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viewing a single comment's thread from:

RE: 인생의 점 잇기

in #kr7 years ago

안녕하세요 메스님.
가정에 있었던 아쉬운 일에 대해 유감입니다. 어머님도 힘드셨겠지만, 그것을 마주한 언니 분과 메스님도 얼마나 답답하고, 힘드셨을까요.

시간은 지났지만 힘들고 어려웠던 일을 이렇게 이야기하며 나눌 수 있는 용기와 기쁨이 있고, 공동체가 있다는 것은 축복 받은 일인 것 같습니다. 메스님께서 담담하게 이야기를 하셨으니, 저도 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저희 가족은 천당 다음으로 좋다는?! 분당에 살았습니다. 부유한 것은 아니었지만 부족함 없이 화목하고 살고 있었죠. 그러던 중 IMF가 왔습니다. 지점 센터장이었던 아빠께서도 구조 조정에 의해 오래 일하던 직장을 잃으셨고, 우리 가족은 열심히 고민하고 준비하여, 일산에서 돈까스 가게를 개업하였습니다.

장소가 나쁘지 않은 로데오 거리였기에, 손님이 있었지만, 계속 되는 불황과 중앙차선제로 인해 그나마 손님의 유입을 만들던 가게 앞의 버스정류장을 잃어...ㅠㅠ 10년 정도를 하다가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우리 가족은 허리띠를 졸라 메고,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살아야 했습니다. 대학을 가는 것은 너무나 미안한 일이었고, 먹는 것, 옷을 사는 것도 우리에겐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돈이 필요했죠.

그 때 저는 대학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군대를 갔다가 점점 어려워지는 가정환경 그리고 제게 맞지 않는 전공임을 알아차리고, 바로 회사에 취업하기로 결심합니다. 3년간 회사에서 일한 월급을 모두 부모님께 드리고 용돈을 받아서 썼습니다. 한 때는 6개월간 아무도 만나지 않고 일하기만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친구라도 만나면 돈을 써야했으니까 그것만큼 무섭고 두려운 게 없었습니다.

절망스러운 힘든 나날이었지만, 우리 가족은 같이 버티고 힘내어서 어려운 상황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가게를 정리하면서 빚잔치를 해야했는데, 혼자 감당하기 버거울 일을 가족이 함께 나누었고, 덕분에 더 화목한 가정이 되었습니다.

과거에나 지금이나 돈의 부재는 절망이 아닌 행복을 찾는 과정이었고, 항상 우리 가족을 위해 무슨 일이든지 나서는 아빠가 계셔서 우리 가족이 행복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Sort:  

르바님에게도 이런 일이 있었군요..보기엔 한 없이 밝아만 보였는데 ^^
그당시에는 힘들었겠지만 가족끼리 뭉쳐서 힘을 낸게 지금에 와서 빛을 발한게 아닌가 싶네요~
참 다행입니다 ^^

그 때는 위기였는지만, 더 화합하게 된 계기가 되었죠 ㅎㅎㅎ
가족끼리 대화를 많이 했던 게 큰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ㅎ

르바님.. 르바님은 참 멋져요. 돈의 부재가 절망이 아닌 행복을 찾는 과정이라는 말도 어쩜 이렇게 멋지고 고맙게 들리는지. 남미오면 고기 구워줘야 하는데.. 일단 제가 르바님 몫까지 먹고 한국 갈게요..

ㅋㅋㅋㅋ

제 몫까지 먹어주시길..

-Teral

돈이 많이 들겠는데요...

ㅋㅋㅋ 고기 ㅠㅠ 제 몫까지 드셔요
한국에도 안전히 가시고요 ㅠㅠ

르바님..

어려운 상황을 가족들이 똘똘 뭉쳐 이겨내셨군요..!

과거에나 지금이나 돈의 부재는 절망이 아닌 행복을 찾는 과정이라는 말씀이 너무 멋지네요....!!!!

되돌아보니 가족이 으쌰으쌰 할 수 있었던 건, 서로 대화하면서 희생을 하려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서로 너무나 힘들었을텐데 이해하려고 노력했거든요 ㅎㅎ

메스님네 가족께서도 가족 간 소통이 있었기에, 극복해내셨다고 생각이 들었어요ㅎ

르바님 댓글을 보니 비록 서로 힘들지만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정말 가족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의 해법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Coin Marketplace

STEEM 0.18
TRX 0.16
JST 0.029
BTC 63441.26
ETH 2477.91
USDT 1.00
SBD 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