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엄 시리즈] 투자자 ≠ 투기자

in kr •  11 months ago  (edited)

"투자"와 "투기" 라는 용어는 종종 서로 혼용되는 경우도 있고, 같은 의미로 간주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투자자나 투기자나 같지 않느냐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습니다.

그렇다면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투자자일까요?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주식을 가지게 된 의도와 과정에 따라 구분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란 기업에 대한 연구/분석을 바탕으로 그 내재 가치를 결정하고, 가치 대비 주가가 낮은 수준이라고 판단될 경우에만 주식을 매수하는 사람입니다.

반면, 투기자는 기업의 내재 가치와는 상관없이 추세가 형성되어 있고 거래량이 많은 주식을 매수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기자는 기업에 대한 분석 보다는 시장의 정서와 그에 따른 기회를 포착해 주식을 매수합니다. 따라서 투자와 투기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투자가 보다 더 안전한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투기를 통해 단기 이익을 노려볼만 하지만, 장기 이익과는 거의 관련이 없습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1949년에 처음 내놓은 "현명한 투자자"에서도 이 점을 분명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현명한 투자자 46~47쪽 참고)



우리는 주식시장에 부분별하게 적용되고 있는 "투자자"라는 용어를 독자들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조언해야 한다. 최근 개정판에서 우리는 1962년 6월 한 주요 경제지 1면에 실린 다음과 같은 헤드라인을 인용했다.

장세에 비관적인 소액 주주들, 단주까지 매도 중

1970년 10월, 같은 경제지에는 당시 매수에 열중하던 이들을 '무모한 투자자'라 부르며 비판하는 사설이 실렸다.

이러한 사례는 오랫동안 투자와 투기라는 용어가 얼마나 혼란스럽게 사용되어 왔는지 잘 보여 준다. 앞서 우리가 정의한 투자의 정의를 되새겨 보라. 그리고 현재 소유한 것도 아닌 주식을 공매도하면서 훨씬 싼 가격에 다시 살 수 있으리라 확신하는 일반 투자자들의 행위가 이 정의에 맞는지 따져 보라.

위에 소개한 1962년의 헤드라인이 지면을 장식하던 당시, 주식시장은 이미 큰 폭의 하락세를 겪은 후 그보다 큰 규모의 상승장을 맞이하고 있었다. 공매도하기에는 최악의 시점이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만 생각해 보아도 이 사설에서 사용한 '무모한 투자자'라는 수사는 마치 '낭비벽이 심한 구두쇠'라는 말처럼 그 자체가 의미상 모순을 안고 있었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분명히 말하듯, 투자란 미래에 수익을 얻을 의도로 행해지는 것이며, 투기란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단기 이익을 취하기 위한 것입니다. 투기는 상당히 무모하며 위험하다는 말입니다.

이 경제지에서 '투자자'라는 용어를 이렇게 사용한 이유는 월스트리트에서 종목이나 현금 또는 신용 등 매수 방법에 상관없이 유가증권을 거래하는 모든 사람을 통틀어 투자자라고 부르기 때문이었다.

이에 반해 1948년에는 조사 응답자 중 90% 이상이 주식 매수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그 이유에 대해 절반은 주식을 "안전하지 않은 도박"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나머지 절반은 "잘 알지 못해서"라고 답했다.

이처럼 모든 주식 매수가 매우 투기적이고 위험한 행위로 받아들여지던 시기에 주식이 가장 매력적인 가격 수준에서 거래되고 역사상 가장 큰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상당히 모순적이다.

그런가 하면 정작 주식 매수가 위한 수준까지 치달은 후에는 이 행위가 '투자'로 받아들여지고 모든 주식 매수자들이 '투자자'로 불리게 되었다.

이렇게 벤저민 그레이엄의 말처럼 투자와 투기가 서로 혼동되어서는 안됩니다. 투자와 투기는 서로 의도도 다를 뿐만 아니라, 그 결과 또한 다릅니다. 투자의 목적은 안정성, 안전 및 장기 수익률이며, 투기는 빠른 이익을 노릴뿐 미래에 대한 고민은 필요없습니다. 또한 투기와 투자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극과 극입니다. 투기가 가격을 극단으로 끌어 올리는 반면, 투자는 장기적으로 시장을 안정화시키는데 도움이 됩니다.

만일 주식을 소유했던 모든 이들이 투자자였다면 시장은 지금과는 달리 더 합리적인 모습을 보였을 것입니다. 시장의 비합리성과 변동성은 거의 투기자들 때문입니다. 만일 시장이 투자자들에 의해 움직였다면, 저평가된 주식이 매수되어, 합리적인 수준까지 주가가 상승했을 것이고, 고평가된 주식은 매도되어, 평균적인 수준까지 주가가 하락했을 것입니다. 시장에 변동성이 발생하는 이유는 투기자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투기자는 시장 정서와 감정을 기준으로 유가증권을 사고 팔며, 저평가된 주식은 팔게 만들고, 고평가된 주식은 사게 만듭니다.

따라서 투자자와 투기가가 같지 않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업의 펀더멘털은 투자자에게만 중요할뿐, 투기자에게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투자자와 투기자 모두 시장에서 필요한 존재이긴 하지만, 서로 매한가지라고 혼동해서는 안됩니다.

늘~~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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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런데 요즘엔 투자자와 투기꾼 사이의 경계가 애매함이 느껴집니다... 제 자신이 투자자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하는 것을 보면 투기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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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와 투기에 대한 여러 의견이 많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펀더멘털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하면 매매를 투기적으로 하더라도 투자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에 시세만 보고 돈 놓고 돈 먹기를 하면 투기로 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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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이 정의하는 투자 관점이 가장 투자를 잘 표현한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투자란 '1) 철저한 분석' 하에서 '2) 원금의 안전'과 '3) 적절한 수익'을 보장하는 것"

이를 바꿔 말하면, 1) 분석을 하지 않고, 2) 원금을 다 날려도 될 정도로, 3) 단기간에 엄청난 수익을 원하면 투기가 되지 싶습니다^^

그럼요. 분명 다릅니다. 의도가 다르기 때문에(궁극적으로 목적은 같겠지만) 접근방식이 다르죠. 차분하고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내가 하면 투자 남이하면 투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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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합니다. ㅋㅋㅋ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두개는 구분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역시실질적인 현상을 투자인지 투기인지 정의하는 일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철처한 분석과 원금의 안전 그리고 적절한 수익이라는 모든것이 주관적이기에 투자와 투기도 주관적이 되지 않을까 하는게 제 생각이네요.ㅎ