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위기라니...

안녕하세요 @realmankwon입니다.

지난 주 토요일 안과 진료를 하였는데 녹내장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미지 출처 : 김하윤 헬스조선 기자
의사분이 엄청 심각한 표정으로 말씀하시길래 녹내장이 그렇게 위험한 병인가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이어지는 말은 충격이었습니다.

오늘 찾지 못하고 치료하지 않았다면 10년 뒤에 실명하셨을 거예요.

실명...
지금껏 다른 병은 생각해 봤지만 눈에 병이 생겨 앞으로 보지 못하는 병에 걸릴거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건강검진도 꾸준히 했었는데 안과 검진도 몇 년 전까지는 꾸준히 받았었는데 왜 찾아지지 않았을까...

순간 무엇인지 모르는 한스럽고 억울한 감정이 불쑥 솟아올랐습니다.
그래서 의사분께도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 안압이 높지 않아도 녹내장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나 환자분은 찾기 어려운 시신경이 손상이 되었어요. 그래서 병원에서 알기 어려웠을 겁니다.

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녹내장이라는 병은 시신경이 죽는 병이기 때문에 수술이나 약물로 치료가 되는 것이 아닌 현재 남은 시신경이 죽지 않게 관리하는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리곤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첫번째는 아내가 눈이 나쁜 것에 감사했습니다.
사실 안과에 가게 된 것은 아내의 라섹 수술 때문이었습니다.
아내가 라섹 수술을 한 후로 눈이 자주 따가워서 인공 눈물이 필요한데 라섹 수술 이력이 있으면 비급여로 분류가 되어서 비쌉니다.
그래서 저한테 대시 인공 눈물 처방을 좀 받아 달라고 했던 것이 안과 진료를 가게 된 계기였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는 경제적인 환경의 어려움입니다.
외벌이에 아이둘을 키우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경제적으로 좋기가 어렵습니다.
자세한 사정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요즘 더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을 일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한푼이라도 더 아낄려는 마음이 생기게 된 것 또한 감사한 일입니다.

세번째는 정말 초기에 발견된 것입니다.
녹내장은 자각증세가 없어서 거의 시야가 좁아질대로 좁아져야지만 병원을 찾는다고 하는데 저는 시야가 조금도 좁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녹내장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물론 언젠가는 시야가 좁아지겠지만 지금부터 관리하면 더 오래동안 볼 수 있을거라 생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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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회사에서 집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확 줄었습니다.
또한 스팀잇을 보는 시간도 더 줄었습니다.
이 일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예전에 교통사고를 당한 지선씨의 말처럼

그냥 하늘에서 비가 와서 비를 맞은 거나 마찬가지예요.

앞으로 더 간절하게 더 좋은 것을 보고 더 행복한 것을 보면서 잘 관리하면서 살아가라는 하나님의 뜻인가 봅니다.
녹내장 덕분에 평범한 일상이 특별한 일상으로 다가오게 되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