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동 1985
언제나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는 영화는 세간의 주목을 받기 마련이다. 가까운 곳을 찾아보자면 돈 크라이 마미가 있을 것이고 멀리 나가자면 부러진 화살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단연 도가니가 아닐까싶다. 문화가 세상을 만든다. 멋진 일이다. 도가니는 그 일을 완벽히해냈다. 소위 말하는 도가니법까지 제정되었으니 말이다. 허나 필자는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는 영화가 너무나도 많이 나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취지 자체는 충분히 훌륭하다. 하지만 많으면 많을수록 희소성이 떨어진다. 즉 파급력이 떨어진다는 소리다.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는 영화들의 공통점은 상식 그 이상의 짓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는 이들에 대한 분노로 이루어진다. 그 분노는 그 들이 악랄하면 악랄할수록 더하며 파급력 또한 강하다. 도가니를 살펴보자. 심각하다. 반항도 못하는 아이들, 즉 가장 연약한 계층을 향한 성폭행. 충분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렇기에 법이 제정된 것이고. 그렇다면 남영동1985를 살펴보자. 남영동1985는 보는 내내 눈쌀이 찌푸려질 정도로 악랄하다. 그저 악랄하다라는 말만 나올 정도로 악랄하다. 과장이 아닌 정말로 개만도 못한 취급을 사람에게 일삼는다. 그것이 주요 포인트이다. 최대한 악랄하게, 그리고 혹독하게.
필자 역시 보는 내내 눈쌀이 심히 찌푸려졌다. 필자는 미리 말해두지만 저 시대의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저 시대를 모른다. 당연히 안 겪어봤기에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 내내 먹먹함이 느껴졌다. 믿을 이 하나 없는 남영동에서 주인공은 개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다. 영화 자체는 어찌보면 하나의 이야기라기보단 단편집 같은 느낌을 준다. 그 이유는 배경에 있다. 배경 자체가 남영동 고문실이 구십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고문이란 것을 부각시킨다. 솔직히 고문이 시각적 효과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쁘게 말하면 스토리가 탄탄하지 않다. 스토리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주인공이 잡혀와 고문을 당하고 무사히 풀려나가 입장이 바뀐다. 스포일러를 염두에 두어 한 두어가지를 제외했지만 저 내용이 전부다. 이 것은 곧 스토리를 포기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허나 스토리를 포기한 가치가 있다. 시각적인 효과를 강조함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동정,분노,애도 심지어는 공감도 얻어낼 수 있다. 이 영화가 실화라는 점에서 더욱 더 말이다. 다양한 고문을 통해 주인공의 입장이 되어 저렇게 모진 처사를 당하다니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란 생각을 야기시킨다. 배우 또한 이 생각을 가지게 하는 데 일조하였다. 부러진 화살에서 호흡을 맞췄던 정지영감독과 배우 박원상. 그 박원상은 정말 주인공이 된 것마냥 연기를 한다. 관객으로 하여금 '와...진짜 그 시대에 고민을 당해본 것만 같다.'란 생각을 들게할만큼의 연기이다. 정지영 감독의 작품에 한 두번 더 나오면 페르소나라 불려도 될 정도로 정지영의 색깔을 제대로 입었다.
결론은 이거다. 분명 영화는 잘 만들었다. 영화의 취지인 1985 당시의 혹독함을 느끼게 해주자란 점을 잘 알 수 있었고 그 들이 있었기에 현재의 민주주의도 있게 되었단 사실도 잘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영화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아이러니한 현상이 생기는 걸 염려해두어야한다. 영화가 많이 만들어질수록 관심을 가질 환경은 늘어날 수 있을 지 몰라도 딱히 관심이 가지않는 상황은 필히 염려하고 극복할 방안을 찾아야한다.


@qhaltpal not sure I'd manage to watch this the trailer itself makes me pull my swivel chair away from my comp table - holy crap.
interesting thoug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