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몰디브 여행 계획이 있으시다구요?
어제(5일) 몰디브의 압둘라 야민 대통령은 15일간의 비상 사태를 선포하고, 군인들이 대법원에 난입했으며 경찰은 마우문 압둘 가윰 전 대통령을 체포했다고 합니다. http://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a79126ee4b018ad894f2152
음, 언뜻 보면 현 대통령만 문제가 있는 사람이고 전직 대통령은 탄압받는 민주 지도자 같은 느낌을 줄 수도 있는데, 조금 복잡합니다. 가윰 전 대통령은 몰디브를 무려 30년 넘도록 통치했던 독재자입니다. 이 인간은 사담 후세인과 아주 가까웠던 인물로 사담 후세인 만큼 폭력적으로 정권을 유지했죠. 관광객들은 모르고 지나갔지만 이 국가는 사실 심심하면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되었고, 정당활동이 금지 되었었습니다. 그리고 압둘라 야민 현 대통령은 가윰 전 대통령의 이복동생입니다. 2008년 민주화 시위로 집권했던 모하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의 개혁정책이 실패하면서 독재자 가윰의 지원을 받은 압둘라 야민 대통령이 집권할 수 있었죠.
사실 30여년을 해드신 가윰 대통령 시절에도 몰디브를 찾는 관광객들은 딱히 불편함을 느낄 일은 없었습니다. 2016년 기준으로 몰디브 GDP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9.4%였거든요. 몰디브의 일부 무슬림들이나 관광객들이 자신들의 나라에서 술 마시고 훌러덩 훌러덩 벗은 차림으로 지내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가졌지만 돈이 오고가는 문제니 철저하게 가려졌었죠.
그러므로 국가비상 사태가 발동된 지금 몰디브 방문을 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시고 여행을 강행하시려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아마 여행사는 온갖 감언이설로 여행가도 괜찮다고 할 겁니다. 하지만 여행사들은 인도와 파키스탄이 경쟁적으로 핵개발 하면서 서로 포격하던 시절에도 ‘괜찮다’고 했었구요, 네팔 왕정이 무너졌던 2006년에도 네팔 여행 괜찮다고 했었습니다. 즉, 실제론 전혀 괜찮지 않습니다.
지금 몰디브와 같이 독재자가 군을 동원하는 경우에 가장 먼저 통제하는 것은 물류입니다. 물류를 통제해야 자신들에게 대적할 수 있는 이들의 ‘반정부 활동’을 원천적으로 차단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당연히 출입국에 소요되는 시간이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구요, 각종 리조트의 편의시설 가동을 위한 물품 공급이 느려집니다. 식수, 비누, 샴푸는 물론 쌀 배달 시간도 몇 곱절 걸립니다. 30년을 해드셨던 이복형 조차 고개를 젓는 이복 동생이 권력을 잡기 위해 총 쏘지 말라는 법 없지요. 총알은 관광객이냐 반군이냐를 잘 안가립니다. 무엇보다 이런 정정불안은 여행사가 들어주는 여행자 보험 약관의 예외조항입니다. 따라서 보험사가 책임지지 않습니다.
여행사는 당연히 노쇼 등의 이유로 이미 받은 돈을 돌려주지 않는 방향으로 이야기할 겁니다. 여행 취소할 경우 보통 계약금 정도는 날아가지요. 하지만 이게 아까워서 여행을 강행한다면 작년에 발리 화산 폭발에도 여행을 강행하셨다가 비행기 타지도 못할뻔 했던 분들과 같은 상황에 빠질 수 있습니다. 여행사가 예약 취소에 비협조적이라면 안전각서를 받으세요. 말로 때울려고 할텐데, 반드시 서면으로 정정불안과 관련된 불편사항이 없도록 하겠다는 서면 각서를 주지 않는다면 여행 취소로 가닥을 잡으셔야 합니다. 몰디브 근처에서 총상치료를 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병원이 어디인지 생각해보세요. 협의가 잘 안된다면 차라리 바로 옆의 스리랑카 패키지로 변경하실 것을 권유드립니다.
이상 ‘거의 모든 재난에서 살아남는 법’ http://www.yes24.com/24/Goods/57958411?Acode=101 의 저자 사무엘 성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업보팅 해야할 기사로 보이는데...
비슷한 시기에 외교부에서 여행 자제 권고를 했습니다. 다만 정부부처에선 이렇게 강하게 이야기하지 못하지요...
그랬으니 레이븐님이 이리 걱정스레 글 올리셨겠지요 ^^
욕 많이 먹었습니다. ㅎㅎ 그런데 관광객들의 위험 판단 회로가 좀 이상해서;;; 발리 화산의 경우에도 화산 터진다고 하는데도 일단 날아가고 본 분들이 많았잖아요.
조회수 대비 엄청난 저평가.
딴지스의 입성을 매우 환영합니다.
별말씀을요. ^___^;;;
최근에 '100년안에 갈아앉을 섬' 이라는 것을 울겨먹으면서,
마케팅에 열을 올리더니만,
이런 정치적 문제점을 가리기 위한 것이었나 싶군요.
정치 문제는 제3세계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문제라 딱히 가려지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나라의 민주화를 지원하는 국제 NGO들도 꽤 많습니다. 특히 DAESH(흔히 ISIL이라고 부릅니다만)가 크기 좋은 환경을 갖춘 나라들 중 하나라 많이들 주시합니다. 그리고 가라앉을 문제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것보다 인도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모래를 많이 끌어가서 벌어질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해안선이 10m 이상 밀린 섬들이 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