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대통령과 추락하는 경제

터키경제는 내우외환이다. 對美갈등으로 인한 경제제재와 2자릿수에 이르는 높은 물가상승률과 실업률, 낮은 성장률로 경제가 악화일로에 있다. 이에 21세기 술탄을 꿈꾼 에르도안 터키대통령의 철권이 큰 상처를 입고 있다.

• 지방선거의 패배

올 4월 초 터키 지방선거에서 수도 앙카라, 최대 도시 이스탄불 등 주요지역에서 모두 제1야당이 승리한다. 패배의 배경은 불황으로 인한 터키의 극심한 경제적 불안정이라는 점엔 전문가들의 이견이 없다. 선거결과가 집권여당의 패배로 나오면서 달러대비 리라貨가치가 당시 2% 가까이 급락한다.

• 리라貨가치 급락

리라貨가치는 작년 달러 대비 30% 이상 빠지면서 자국경제를 침체로 몰아넣는다. 통화가치 하락은 수입물가를 올려 소비자 구매력을 약화시킨다. 이는 기업수익의 감소로 이어져 고용과 투자가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진다. 특히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은 상환부담이 더 커진다. 터키정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리라貨 가치 방어를 위해 역외시장에서 유동성공급을 차단하는 개입에 나서지만 오히려 시장공포를 부채질해 역효과만 야기(惹起)한다.

• 부정적인 국가신용등급

실제로 터키경제는 작년 하반기 2개 분기 연속으로 逆성장한다. 작년 12월 실업률은 13.5%까지 치솟는다. 그리고 올해 2월 기준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9.67% 이며 향후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터키의 시장개입으로 중앙은행 정책운용의 투명성과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터키의 외환보유액 감소로 신용등급에 부정적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 경제개혁 추진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선거 종료이후 터키대통령은 자유로운 시장원칙에 따른 경제개혁을 약속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의심하고 있다. 회의론이 짙은 이유는 지속가능한 회복을 위해 근본적인 경제개혁을 단행하기보다는 단기성장률 높이기에만 급급하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노무라側은 투자자들은 선거 이후 터키정부의 방어자세가 강화되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한 Populism 정책이 쏟아질 경우 이는 시장위험을 증가시킬 것으로 분석한다.

• 터키의 문제점

첫째 터키정책의 신뢰문제가 존재하는 점과 정책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부연(敷衍)하면 리라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금리를 올리면 시장의 유동성을 빨아들이기 때문에 기업들의 자금조달 환경이 한층 악화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중앙은행 개입 등으로 금리

를 올리지 않아 리라가치가 더 떨어지면 달러채무가 많은 기업들이 연쇄도산하고 Risk가 은행에까지 전염될 수 있다. 일각에선 터키정책은 신뢰게임으로 본다. 다시 말해 은행들의 외화부채를 만기연장할 수 있다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겠지만 은행위험(Risk)이 관리가능한 수준이라는 믿음이 전제조건임을 강조한다. 둘째 경제를 위협할 변수로 對美외교갈등(葛藤)문제를 꼽는다.

작년 트럼프 美대통령은 미국인 목사의 구금(拘禁)을 이유로 터키에 경제제재를 가하면서 리라가치의 급락을 촉발(觸發)한데 이어 최근엔 터키가 러시아産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하기로 한 것을 이유로 터키에 판매하기로 한 F-35 전투기부품 인도를 중단하는 등 미국과 터키관계가 얼어붙을 조짐이다.

• 투자자들의 의구심

일각에선 Global경제가 둔화되는 상황과 터키가 안고 있는 내부악재가 터키를 향한 투심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투자자들이 터키자산을 꺼리면서 리라가치는 더 떨어질 수 있음을 지적한다. 그리고 터키가 시장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조치는 투명성 확보라고 주장한다.

한편 투자자들 사이에서 터키정부의 경제지표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2.3% 성장률을 목표로 재정목표 달성을 약속한 것도 비현실적이란 지적이 존재한다. 터키정부는 경제가 성장하고 있음을 주장하지만 IMF는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터키는 위축(萎縮)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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