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채굴(Mining)의 수익성에 관한 고찰

in #kr6 years ago

안녕하세요 seagull입니다. 스팀잇에 가입을 하고 인사 후에 쓰는 첫 글이네요.

주위에 채굴을 하시는 분들이 꽤 되어 ‘채굴로 수익이 얼마나 날 지’ 궁금해 며칠 전 직접 채산성을 프로그램을 만들어 돌려봤습니다. 그런데 채산성은... 지금이 코인 가격이 너무 낮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너무 좋지 못했습니다.

제가 계산할 때 고려한 변수는

  1. 채굴기 가격
  2. 채굴기 수명(수명에 따라서 초기 투자금이 감가상각됩니다)
  3. 채굴하고 있는 코인의 현재가
  4. 현재 한 달 채굴량
  5. 월간 난이도 상승률
  6. 관리비

입니다. 짧은 기간(최대 3년)에 계산을 끝내므로 평균 물가상승률은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해 변수에 넣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채굴 관련 데이터를 넣고 돌려보니..(2018년 3월 초 데이터입니다)

캡처20180422_채굴1.PNG

캡처20180422_채굴2.PNG

캡처20180422_채굴3.PNG

(수익률이....)

프로그램을 돌려보고 느낀점은

  1. 생각보다 초기 투자금인 채굴기 가격이 월간 수익률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감가상각으로 빠지는 부분이 크다)
  2. 관리비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3. 난이도 상승률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이었습니다.

사실 프로그램을 돌리기 전부터 이러한 결과는 어느정도 예상이 되었는데, 그 이유에 대해 몇 가지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1. 트레이딩과 다르게 채굴은 채굴기 가격, 채굴기 관리 부분에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
집에 인터넷 연결이 되어있는 컴퓨터나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트레이딩과 달리 채굴은 채굴기가 있어야 합니다. 또한 채굴기만 있으면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채굴기 관리를 꾸준히 해 줘야 하고(과열되지 않게 해주고, 프로그램 에러가 나면 고쳐주고 등등), 전기료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즉, 모두가 동일하게 사고 팔 수 있는 트레이딩과 달리 채굴은 가지고 있는 변수가 많다는 얘기죠. 그런데 이 변수 중 채굴기 가격, 채굴기 관리는 보다 많은 양의 채굴기를 돌릴수록 유리합니다. 저희가 집에서 채굴기 하나 주문할 때 드는 채굴기 가격보다 중국에서 직접 채굴기를 천 대씩 살 때 한 대당 가격이 더 싸다는 얘기죠. 채굴기 사업에선 이 부분이 상당히 중요한데, 실제로 https://shop.bitmain.com/에 나와있는 채굴기 가격과 한국에서 채굴기를 구하려고 할 때 드는 가격과는 한창 채산성이 나던 1월달엔 3~4배, 많으면 5~6배 차이가 났습니다. 또한 채굴기 관리도 스스로 배워서 한 대를 하는 것보다 전문가 한 명이 여러 대 관리를 하는 것이 기회비용 측면에서 훨씬 저렴합니다. 많은 양을 돌리면 돌릴수록 훨씬 유리해진다는 것이죠.

2. 전기료가 국가 내에서도, 국가별로도 다르다. (한국의 전기료는 저렴하지 않다)
계산을 할 때 의외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전기료입니다. 한국에서도 산업용 전기를 쓰냐, 가정용 전기를 쓰냐, 농업용 전기를 쓰냐에 따라 전기세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한국보다 전기료가 싼 해외 특정 지역에 가서 채굴을 돌리는 분들과 비교해 보면 한국에선, 그리고 개개인이 해선 채산성이 잘 나오기 쉽지 않습니다.

3. 채굴기의 수명이 생각보다 짧다.
채굴기 수명이 CPU처럼 반영구적으로 길다면 상관없겠지만, 채굴기 수명은 너무나 짧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발생하는 감가상각이 채산성을 크게 떨어뜨립니다. 보통 GPU는 2년, 관리를 잘 해준다면 3년, ASIC은 1년, 관리를 잘 해준다면 1년 반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GPU채굴기를 300만원을 주고 샀다면 감가상각을 생각한다면 매달 채산성에 300/24 (12.5만원)을 빼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채굴기의 가격이 중요하고, 채굴기를 잘 관리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4. 난이도(difficulty)오르는 속도가 엄청나다

캡처20180422_bitcoinDifficulty.PNG

다음은 비트코인의 1년간 난이도 상승을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https://blockchain.info/ko/charts/difficulty)
1년간 8배가 넘게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작년에 비트코인 가치의 엄청난 성장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그래프가 나타난 것도 있지만 굳이 이번해가 아니더라도 비트코인은 12-13, 15-16년도를 제외하고 항상 매년 10배 이상의 엄청난 난이도 상승률을 보여주었습니다. (12-13년도, 15-16년도도 난이도가 2배 이상 상승하였습니다) 난이도가 8배 올랐다는 말은 올해 초에 비트코인을 하나 캐던 채굴기가 연말이 되니 0.125개의 비트코인밖에 못 캔다는 뜻입니다.

5. 크립토 시장의 변화에 채굴은 대응하기가 힘들다.
하나의 채굴기로 캘 수 있는 코인은 한정적입니다. DASH ASIC 채굴기를 당시 채산성을 보고 사셨던 분들은 현재 채산성이 나오지 않아도 DASH밖에 캐지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DASH를 캐고 계십니다. 한 번 선택을 하면 채굴기의 수명이 다 할 때까지 손을 쓸 수가 없습니다.
또한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채굴기가 나옵니다.

캡처20180422_bytecoinDifficulty.PNG

다음은 bytecoin의 난이도 그래프입니다. 최근 ASIC이 bytecoin을 채굴하게 되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기존에 bytecoin이 채산성이 난다고 캐던 분들은 기존에 100개가 나오던 것이 이제는 한 달 전과 비교해 10개밖에 나오지 않게 되었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채굴기는 점점 각 코인에 특화되어서 나오기 때문에 트레이딩과 비교해 변화를 줄 수 없다는 것이 큰 단점입니다.

6. POW를 차츰 버리는 추세이다.
지금까지는 채굴할 코인의 선택지가 다양했습니다. 하지만 점차 새로 나오는 코인들은 채굴의 개념을 사용한(POW)를 합의 알고리즘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POS, DPOS등과 같은 채굴기가 필요 없는 합의 알고리즘을 채택합니다. 지금까지는 코인이 채산성이 떨어지면 다른 채산성이 나오는 코인으로 넘어가면 되었지만 앞으로는 이것이 힘들 수 있다는 말입니다.

7. 주위에 채굴로 수익이 났던 분들의 시기를 잘 생각해 보자
요즘도 ‘채굴이 안정적으로 수익이 난다’, ‘6개월 전에 시작한 어떤 분은 2개월만에 손익분기를 넘어 이익이다’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여기서 2개월만에 손익분기를 넘어 이익이 난 그 시점을 생각해 봅시다.
https://coinmarketcap.com/charts/
여기에 들어가 보면 전체 크립토 시장의 시가총액을 볼 수 있는데, 채굴로 수익이 난 분들은 시가총액의 꼭지점 부분에서 났을 가능성이 큽니다. ‘코인의 가치’와 ‘코인의 가격’은 다를 수 있는데 이는 투자가, 특히 크립토 투자가 심리를 상당히 크게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코인의 가격은 한 곳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위아래로 변동폭이 클 것이고, 지난 1월달은 6개월 전과 비교해 시가총액이 7~8배 가까이 상승한 변동폭이 최근 몇 년간 가장 큰 구간이었습니다. 이전에 채굴을 시작하시는 분들은 운좋게 시총의 상승과 맞물려 기존에 계산한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7~8배를 수익으로 내셨을 것이고, 이 시점에서는 사실 채굴로 손해를 보기 힘듭니다. 그런데 우리는 ‘기회비용’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저 당시에 채굴기를 사지 않고 그 가격만큼 코인을 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채산성 계산기에 그 부분을 추가하여 비교를 해 보니 트레이딩이 압도적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즉, ‘작년에 채굴을 하신 분들은 많이 벌었다’ 는 상황이 너무나 좋았고, 트레이딩과 기회비용을 비교해 보았을 땐 손해였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결론을 내려 보면,

1. 채굴은 개개인이 소규모로 하기에는, 그리고 한국에서 하기에는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2. 그래도 채굴을 하고 싶다면 채굴기를 최대한 싸게 구하고, 전기료를 최대한으로 절약하자
3. 현재 채산성을 한 번 계산해 보고, 트레이딩과 기회비용을 비교하며 다시 생각해보자

정도 되겠네요.


제가 혼자 궁금해서 만들어본 조잡한..프로그램은 원래 혼자 보려고 했으나 다른 분들도 사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조만간 서버를 구입해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입니다. 한번씩 사용해보시고 채굴에 대해 한번쯤 생각을 해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채굴 데이터를 제공해주신 크립토 리서치 서울(CRS)의 Teddy 님 감사합니다!


제가 채굴에 대해 잘 몰라서 정확하지 않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산을 하거나, 계산을 잘못 했을 수도 있으니 이상한 부분이나 다시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Sort:  

가입은 저보다 빠르신데 활동을 안하셨나 보군요. 반갑습니다^^
채굴은 으휴 작년부터 해서 원금은 회수했지만, 정말 요새는 답 안나오네요. 잘 봤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ㅎㅎ 채굴하시는군요ㅠ 얼른 채산성 나오게 코인 가격이 많이 올랐으면 좋겠습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16
TRX 0.13
JST 0.027
BTC 59020.94
ETH 2603.39
USDT 1.00
SBD 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