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놀이, 아빠놀이...

아이에게 놀이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여러 번 들어본 이야기일 것입니다. 부모의 역할을 크게 양육과 훈육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양육은 아이를 안전하고 건강하게 기르고 보살피는 것으로 아이의 양육에 있어 성장 시기별로 꼭 달성해야하는 발달과업이 있습니다. 그 과업 중 가장 우선적으로 다루어지는 것이 있다면 바로 아이와 부모와의‘애착 관계 형성’일 것입니다. 아이의 발달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그 영향력은 생애 전체에 걸쳐있기 때문입니다. 이 애착을 위해 엄마, 아빠가 할 수 있는 가장 쉽지만 중요한 것이 바로 ‘놀이’입니다. 놀이를 하다 보면 가족 간에 스킨쉽이 늘어나고 놀이를 통해 엄마, 아빠가 아이 마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런 신뢰와 애정을 쌓기 위한 놀이를 통한 양육이어야 올바른 훈육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부모가 제대로 놀아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문제행동을 교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부모 놀이는 갈등하는 가족 관계를 치유하는 힘이 있으며 아이의 정서지능 발달과 더불어 학습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엄마들이 아이와 놀 때 가장 힘든 때가 몸으로 놀아 줄 때라고 합니다. 반면 아빠가 힘들어하는 것은 아이와 함께 가만히 앉아 책을 읽어줄 때라고 합니다. 엄마, 아빠의 강점을 살린 맞춤형 놀이방법을 안다면 부모도 몸, 마음이 피곤하지 않으면서도 아이의 즐거움이 배가 되는 방법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대개 엄마가 편하게 생각하는 놀이는 아이와 함께 앉아 책을 읽거나 노래를 불러주고 장난감을 이용해 놀아주는 형태가 많습니다. 여성의 뇌는 일반적으로 시각적이고 언어적인 면,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정서적 능력에서 힘을 발휘한다고 합니다. 이런 엄마 놀이는 아이의 우뇌를 발달시키는 감정적인 놀이입니다.
반면 아빠 놀이는 조금 과격합니다. 아빠와 아이들은 씨름, 레슬링 등 신체를 사용하는 놀이를 주로 하는데 둘만의 축구, 공 던지기, 농구 등 놀이를 하는 중에도 즉석해서 간단한 규칙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가끔 놀이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몸싸움 등으로 아이를 과격하게 다루다 울리는 일이 종종 있긴 합니다. 하지만 남자인 아빠는 아이보다 충분히 힘이 세기 때문에 아이들은 안전한 상황에서 아이가 가진 최대의 힘을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아이는 자신의 신체를 조절하는 방법을 익히게 되며 심리적으로 잠재된 공격성을 일정한 규칙 안에서 자제하고 최소화하는 방법을 익히게 됩니다. 이렇듯 아빠놀이는 아이의 불안, 스트레스 등 부정적 감정을 해소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아빠 놀이에서 예측하기 힘든 기발한 규칙을 놀이 상황에 자주 도입할수록 아이에게는 즐거움과 호기심을 자극하여 창의성을 길러줄 수 있습니다. 이런 아빠 놀이방식은 아이의 좌뇌를 발달시킵니다.

카봇이나 또봇, 뽀로로 인형도 좋고 레고 블럭도 좋지만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엄마가 아이와 함께 직접 만든 소박한 놀잇감입니다. 아이와 함께 물감이나 색연필로 칠한 다소 솜씨는 부족하고 간단한 놀이 도구라고 할지라도 아이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최고의 장난감이 됩니다. 아이는 엄마와 함께 무엇인가를 하고 있는 순간을 가장 즐겁게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녀와 요리를 함께 만드는 과정과 같이 엄마와 함께 하는 일상의 모든 일들이 아이에게는 좋은 놀이가 될 수 있습니다. 경험이 많지 않는 아이는 엄마 역할 놀이를 통해 어른의 세계를 간접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궁금해 하는 것이나 해보고 싶어 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놀이 상황으로 전환해 봄으로써 엄마와 함께 하는 일들이 유쾌하고 의미 있는 기억으로 각인될 것입니다. 이런 엄마 놀이를 통해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정서적 능력이 자연스럽게 길러지게 됩니다.

대부분의 아빠들은 아이와 함께 놀이를 할 때 일정한 시간에 맞춰서 놀이를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아이와의 놀이는 실제 그렇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일상이 놀이가 되어야 아이들도 좋아합니다. 예를 들어 바쁜 출근 시간이라 하더라도 누가 옷을 더 빨리 입는지 게임을 하거나, 양치를 할 때 거품 더 많이 내기 놀이처럼 쉽게 할 수 있는 놀이를 생각하면 어떨까요? 반드시 주말에 시간을 내어 근사한 놀이 공원을 가지 않더라도 아이들은 아빠가 항상 친근한 존재로 각인이 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집 앞 공원을 가더라도 아빠가 피곤하지 않고 즐겁게 놀아주는 것을 더 원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