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건설 재개는 어떻게 공론화에서 우위를 점했을까?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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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찬성과 반대 모두 타당한 의견이 있는 이른바
답이 없는 문제에는 끼지 않으려고 했지만 공론화위원회의 결과가
여러차례 조사로 참여자들의 변화도가 포함된게
흥미로워서 기존 생각을 잠시 깨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말하지만 이미 8월에도 원전관련 글을 썼었죠....
그땐 산업부장관이 신재생에너지쪽 수혜자란걸 뒤늦게 알고
좋지않은 마음에 한번 썼었습니다.....
막상 그 얘기는 시기가 좀 지난 얘기라 쓰진 않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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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조사 결과가 큰 차이로 그것도 재개로 나온게 의외입니다.
결과를 알기 전에 공론화위원장이 말한것처럼 설문조사는
박빙의 결과가 많았으며 @toxic-retriever 님이 말한것처럼
일반 조사를 진행하면 중단이 우세할거란 관망이 많았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그들의 결정을 뒷받침할 위원회를 만들었단 말도 있었고
때문에 절차의 문제를 지적하는 일도 공사 재개측에서 훨씬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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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놀랍게도 재개측이 20%가깝게 우위를 점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최초 조사로부터의 변화 과정을 보자면
위원회에 참여한 공사 재개 설득팀의 승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초에는 판단 유보측이 35.8%라는 1/3에 달하는 수준이었습니다만
최종적으로 유보측이 20%정도는 재개, 10%정도는 중단을 택한점에서
공사 재개측의 설득이 중단측을 이겼다고 볼 수 있겠죠.
중단에서 재개로 전향한 측도 5.3%로 반대의 경우인 2.2%보다
2배 정도로 앞서나갔습니다.
마음을 정했지만 처음엔 유보를 선택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차후 조사에서 유보층이 원전축소로 많이 몰린것을 보면
그 가능성은 적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그래프처럼 유보층이 가장 많던 2~30대가 핵심이었다고 보입니다.
정치성을 배제했다고 했지만 어느정도 정치성과 유사성이 보이는게
젊을수록 생각이 정해지지않은 유연한 계층이 많았습니다.
20대는 최초 조사에서 절반이상이 유보층일정도지요.
최초조사에서 재개,중단을 선택한 비율도 40대는 중단>재개
50대와 60대 이상은 재개>중단으로 유지되었는데
20대와 30대는 중단>재개였다가 재개>중단으로 변화합니다.
공론화 과정에서 재개측이 이들의 마음을 돌렸음을 나타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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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디서 승부가 많이 갈렸을까?
자료를 보면 안전성과 안정성으로 보입니다.
공사 재개측이 안전성으로 우위를 점했다는게 이상해보이지만
일단 찬반 양측 모두 안전성을 상위요소로 치고있습니다.
따라서 공사 재개측도 안전성을 증명해며 여기서 우위를 점했다는건
참여자들이 기존에 생각했던것보다 안전하다고 설득된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큰 변화를 보인 20대측이 최초로 공사에 반대 했을때 1위 이유가
후쿠시마와 같은 위험 때문 이라고 답변하였습니다.
모든 연령층에서 1위를 점유한 답변이긴하지만 다른 연령층이
30%정도로 선택했다면 20대는 50%가 선택했습니다.
2위는 역시 30대로 이들은 40%정도로 선택했네요.
즉 2~30대는 후쿠시마 사건의 위험으로 반대하는 생각들이 많았는데
공론화과정을 거치며 자신들이 생각한 사고의 위험도가
생각보다 낮았다고 판단하여 의견을 바꾼것 같습니다.

이 변화는 우선 중단 측이 객관적으로 위험을 입증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기존부터 원전 반대측에는 무리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사고원전수/전세계원전수X한국원전수=30%)의
사고 확률등 무리한 주장을 많이하는 김익중 교수가 있습니다.
공론화에 참여는 안한것으로 아는데 혼자 주장하는거면 상관없지만
이런사람도 문재인 정부의 탈핵 정책에 참여될 정도라
어설픈 근거로 퇴짜맞는게 예견되었단 말도 있습니다.
시민 참여단 인터뷰에서(동아일보에서 내보낸거긴 하지만) 재개측과 달리
중단측은 구체적 설명이 적었다는것도 저런 이유로 생각됩니다.

찬성 측의 안전하단 설득 역시 효과적이었던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에 대항할 수 있는 오나가와 원전이 유효했을것 같네요.
후쿠시마보다 진앙에 더 가까웠고 더 큰 쓰나미가 왔음에도 주민이
피난처로 사용까지 했던 오나가와 원전이 안전성을 재고시킨것 같습니다.
보완조치 설문에서 원전의 안전기준 강화가 1위고
서술형에서도 원전비리 척결이 가장 많이 꼽힌것도 이런 흐름으로 보입니다.

다른 주요 원인으로는 안정성으로 보입니다.
재개/중단측은 공통적으로 안전성을 높게 치지만
다른 요소에서 크게 차이납니다.
재개측은 막판에 안정적 공급이 안전성의 약간 위를 점할정도로
다른 요소들도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여기지만
중단측은 안전성이 압도적으로 높고 그다음에 환경성,
나머지 요소들은 상당히 낮게 보고있습니다.
즉 반대측은 돈을 좀더 쓰더라도 안전한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찬성측은 그정도까진 아닌것이며 그런 생각이 더 많았다고 볼수있겠네요.
안정적 에너지 공급이긴하지만 경제성과 연관된다고도 볼수있습니다.
안정적 에너지 공급은 산업에도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으며
급하게 다른 에너지로 메꾸려면 역시 돈이 더 많이 드니깐요.
또한 이렇게 따지면 경제사정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걱정하는
2~30대가 이쪽에 더 마음이 끌렸다고도 보이네요.

결과적으로 아직까지 신재생에너지가 대체할 수 없는
원전의 이점을 효과적으로 제시한 건설 재개측이
중립적인 입장의 시민들을 더 많이 끌어들였다고 보입니다.
원전의 안정성을 대체할 방안도 신재생에너지라고 하기엔
어중간한 LNG 였던점도 중단측의 실패요인이라고 생각됩니다.
가격에서도 밀리고 이미 러시아가 가스로 장난질을 많이 한 상황이라
안정적인 공급에서도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죠.
실제로 찬성측에서 LNG 공격을 많이했다는군요.
반대측이 큰 힘을 얻으려면 이부분을 해결해야할것 같습니다.

원래는 향후전망까지 쓰려고했는데 생각보다 길어져서
그부분은 다음에 써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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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좋은글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원전 찬성론자 였지만 수자원공사가 원전 부품가지고 장난치는거 보고 좀 많이 걱정했드랬죠......

안그래도 한국사회가 신뢰도가 낮은데 덕분에 반대의견으로 옮긴 사람들이 꽤 있죠

의외의 결과군요. 글 감사합니다.

공론화 과정이 생각보다 변화를 많이준거 같습니다.

딱히 원전 대체할 만한 에너지원이 없다는게 문젭니다. 에너지 밀도 높은 발전 방식이 뭐가 있을 지...

결국 거기서 발목잡힌거죠...LNG의 비중을 높이는것도 나름대로 문제가 있으니

원전을 현실적으로 대체할만한 에너지 자원이 없기는 하지요

천연자원을 자체수급할 수 있으면 괜찮은데 자원 없는 나라의 설움입니다 ㅜㅜ

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글을 읽는데 제아이디가 나와서 깜짝 놀랐네요 ㅎㅎ 멘션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저도 방금 원전과 관련된 글을 적고 왔는데, 저는 정치제도에 초점을 맞췄다면, 결정 과정에 어떠한 생각들이 작용했는지를 깊이있게 분석해주신 것 같습니다.

글 잘보고 갑니다 ^^

누가 먼저 관련글을 썼나 보다가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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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감사합니다. ㅎㅎ 앞으로의 전력수급계획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 되는군요..

일단 LNG를 계속 밀려나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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