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번째 글]미국 어린이집에서 본 반가운 글자 우리글 한글(올빼미, 수업 그리고 선생님)

in #kr7 years ago (edited)

미국유학 생활과 논문작성법에 대해서 주로 글을 쓰는 @rkmrkm99 입니다.

(오늘은 감동받은 이야기를 풀려고 합니다.)

미국생활 한달째였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미국에서도 한인이 거의 없는 작은 도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를 하나도 못하는 저와

나이가 어려서 아직 학교를 못가는 막내아들...

우리 둘의 유일한 기쁨은 집에 나란히 앉아서 한국 방송을 보는 것 이였습니다.

미국까지 와서 집에서 한국 만화만 보고 있는 막내가 안쓰러워 저와 와이프는 고심끝에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공립은 자리가 없어서, 어쩔수 없이 사립을 보내야 했습니다.)

저는 휴직상태라 소득이 없었고, 와이프도 학생이라 살림이 빠듯했습니다.

그래서 저렴한 곳을 수소문한 끝에...

집 주변 미국 교회 어린이집을 가게 되었습니다.

교회에서 화, 목요일 봐주는 어린이집 개념입니다.

주2회 가는 것도 엄청 비쌌습니다.

부담이 되긴했지만 막내가 집에 있으면,

저또한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보내게 되었습니다.

와이프는 학교를 가야 하기 때문에

저 혼자 가서 엉망인 영어(구글번역기 사용 ㅜㅜ;)와 손짓 발짓을 통해 겨우 등록하였습니다.

이상하리만큼 제가 영어문장을 보고 말해도 미국사람들이 못 알아 듣는 것이

참 자괴감이 들 정도였습니다. (문법과 독해위주의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폐해라고 생각됩니다.ㅜㅜ;)

여튼 첫 등교날 가기 싫다는 아들을 초콜릿을 꼬셔서 등원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상하게 아주 낯익은 우리글 한글이 보였습니다.

영어를 하나도 모르는 6살 막내아들을 위해

선생님이 한글로 반을 표시해 준 것입니다.

한글이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날뻔 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일 같지만...

미국와서 인종차별과 언어차별(특히 영어를 못해서)을 몸으로 느끼는 중에

이러한 감동적인 한글 환영 인사가 저의

우울한 기분을 살짝 녹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서 반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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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막 한글을 배우고 있는 막내 아들은 한글도 못알아 봤다는 것입니다.ㅜㅜ;

이상 미국와서 처음으로 미국사람에게 감동받은 썰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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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8개월이 지난 지금은 약간의 의사소통(?)은 할 수 있지만 아직도 영어가 두렵습니다.

이상 스팀 4일차 @rkmrkm99 였습니다.

팔로우 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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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삐뚤 어눌한 글씨가 더 감동적이네요... ㅠㅠ 반전에 즐겁게 웃고 갑니다!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네요 :)

감사합니다~~열심히 댓글달아주시고..제가 감동입니다^^

진짜 감동받으셨을것 같아요. 저희 아이가 저랬더라면 전 울었을지도.. 좋은 선생님이네요.~~짱짱맨 화이팅

미쿡도 정이 있는 문화인거 같습니다^^!
짱짱맨님들도 정이 많으인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날은 춥지만 이제 토요일이네요^^ 한주간 정말 수고하셨고 오늘 내일은 푹쉬세요~~!
전 너무 추워서....입과 손가락이 얼었네요

항상 뉴비들에게 보팅해주신 짱짱맨 여러분 짱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요^^

글씨도 정자로 또박또박 잘쓰셨네요! +_+ 배려가 정말 감동적이네요!

이렇게 댓글주셔서 감사드려요^^!

참 배려깊은 선생님이시네요~

예 미쿡에 대한 편견을 어느정도 해소하는 계기였습니다^^
좋은 이벤트 감사드려요~~!

해외에서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례를 몇 번 미디어 매체를 통해서 접했는데... 역시 교육에 대한 접근이 남다르군요. ㅠㅠ

예 저도 미쿡을 다시보게된 작은 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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