작거린다.
-보스는 창밖으로 보이는 두 개의 탑을 종이에 그린다.
-이병헌이 왼손을 다치자, 보스도 왼손을 다친다.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장면들이 많아서, 이 영화는 생각보다 오래 회자되는 것 같다. (나는 왠지 보스와 이병헌이 분열된 자아 같다는 생각도 든다. + 오승욱은 '무뢰한'을 만들 때 이 영화를 많이 '참고'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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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ccessgr.with (74) 19 days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