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를 규제하는 이유와 화폐개혁의 필요성

9. 마진 콜과 나비 효과(butterfly effect)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거래비중이 20%정도라고 합니다. 이미 다 아시는 내용이지만 지난 6월 이더리움 가격이 한순간에 90% Flash Crash(순간폭락)한 직후 1천개에 육박하는 관련 업체에서 마진 콜이 발생한바 있다.

그리고 지난 9월 영국 메릴린치−세계에서 거래 가장 활발한 곳−에서 비트코인 펀드 고객 돈의 95%가 하루 밤 사이에 증발하는 대손실(Drawdown Loss)이 일어난 적도 있다. 제도권으로 편입되지 못한 상황에서 가상화폐 가격이 순간 폭락하면 곧바로 Margin Call(증거금 부족)로 연결

된다. 비트코인 펀드 대 손실이 발생한 뒤 영국의 감독관청은 이 펀드 운용회사의 마진 콜 발생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비트코인은 증거금이 없고 펀드는 증거금이 있다. 가상화폐와 달리 제도권에 속한 비트코인 펀드 운용사에서 마진 콜이 발생하면 반드시 보전해야 한다.

마진 콜에 응하기 위해 기존 투자자산을 회수하는 De-leverage과정에서 다른 시장이나 국가로 더 크게 전이되는 나비효과(Butterfly Effect)가 발생한다. 이것을 방치할 경우 후폭풍과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고 비트코인발(發) 제2 금융위기가 없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다.

10. 현금의 저주(curse of cash)시대

디지털통화시대에 가상화폐 발달로 각국 국민의 화폐생활도 급변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무현금사회가 도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국가의 공식적 화폐인 Legal Tender(법화) 특히 고액권을 갖고 다니면 부패와 탈세 등의 혐의로 의심받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가상화폐의 공식화 문제를 검토할 시점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버드대 교수 케네스 로코프가 우려한 Curse of Cash(현금의 저주)시대(단계)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이 단계가 본격화되면 현재의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무력화단계까지 이를 수도 있다. 이런 점은 현재의 정책당국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점일 것이다.

11. 화폐개혁의 필요성

비트코인은 각국 화폐개혁 촉매제로서 작용하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그 어느 국가보다 한국은 비트코인 투기가 심하다. 투기광풍 뒤에 버블이 터지고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은 자본주의의 속성이다. 또한 부정부패도 심하다. 따라서 기득권에 대한 혐오증이 최고조에 달한바 최순실 사건이 이를 방증한다.

지난 5월 촛불시위로 정권까지 교체되기도 했다. 투기와 부정부패, 이런 이유로 화폐개혁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논의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각국마다 화폐개혁의 목적이 다르긴 하지만 실제로 단행한 국가가 의외로 많다(미국, 일본, 인도 등등).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고액권

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국민의 화폐생활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대안화폐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고액권일수록 화폐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부패와 뇌물 등의 범죄수단으로 악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방증하는 고액권 회수율을 보면 그대로 드러난다.

미국과 EU에서 고액권 회수율은 해마다 크게 떨어지고 있으며 한국은 선진국(70%대 중반)에 비해서는 턱없이 낮다(60%정도). 고액권 회수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유통시장에서 퇴장(hoarding)했다는 의미이며 이는 부정부패와 관련지을 수도 있는 것이다.

12. 화폐개혁의 전제조건

법화시대에 화폐개혁의 추진은 국민의 관심이 매우 높다. 특히 화폐단위를 바꾸는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을 단행할 경우 더 그렇다. 그리고 경제활동 비중이 높은 기업가와 갑부, 정치가나 장관 등 권력층일수록 저항이 크다.

그래서 경제안정과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어떤 형태의 화폐개혁이든 추진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은 투기와 부정부패가 동시에 심한 나라이다. 기업가나 부자 등 기득권층도 화폐개혁은 무조건 반대하면서 비트코인 투기와 같은 돈 버는 데는 앞장서는 이중적인 태도는

버려야 한다. 선진국은 화폐개혁 전제조건−경제안정과 국민공감대 형성−성숙여부를 중시하고 이를 충족시키려고 우선 노력하지만 신흥국은 부패청산과 기득권을 손볼 목적으로 화폐개혁 전제조건 충족 여부보다 상황논리를 앞세워 급진적인 방안까지 동원해 추진한다. 이런 점이 선진국과 신흥국 두 진영의 결과의 차이로 나타난다.

13. 장점을 장려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모든 인간의 제도나 시스템은 완벽한 게 없다고 본다. 미국, 일본 등 이들 나라가 장점만 있어서 암호화폐를 제도권으로 흡수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 나라들도 나름대로의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데 그들은 보다 나은 사회시스템의 구축을 위해 단점을 최소화시키고

장점을 장려하겠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급격한 가격상승의 특별한 요인은 발견되고 있지 않지만 기존 화폐시스템에 대한 불만족(부정부패 등)과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한 비트코인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판치는 불법과 비정상적인 투기요소는 잡아야 하겠지만 정부의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이미 상당힌 수준으로 규모가 커진 것이 그 이유다. 이번 정부의 비트코인 대책으로 어떤 내용이 나오든지간에 정부의 늦은 대응에 규제가 능사(能事)는 아니다. 비트코인이 금융혁신측면도 있는 만큼 블록체인기술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제도마련에 초점을 두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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