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단둘이 쿠알라룸푸르 여행 #11] 네살꼬마와 272개의 계단!!!(feat. 바투동굴)

in #kr7 years ago

안녕하세요. 래이해이나에요^^ 지난 포스팅에선 아이와 함께 KLCC 공원 놀이터 가서 놀았던 이야기를 해드렸는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드디어! 본격적인 관광을 시작하게됩니다 ㅎㅎ


우리가 쿠알라룸푸르에 온 목적은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반짝인다는 반딧불이를 보기 위함!

그런데 반딧불 보는 곳은 쿠알라룸푸르 시내에서 차로 한시간 이상 이동해야 하는 거리이며, 대중교통으로는 가기 힘들다고 해서 현지 한인 투어 업체를 이용하기로 했다.

여행 차량이 오후 2시쯤 숙소 앞에서 우리를 픽업해서, 주석공장, 바투동굴, 몽키힐, 저녁식사, 반딧불 구경, 야경사진 촬영을 마치고, 밤 11시가 훌쩍 넘어서 다시 우리를 숙소로 데려다 주는 그런 코스였다.


* 일일투어 시작!

정확히 오후 2시 15분!!!

숙소앞에 투어 차량이 도착했다.

차 문을 열자 너무나 발랄한 여대생 4명이 래이를 보고는 귀엽다며 환영해주었다.

차안엔 초등학생 딸과 단둘이 여행온 아빠도 있었으며(우린 엄마와 아들인데 묘한 대비ㅎㅎ), 다른 숙소 한 곳을 더 들러서 과묵한 남학생 두 명을 픽업하여 본격적인 투어를 시작했다.

우린 로열셀렝고르 주석 공장을 휘리릭 둘러보고 바투동굴로 갔다.


* 바투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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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어마어마한 계단이 바투동굴로 향하는 계단!!!

왼쪽은 과거를 가운데는 현재를 오른쪽은 미래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래서 과거의 죄를 씻기 위해 올라갈땐 왼쪽으로 올라가고, 내려올땐 현재나 미래 중 선택하여 내려온다고!

'272개나 된다는 가파른 계단을 과연 네살짜리 꼬마가 올라갈 수 있을까?

중간에 다리 아프다고 난리쳐서 나만 죽어나는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들었다. ㅠㅠ

만약 래이가 올라가지 않겠다고 한다면 다른 사람들 올라갔다 내려올때까지 우린 그냥 아래에서 놀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하며, 래이의 의견을 물어봤다.

"래이야, 저 계단 올라갈 수 있겠니?"

"응~ 올라갈 수 있지~"

"끝까지 다 올라갈 수 있어? 엄마 힘들어서 너 못 업어줘"

"갈 수 있어~~ 걱정마~"

그래서 믿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 아이....

어른이 올라가는 속도로 계단을 성큼성큼 잘도 올라가~

심지어는 나도 숨이 차는데 거침없이 올라가~

아마도 중간중간 출현하는 원숭이들 보는 재미에 더 잘 올라갔던거 일테지만, 한번도 쉬지 않고 혼자 힘으로 272개를 다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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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안쪽엔 작은 기념품 가게와 요런 힌두 사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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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계단이..... 272개가 끝이 아니었어~~~ㅠㅠ

래이에게 우리 저 계단은 올라가지 말고 그냥 내려가자고 했더니, 자긴 올라갈 수 있다며 엄마도 같이 올라가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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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이 손에 이끌려 계단을 올라가 위를 올려다보니 이런 광경이!!!

고마워 래이야~ 네 덕분에 이런 멋진 광경을 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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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투어했던 초등학생 누나가 래이를 번쩍 들어줘서, 래이는 "종유석"을 만져볼 수 있는 기쁨도 누렸다~ㅋㅋㅋ

그러고보니 저 누나도 대단하구나!

그 어마무시한 계단을 다 올라와서 15kg짜리 동생을 번쩍 들어올려줬으니~~~!!! 그래~ 넌 첨부터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학교 결석하고 아빠랑 여행다니는 포스가 느껴졌었어!!


* 내려오는 길

요렇게 동굴안 구경을 끝내고 다시 아까 올랐던 계단을 내려오는 일이 남았다.

발을 헛디디면 난리날꺼 같은 아찔한 높이!!!

계단을 왔다갔다 하고 있는것은 사납기로 소문난 갈색원숭이!!!(나 원숭이 엄청 무서워한다 ㅠㅠ)

너무 무서워서 "아빠와 딸"팀 뒤에 바짝 붙어 따라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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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원숭이들에게 물을 주고 있는 겁도 없는 외국인 관광객들!

계단을 내려가는데 아니나다를까 원숭이 한마리가 우리쪽으로 달려들었고, 딸과 함께 있던 아버지는 당황해서 손에 들고 있던 두 개의 물병 중 하나를 원숭이에게 던져줬다.

원숭이는 그 물병을 받아서 뚜껑을 열려고 하는데 잘 안열리자, 이빨로 물어뜯어서 병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핥아마셨다.

그러자 딸은 "아이고 아빠~~~!! 하필이면 왜 물이 많이 들어있는 물병을 던져줬어요~ 아깝게!! 조금 들어있는거 던지지 그랬어요" 라고 타박을 했고, 아빠는 "깜짝 놀라서 그랬지뭐"라며 겸연쩍어하셨다~ㅋㅋㅋ

그 모든 광경을 뒤에서 지켜보던 래이는 그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었나보다.

"엄마, 왜 원숭이가 이빨로 물병을 뜯었어요?"

"응~ 뚜껑이 안열리니깐 물병을 이빨로 뜯어서 흘러내리는 물을 핥아마시는거야"

"엄마, 누나가 아빠한테 뭐라고 한거야?"

"물이 조금 들어있는 병을 던져줘도 되는데, 물이 많이 들어있는 병을 던져줘서 물이 아깝다고 하는거야"

"그러니깐 아저씨가 뭐래?"

"아저씨도 깜짝 놀라서 당황해서 그랬대"

이렇게 대답을 해줬는데,

"엄마~ 원숭이랑 누나 얘기, 지금 그거 다시 해줘봐" 라며 몇번씩이나 이 모든 상황을 재생반복하여 듣기를 원했다.

무엇이 이 아이의 마음을 그렇게 홀릭한걸까???

평소 물은 꼭 뚜껑을 열어야만 마실 수 있는건 줄 알았는데 병을 이빨로 물어뜯어서도 마실 수 있다는거?

아니면 아이도 어른에게 충고할 수 있다는거???

ㅋㅋㅋㅋㅋㅋ


계단 중간쯤 내려오니 래이가 다리가 아프다고 한다. 이 정도면 너 정말 훌륭했다는 생각이 들어 선뜻 업어줬다.
(사실 계단이 너무 가팔라서 아이 손붙잡고 내려오는것도 조금 불안하긴 했음;;;)

우리 아들!

올라갈 수 있다더니 정말 끝까지 잘 올라갔네!

그것만으로도 엄마는 너에게 마음속으로 정말 큰 박수를 보낸다. 짝짝짝!!!


  • 쓰다보니 넘 길어져서 바투동굴 이후 갔던 반딧불투어는 다음 포스팅에 올려야겠네요^^ 재밌게 읽어주시고 보팅&댓글&팔로우로 마음을 표현해주시고 계신 스티미언님들 감사합니다! 12화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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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계단....아찔했을거 같아요~~
역시 아이들은 용감합니다^^
그나저나 원숭이 진짜 사람같네요 ㅋㅋㅋ
저도 물병 막 던져줬을듯해요 ㅋㅋ

ㅋㅋㅋㅋ 왠지 물병 막 던지고 있는 키키님 모습이 상상되네요^^

전 이미 물병따윈 들고 있지도 않았어요. 원숭이 달려들까봐 ㅋㅋㅋㅠㅠ 얼마전 발리여행때 만났던 원숭이들도 어찌나 무섭던지~^^;;;

매번 다른 도전 대단합니다. 말레이지아에는 여행보다 일로 다녔던 기억이라 도시만 뱅뱅뱅 돌고만 왔었어요~^^

미경님~ 정말 쉴틈없으신듯 보여요!
도시만 뱅뱅뱅하고 오셨다니 속상하네요 ㅠ
부디 건강 챙겨가며 다니세요~~~

래이가 어려서부터 여행을 많이다녀서 모험심과 용기가 길러졌을거같아요^^ 너무 보기좋네요🤗

모험심과 용기가 좀 길러졌을까요? ㅋ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4살 꼬마가 272계단을.... 하하하~ 의지가 있는 꼬마네요^^
사진에 황금색이 절 유혹하는군요...ㅋㅋ

독거노인님 빙고! 이 아지 정말 의지와 끈기하나는 제가 인정한답니다! 레고 조립하는데 세시간동안 앉아서 화장실 한번 안가고 완성시키고야 마는 아이!ㅋ
(끈기외에....다른 장점은 잘 모르겠....는...ㅋㅋ)

독거노인님은 황금색을 좋아하시는군요^^

ㅎ ㅎ 의지만 있다면 무엇인들 못하겠습니까! 이제 부모님의 몫인거죠! 황금색이 아니라 황금을 좋아하는 겁니다....^----------^

래이 성큼성큼 너무 씩씩하다아!
래이같은 아이 데리고 여행이라면 어디든
용기가 날것같은데요!ㅎㅎㅎ

아 래이나님 원숭이 무서워하는거ㅋㅋㅋㅋ
너무 귀여우심🙈

아믿슈님은 원숭이 안무서워하시나요?
전 넘넘 무서웠어요 ㅠㅠ

래이는 정말 여행에 최적화되어 있는 애긴해요. ㅋㅋ 무엇보다 체력이 짱!

저도 저기올라가면서 으앙 힘들어!~~~~~~했는데 아이가 너무 씩씩하네용!!!^^

ㅎㅎ 자기가 내뱉어 놓은 말이 있으니 지키려했던것인지 아님 원숭이 구경하며 오르다보니 다 오른것인지 해냈어요!!!^^

에고.. 저는 보기만 해도 힘든데 래이는 정말 씩씩하네요 ^^
사진으로만 봐도 장관이네요 ^^ 좋은 추억이 되셨을것 같아요~~

그쵸? 사실 저도 힘들었답니다 로사님~
래이와 달리 전 저질체력이라 ㅠㅠ

나중에 너 네살때 계단 272개 올랐었다며 사진 보여주면 뿌듯해하겠죠? ㅋ

저도 원숭이는 그닥..
래이 용감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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