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학파 vs 고전학파. 아담 스미스와 맹거는 어떻게 다른가?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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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rothbardianism 입니다. 오스트리아 학파의 이론을, 경제학적 부분에서 철학적인 부분으로 확장해가려는 시점에서 요즘 제 건강을 관리해주시는(?) @anabolic 선생님께서 아담 스미스 계열의 고전학파(Classical Economics)와 오스트리아 학파(Austrian School)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아주 좋은 질문을 해주셔서 이에 대한 답변을 하려고 합니다.

원래는 @anabolic 선생님의 댓글에 직접적으로 달려고 했으나, 이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 같았습니다. 왜냐하면 고전학파나 오스트리아 학파나 둘 다 시장주의를 주장하고, 정부의 간섭을 반대하던 학파들이니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학파가 추구하는 바가 다르니, 나뉘지 않았을까요?

오스트리아 학파와 고전학파의 다른점을 얘기하자면, 논문 하나도 나올 수 있지만, 독자분들의 시간을 위해서 간단하게 정리해볼까 합니다.

일단 오늘날 경제학이라 불리는 학문은, 고전학파로부터 시작한 학문이 맞습니다.

1. 주관주의 vs 노동주의(객관주의)

일단 제가 맹거의 주관주의에 대해서 쓰신 글을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주관주의가 뭔지 모르셔도 충분히 읽으실 수 있겠지만, 항상 모두가 다 읽고 오실 수 없기 때문에 설명할게요!

우선 고전학파와 오스트리아 학파는 가격 을 보는 시선이 달랐습니다. 아담 스미스 형님은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은 바로 그 재화를 생산하기 위해서 투여된 노동에 따라서 정해진다는 노동가치설을 주장하신 분입니다(사실 이러한 가치설은 마르크스에 의해서 계승된 것이라 일부 학자는 마르크스주의야 말로 고전학파를 계승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에 맹거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오스트리아 학파는 가격을 봤을 때 노동을 보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주관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결론에 이르릅니다. 가치는 재화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에 있다는 맹거의 말은 당시에 굉장히 센세이셔널 했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2. 총 효용 vs 한계효용

카를 맹거는 한계효용혁명에 가담한 경제학자로써, 총 효용(사용가치)에 집중한 아담 스미스와 달리 한계 효용(한 개씩 추가될 때 마다 추가적으로 느끼는 만족감)에 집중했습니다. 사용가치는 공기가 더 있는데 왜 가격은 다이아몬드가 비싼가? 왜냐하면 공기는 너무 구하기 쉽기 때문에 우리는 교환할 가치를 못느끼지만, 다이아몬드는 수량이 한정되어 있기에 교환가치를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부분을 설명한 최초의 학자들 중 한명이 맹거였습니다.

3. 큰 그림 vs 디테일 한 그림

고전학파는 사실 그럴만도 한게, 당시에 고전학파가 경제현상을 설명할 도구가 많이 없었습니다. 최초의 경제학파 였으니까요. 그래서 고전학파는 매일마다 일어나는 가격변동을 설명할 방법이 없었고, 이 문제점을 맹거가 발견하여 해결하게 된 것입니다. 맹거는 방법론적 개인주의(Methodological individualism), 즉 경제현상을 개개인의 행위로 풀어서 해석을 했습니다. 그리고 맹거 이후엔 미제스가 인간행동의 공리(Human Action Axiom)라는, '인간은 행동하며, 그 행동은 반드시 목적성을 띈다.'는 공리를 바탕으로 사실들을 연역해 나가는 선험적(a priori)학문으로 진화하게 됩니다.

오스트리아 학파는 이후에 이자이론, 기회비용, 생산과정, 자본이론등을 집대성 하고 후학에게 계승되고 발전되어 경제학 뿐만이 아니라 역사학, 정치이론, 정치철학등 다양한 분야로 그 범위가 넓어지는 한편 고전학파는 사실상 마르크스와 한계효용학파에 의해서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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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인간의 본성이 본디 악해서 자유롭게 허락하는 것이 위험하다면, 그들을 관리하는 사람들의 본성은 어떻게 좋다고 말할 수 있는가? 입법자들과 그들에 의해서 선발되는 관료들 또한 인간이 아니던가? 아니면 그 사람들은 '다른'사람들 보다 더 낫게 태어났다 믿는 것인가?" -프레더릭 바스티아

4.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전학파와 오스트리아 학파를 완전히 분리된 경제학적 방법론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아담 스미스의 방법론과 맹거의 방법론은 분명히 다르지만, 아담 스미스가 수요와 공급이라는 원리와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낸 것은 오스트리아 학파에도 영향을 많이 줬습니다(추후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그 보이지 않는 손을 '자생적 질서'라는 개념으로 계승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잘 모르시는 고전학파인 프레더릭 바스티아(Frederic Bastiat)는 최초로 기회비용의 개념을 '깨진 유리창의 비유'로 해주었고, 가치의 개념과, 화폐에 대한 생각까지 지금 오스트리아 학파의 이론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에, 고저학파와 완전히 동떨어졌다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실제로 저명한 오스트리아 학파 경제학자인 헨리 헤즐릿(Henry Hazlitt)은 그의 저서 경제학 1교시 는 프레더릭 바스티아의 에세이집을 현대 버전으로 바꾼 것에 불과하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이후에 라스바드(Rothbard)를 포함한 많은 오스트리아 학파 경제학자도 바스티아의 빼어남을 찬양했습니다.

마치며

뭐 사실 모든 경제학파는 고전학파의 한 분파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저는. 어찌 되었든 이 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이 세워놓은 토대에서 그 후계자들이 수정하고 보완하는 과정속에서 신고전 학파, 시카고 학파, 케인즈 학파, 통화주의, 오스트리아 학파가 나왔으니 말이죠. 좀 이해가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외에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차이점이 더 많지만, 그렇게 되면 너무 길어지는 것도 길어지는 것이지만, 너무 전문성이 짙어져서 큼지막하게만 차이점을 적어봤습니다.

내일부터 월요일이군요. 모두 주말동안 즐거운 시간 보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 모두 헬요일을(?) 힘차게 극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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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바디언님!
주말을 마무리하고 있는 슬픈 밤에 좋은 글 감사 드립니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이 명확해지는 느낌이네요^^

선생님!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저도 선생님께 많은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ㅎ

아담스미스의 노동가치설이 유물론으로 계승된다니,
흥미롭군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

네 그렇습니다. 후에 리카도가 문제삼았던 계급상의 문제도 마르크스가 이어받게됩니다. 그래서 사실 신고전이 고전학파를 이었다고 보는 사람보다 마르크스 경제학이 고전을 이었다고 보시는 분들도 많습니다..ㅎㅎ

글 잘 읽었습니다. 제 블로그에 [작명법] 관련 소개글 있습니다. 방문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방문해서 맞팔하고 갈게요~

개념을 크게크게 설명해주셔서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읽었습니다. 그래도 무지한지라 어렵긴 하군요 ㅎㅎ 잘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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