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보상이 큰 '오늘 숨쉰이야기'에 대한 생각 (뉴비 vs 고래)
샤워를 하지 않아서 인지 금방 거울을 보고 왔더니 그다지 감동적이진 않네요. 정말 재치 있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많이 적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유와는 조금 다르지만 논의를 통해 해결할 수 없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제시하신 이유들도 대체로 동의 하지만 스팀잇의 시스템의 문제로 해결되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1번과 3번은 약간 연계되는 부분도 있는데 사람들은 편한글에 더 접근이 쉽고 편한글에 더 친근감을 느낍니다. 개발관련된 기술적인 이야기를 써 놓으면 역시 개발자!! 멋있어요. 신의 손인가요. 이런 추상적인 댓글 말고 구체적인 댓글은 달리는 것이 어렵습니다. 개발자니까 잘 아시리라 봅니다. 이런 현상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인 글에 기술적인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동종에 종사하는 사람이거나 관심이 많은 사람일 수 밖에 없다는 거죠.
편한글이나 여행기, 음식 등 전문성을 요하지 않는 컨텐츠가 호응이나 보상이 좋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용할 수 있는 풀의 크기가 다르니까요.
제가 최근 쓴 글에서 써먹었던 예 입니다만 훈련소는 6시에 일어나본 적 없는 사람들을 모아 놓고 훈련 시킵니다. 저는 6시에 일어나는 것이 생활이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일어났지만 다른 훈련병들도 군생활 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습니다.
저는 6시에 일어날 수 있는 한 사람 즉, 비주류 였고 나머지는 주류 였습니다. 사회는 주류에 의해 룰이 만들어지고 주류를 기준으로 삼고 돌아갑니다. 처음 입소한 훈련병은 6시에 못 일어 나는 것이 '보통'인 것이죠.
주류들끼리 더 쉽고 넓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은 설명할 필요도 없는 흔한 현상입니다. 신변잡기 편한글이나 일상, 여행, 요리, 음식 같은 주제들이 주류 컨텐츠라 볼 수 있고 이 컨텐츠를 구심점으로 뭉치는 네트워크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무조건 적인 호응 + 보팅을 자제하자고 말씀 하시지만 그것도 사실 주류 컨텐츠를 주로 생산하는 사람 입장에선 쉬운일은 아닙니다. 전략적으로 생각해 봐도 가장공략하기 좋은 대상이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이니까요.
그리고 나에게 관심 가져주고 보팅 해주는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죠. 커뮤니티는 이런 인간적인 부분도 있어야 존속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어쩌라는 거냐...
그냥 각자 알아서 잘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특별한 해결책도 없고... 누구나 인정할 정당성을 가진 규칙이 수립될 가능성도 매우 낮습니다. 또한 오늘 우리가 일정부분 합의를 이끌어 낸다고 해도 내일 가입할 사람들과 한 합의는 아닙니다. 시스템에서 강제하기 전까지는 누구도 따르지 않을 권리가 있으며, 이런 권리가 있는 한 문제 제기는 끝나지 않습니다.
운전하다 보면 얌채같이 운전 하는 사람들이 있죠. 그 사람들 다 잡아다가 뭐라 할 수 없습니다. 양체같은 사람들 있더라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전체적인 교통흐름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한 잡아 세우는 거보다 그냥 놔두는 것이 흐름상 더 이득인 것이죠. 스팀잇에서도 여러가지 보기 싫은 짓을 보면서도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댓글 달러 오셨다가 글 하나를 남기고 가주셨네요. 좋은 의견 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맞습니다, 결국 각자 알아서 잘하는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해결책은 있을수도 없구요.
한가지만 짚고 넘어가면, 제가 제시한 '무조건적'인 호흥의 자제는 정말 내가 호감있는 작가도 아니며 글에 공감도 전혀 가지 않는데 단지 고래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뤄지는 소통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런식의 약간은 비굴한 무조건적 호흥이 스팀잇에서는 어쩔 수 없이 많다고 보지만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은거 같습니다. 하지만 이도 당연히 본인만의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무슨 이유로든 작가분과 진정한 소통을 원하는 경우는, 심지어 글의 품질과 무관하게도 진심으로 공감하며 열심히 소통하는것이 맞다는 생각입니다.
부족한 글에 좋은 댓글 남겨주심에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