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클로저(2004): 사랑은 어디있을까?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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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을 보아도 새로운 느낌이다. 20대 초반에 보았을 땐 외도와 감정 없는 섹스를 정당화하는 황당한 영화라고 생각 했지만, 30대 중반을 넘어서니 주인공들의 사랑 방식에 어느 정도 공감이 된다. 사랑에는 오로지 하나의 정답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영화 <클로저>는 로맨스 영화이지만 결코 아름답지 않다. 결코 달달한 영화는 아니라는 뜻이다. 사랑의 어두움과 추악한 날 것까지의 모습을 보여주어, 사랑의 존재에 대한 의문까지 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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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Stranger
부고 기사를 쓰고 있지만 소설가가 꿈인 댄(주드로)은 출근길에 우연히 마주친 앨리스(나탈리 포트만)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그녀의 삶을 소재로 글을 써 마침내 소설가로 데뷔하게 된 댄은 표지 사진을 찍기 위해 만난 사진작가 안나(줄리아 로버츠)에게 앨리스와는 다른 강렬한 매력을 느낀다. 안나는 그에게 연인이 있음을 알고 갈등을 느끼지만, 그녀 역시 댄에게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느낀다. 안나는 마초적인 의사 래리(클라이브 오웬)과 결혼하지만, 끊임없는 댄의 구애로 둘의 만남은 지속된다. 결국, 댄과 안나의 관계를 알게 된 앨리스와 래리는 깊은 상처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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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Stranger 라는 대사가 뇌리에 꽂힌다. 처음에는 우리 모두 서로에게 낯선 이다. 낯설었던 둘은 애정이라는 감정의 끈으로 연결 된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의 연인을 진실로 얼마나 이해 하면서 살아갈까? 진짜 속모습 말이다. 댄은 앨리스의 삶을 주제로 소설까지 쓰지만 정작 앨리스는 댄이 자신의 본 모습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한다. (그녀의 본명마저 몰랐던 그이다). 래리와 앨리스도 댄과 안나의 비밀스러운 관계를 알지 못한채 오랜 시간을 보내고 상처를 받는다.

댄은 작가이고 안나는 사진 작가이다. 둘의 공통점은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타인의 이야기를 작품에 반영한다는 점이다. 댄은 타인의 부고 기사를 쓰고, 그의 소설 또한 앨리스의 삶에 대한 내용이다. 안나는 자신이 만난 낯선 이들을 사진에 담아 전시회를 열게 된다. 하지만, 앨리스는 전시회 속 자신의 사진을 보며 ‘타인의 진정한 슬픔도 아름답게 만들어 버리는 거짓’이라는 평가를 한다. 댄과 안나 모두 타인의 삶에 대한 관찰을 하는 인물이지만 정작 자신의 연인들에게는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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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을 말하기도 싫고 진실을 말할 수도 없어져 버린
영화 <클로저>의 마지막은 가히 명장면이다. 혼자 남겨진 댄은 앨리스를 다시 찾는다. 하지만, 래리의 거짓을 진실이라 철썩 같이 믿어 버린 그는 래리와의 관계를 부인하는 앨리스에게 진실을 이야기 하라며 추궁한다. 댄은 진실을 이야기하라고 하지만 정작 앨리스의 진실은 믿지 못한다. 과거의 일과 상관없이 그녀를 사랑한다는 말은 쉽고, 공허하며 오히려 진실이 아닌 거짓일 뿐이다. 결국, 지쳐버린 앨리스는 댄을 떠나 버린다. 말로 모든 진심을 담을 순 없다. 또한, 100%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사랑을 지키는 방법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사랑이란 그저 행동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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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의 각기 다른 사랑법
댄의 사랑은 ‘진실’이다. 연인끼리는 항상 진실해야 한다며 상대방의 거짓된 행동을 참지 못하지만, 정작 본인은 거짓된 행동을 하고 진실을 말함으로써 상대방에 상처를 주고 만다. 네 명의 인물 중, 가장 모순적이고 사랑에 서툰 인물이다, 앨리스의 사랑은 ‘희생이다. 한결같은 모습으로 댄을 사랑하고, 모질게 말한 이별의 순간에도, 그와 떨어져 있던 아픔의 순간에도 그를 배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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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의 사랑은 ‘정복’이다. 이별을 말하는 안나의 말에 윽박지르고, 댄의 성관계 능력에 대해 집착한다. 이혼 도장을 찍는 순간에도 안나에게 성관계를 요구하고, 이를 댄에게 이야기해 둘을 굴복 시킨다. 안나의 사랑은 ‘순응’이다. 상황에 맞추어 자신을 이끄는 방향에 따라간다. 모두가 슬프긴 하지만, 결국엔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선택을 한다는 현실성이 있다.

T1. OST 'The Blower's Daughter' 를 듣고 있으면 왠지 모를 아련함과 설레임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명곡이다.
T2. 인간은 혼자의 외로움보다는 사랑의 외로움을 선호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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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20대에 걸쳐 두 번 봤는데 30대에 한 번 더 봐야겠어요ㅎㅎ
왠지 기대되네요 감사합니다

네, 저도 얼마전에 봤는데 느낌이 사뭇 다르더라구요. 명작은 여러번 봐도 새로운 느낌을 주는 영화인것 같아요 :)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감사감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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