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살아남는 다는 것.

in #kr6 years ago



살 아 남 는 다 는 것

@presentas



    살아만 있는건 싫어요.  

대화와 대화를 거듭했다. 목적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몸집을 불려, 살아남는 것이라고 여러 번 말했다.

그리고 들은 말이 바로 이거다. '살아만 있는 것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것이 아니다.'

좋다.
누가 과연 살아만 있는 것을, 산소호흡기를 붙이고 목숨을 부지하고 싶겠는가.
언제든 손만 떼면 죽어있는 것은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안다.
내가 쏟은 날카로운 말과, 익숙하지 않은 환경과, 처음 해보는 일들이 스트레스 라는 것을.

하지만, 지금껏 살아오면서 단 하나 느낀 것이 있다 .
강한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 남은 것이 강한 것이라는 흔한 말 말이다.
살려만 놓으면 살기 위해 발버둥을 치면서 변화하는 것이 개체이다.

방향의 옳고 그름은 있을 지언정,
살아 남는다는 것은 거대한 의미가 있다.

생존은 적응을 의미한다.
주변 환경에 맞추어 몸을 우겨넣고 그 몸을 유지할 수 있다.
삶의 전제다.
생존을 해야만 삶을 도모할 수 있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삐까뻔쩍한 목표,
유려한 미사여구,
치덕치덕 발라 거대하게 시작하고 생존하지 못하는 수많은 것들을 본다.

거품들은 꺼진다.
아랫돌을 빼 윗돌을 괴면 반드시 무너진다.
늘 그랬다. 지금은 더욱 그렇다.

살아 남는 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모르는 것 같다.
살고 난 뒤 항상성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한 육신이 살기 위해 피가 돌고 심장이 뛰고 숨을 쉬고 먹고 싸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중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살지 못한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돈이 들어오고 효율적으로 분배되고
광고가 되고, 사용자가 유입되고, 구매를 하고, 원가를 절감하는 등의 과정에서 하나라도 균형이 깨지면 조직은 살아남을 수 없다.

살아남고 싶다.
생존하고 싶다.
생존 시키고 싶다.
꿈을 꾸게 하고 싶다.
삶을 부여하고 싶다.

죽음으로 한 발짝 가까워 질 수록
이름의 한 획씩 지워질 수록
삶의 즐거움은 하나씩 사라지고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 된다.

각각의 인간은 작은 신이 되어
자신이 만든 것을 살아남게 만들기위해 모진 노력을 한다.

그것은 자신의
자식일 수도,
책일 수도,
사업일 수도,
혹은 그 어떤 존재일 수도 있다 .

창조-생존-삶으로 이어지는 단단하고 무거운 사슬은
마지막 숨을 가져가는 순간까지 인간을 움직이게 한다.

뜨거운 것이 사라지기 전,
나는 세상에 무엇을 남길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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