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일기 #1. 고양이와 함께 아랍에미리트로 이주하기

in #kr7 years ago (edited)

아랍에미리트로 이주하기로 결정했을 땐 고양이도 데리고 갈 수 있는 것만 알았을 뿐, 절차에 대해서 전혀 몰랐기에 옹동스 웹툰에서 본 것 마냥 고양이를 들고 검색대를 통과하면 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고양이를 데려오는 방법을 찾기 시작한 순간 그 모든 결정을 번복하고 싶었습니다. 정보를 찾기도 어려웠고, 틀린 정보도 많았으며, 그 무엇보다 고양이는 무조건 화물 칸에 탑승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많은 착오를 거쳤지만, 두 마리 모두 무사히 도착해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이주를 고려하시는 다른 분들도 똑같은 고민을 겪으실 것 같아, 데려오는 방법 및 주의 사항에 대해 정리하고자 합니다.

아래에 자세히 소개할 예정이지만, 반려동물을 아랍에미리트로 데려가기 위해서는 동물 병원을 통한 건강 증명서 발급 및 반려동물 이주 업체를 통한 서류 작성과 검역, 통관 등이 필요하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반려동물의 이주를 담당하는 대행업체와의 업무 전체를 진행하는 동물 병원을 찾는 것이지만, 그런 곳이 잘 없으며 그에 대한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한다. 반대로 대행업체를 통해 모든 것을 진행할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대행업체에 연계된 동물 병원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반려동물이 주거지에서 먼 곳의 동물 병원에 다녀와야 한다.

반려동물에게 가장 편하며 그나마 돈이 적게 드는 방법은, 기존에 다니던 동물 병원을 이용하고 서류, 검역, 통관만 이주 업체에 맡기는 방법으로 아래의 글은 이를 위해 알고 있어야 할 정보이다.

1. 두바이 공항
목적지가 아부다비, 푸자이라 등 아랍에미리트의 어느 도시이더라도, 반려동물은 두바이 공항을 통해 입국 시키는 것이 좋다. 두바이 공항이 아부다비 공항보다 검역, 통관 시 더 관대하기 때문이다.
인천에서 두바이로의 직항은 대한항공과 에미레이트 항공을 이용할 수 있다.

2. 화물칸(Cargo) 탑승
아랍에미리트의 국장인 매, 시각 장애인을 위한 개 이외에는 동물의 기내 탑승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는 항공사 규칙이 아닌, 아랍에미리트의 법으로써, 어떤 항공사를 통해 UAE에 입국하든 간에, 반려동물은 수하물 칸을 이용해야 한다. 반대로 한국으로 돌아갈 때에는 항공사 규칙에 따라(무게 제한) 기내 탑승이 가능하다. 반려동물의 화물칸 탑승은 UAE뿐 아니라 호주, 뉴질랜드, 홍콩, 영국 등에서도 법으로 정하고 있다.

3. 대행 업체
반려동물이 한국에서 출국해서 아랍에미리트로 입국할 때에는 다음의 절차가 필요하다.

  • 검역 (한국)
  • 통관 (한국)
  • 항공사에 전달 (한국)
  • 화물칸에 실음 (한국)
  • 비행
  • 화물칸에서 내림 (UAE)
  • 검역 (UAE)
  • 통관 (UAE)

위와 같은 검역, 통관 절차가 필요하고, 기내 또는 위탁 수하물이 아닌 화물칸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과 두바이에 있는 반려동물 이주를 담당하는 대행업체와의 계약이 필요하다. 한국에서의 경우 이용하는 항공사마다 연계된 업체가 있으므로, 항공사에 따로 문의해야 한다.

두바이의 경우 Snoopy Pets 등 몇 개의 업체가 있으며, 또는 한국의 대행업체에 추천을 받아도 좋을 것 같다.

4. 관련 법률
Import Permit for Pets (Cats/Dogs)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반려동물은 Import Permit 발급 후 30일 이전에 입국해야 한다.
    : Import Permit 발급 및 비행기 표 예약은 대행업체에서 처리한다.
  •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규정에 맞는 이동장을 이용해야 한다.
    : 이동장은 반려동물의 키보다 7cm 이상 높아야 하고, 철창 문에 달아놓을 사료 그릇과 물 공급기가 필요하다. Petmate 바리켄넬이 많이 이용되며, 위아래 접합부를 쇠로 된 너트와 볼트를 이용해서 조인 후, 케이블 타이로 여러 번 묶어야 한다. 이는 기계가 화물칸에 싣고 내릴 때 통이 분리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 마이크로칩 이식이 필요하다.
    : 건강 증명서, 광견병 혈청 테스트 결과지에 마이크로칩 번호가 표시되어야 하므로, 반려동물과 함께 이주하기로 결정했다면 일단 마이크로칩 이식부터 해야 한다. 아랍에미리트에서 사용하는 마이크로칩은 ISO 11784 규격의 번호 15자리 칩이므로, 만약 다른 종류의 칩을 이식했을 경우, 칩에 대한 스캐너도 함께 보내야 한다. (참고 : United Arab Emirates Pet Passport - Current Dog and Cat Import Requirements)
  • 광견병 혈청 테스트 증명서
    : 한국의 경우, 광견병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예방 접종 및 혈청 테스트가 필요하다. 광견병 예방 접종 21일 후에 혈청 테스트가 가능하며, 결과를 받는 데에도 약 10일가량 소요된다.

혈청 테스트 증명서에도 수의사의 서명이 필요하며, 발급 후 90일이 지나면 증명서 효력이 없어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 건강 증명서
    : 한국의 대행업체를 통해서 건강 증명서 양식을 교부받을 수 있으며, 동물 병원에서 작성 후 수의사의 서명을 받으면 된다.
  • 예방 접종 증명서(Vaccination Book)
    : 예방 접종 증명서는 따로 양식이 없지만, 아래의 정보가 포함되어야 한다.

Owner Details : Name / Phone number / Address

Veterinarian Details : Name / Phone number / Address

Animal Details : Microchip number / Breed / Color / Gender / Date of Birth

Vaccine Details : Vaccine Product Name / Type of Vaccine(Killed or Modified Live) / Manufacturer / Serial Number / Valid Period / Label

아랍에미리트로의 이주를 위해 고양이가 맞아야 하는 예방 주사로는 Rabies(광견병), Panleukopenia(범백혈구감소증), Rhinotracheitis(비강기관염), Calicivirus(칼리시 바이러스)가 있으며, 각 주사약 병에 있는 라벨 또한 잘 떼어서 예방접종 증명서에 붙여야 한다.

  • 구충
    : UAE 공식 링크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입국 14일 이전에 구충제 복용도 해야 한다. 구충에 대한 증명서는 대행업체를 통해 양식을 교부받은 후, 동물 병원에서 서명을 받으면 된다.
  • 생후 27주 미만의 반려 동물은 입국 불가하다.

위 법률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 벌금 부과 및 입국 금지가 될 수 있으므로 대행업체와 함께 꼼꼼하게 검토해야 하며, 법률은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6. 그 외 안전 정보

  • 평소에 차멀미를 하는 편이라면, 대행업체에서 데리러 오기 4시간 전부터 금식시키는 것이 좋다. 검역, 통관 후 비행기 타기까지 시간이 있으니 그때 음식을 제공해달라고 부탁할 수 있으며, 이동장에 부착된 그릇에 사료가 제공된 채로 비행기를 타게 된다.
  • 신경안정제를 투여할 경우, 비행기 안에서 호흡이 힘들어져 사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안정제는 절대 금한다.
  • 반려동물은 화물칸의 Compound 5 구역에 실린다. 화물칸 중 그곳만 온도, 습도 조절이 가능한데 가끔 반려동물을 실었다는 정보가 기장에게 전달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때문에 반려동물과 같은 비행기 편을 탑승한 후, 승무원을 통해 온, 습도 조절이 잘 되고 있는지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좋다.(참고 : Airline Pet Travel in the Cargo Hold)

우리 고양이의 경우 무사히 잘 도착했지만, 둘째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하루 종일 제대로 걷지 못했다. 혹시 모르니 미리 근처의 동물 병원 중 괜찮은 곳을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통관, 검역 때문에 오전 9시 또는 하루 전날 고양이를 데리러 오므로, 적어도 하루는 떨어져 있게 된다. 고양이로서는 자신을 버리는 것인지, 왜 이런 소음이 가득한 곳에 자신을 가두는 것인지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다.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약 한 달 전부터 고양이에게 반복적으로 설명을 해주었지만 과연 알아들었을지는 모르겠다. 버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기 위함이라는 것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


다음 글 : 반려동물. 유기동물 보호소에 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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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sunny님 안녕하세요. 깜지 입니다. @floridasnail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언제나 감사합니다!!!

유용한 정보감사합니다 저도 고양이를 키워서요..어디 같이 가게되면 참고할께요~!!

네! 고양이가 비행을 힘들어 하지만 놓고 갈 수는 없으니깐요!! 감사합니다.

엄청 어려운 과정이군요 ㅠㅠ

네. 과정도 과정이지만, 혹시 이동 중에 사고가 발생하는건 아닌지 마음 고생이 젤 심했어요 ㅜㅜ

와~~이렇게 많은 준비가 필요하군요
아이들이 무사히 잘견뎌주고 적응했다니 다행입니다

네. 저도 되게 고마워하고 있어요. 당시엔 힘들었지만 같이 와서 새로 쌓은 추억도 많아서 정말 좋아요.

미국에 갈때 냥이 두마리 비행기 화물칸에 탔는데 비행 중간에 난기류가 있었어요. 무서워서 날뛰었는지 어린 냥이 이마에서 핏자국이 있어서 엄청 미안했어요 ㅠㅠ 미안해서 그 후 외국나갈일은 아예 피하고 있어요. 생각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더군요.

ㅜㅜ 고양이도 adana님도 힘드셨겠어요.
저도 사례를 많이 읽어서 잠이 오질 않더라구요.. 조심한다고 이것 저것 준비 했는데도, 다리를 절으니 맘이 ㅠㅠ
UAE는 시민권, 영주권을 주지 않는 나라라, 언젠간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도 걱정이예요. 여기서 한 10년은 더 살았음 좋겠네요.

네 저도 유학끝나고 한국오면서도 엄청 고생해서 (이번에는 대기시간이 넘 길어져서 문제였어요;;) realsunny님은 10년간 사시고 냥이가 다 까먹을 때쯤 들어오시길 ; - ;

으으 ㅠㅠ 생각만 해도 힘드네요. 네 버틸 수 있을 때 까지 버텨보려구요.. (하지만 실제 버티는건 남편이 해야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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